‘벚꽃엔딩’ 들으며 걸어가고픈 그곳, 첫번째 이야기 - 서울

‘벚꽃엔딩’ 들으며 걸어가고픈 그곳, 첫번째 이야기 - 서울

  • 320호
  • 기사입력 2015.03.28
  • 취재 정예원 기자
  • 편집 김예람 기자
  • 조회수 8935

  봄하면 역시 떠오르는 것은 고운 색과 은은한 향기를 자랑하는 꽃이다. 특히 화창한 날씨에 친구들이나 연인과 벚꽃구경을 하고 싶다는 소망은 누구나 품고 있을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2015년) 서울시의 벚꽃 개화 예상일은 4월 9일이라고 한다. 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벚꽃 명소를 간단하게 정리해봤다.

  우리학교 후문 방향으로 30분을 걸으면 삼청공원에 다다른다. 공원이 위치한 삼청동은 북악산의 깊은 골 안에 도교의 삼청전(三淸殿), 즉 소격전(昭格殿)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과 산, 물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 이 3가지가 맑아 삼청동이라 불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현재는 교통이 편리하고 주변에 아기자기한 맛집이 많아 데이트코스로 소문난 곳이다. 삼청공원은 고려시대 충신인 정몽주와 그의 어머니의 시조비와 한복판에 위치한 물맛이 좋기로 소문난 약수터가 유명하다. 삼청공원의 솔숲 위에는 산벚나무가, 아래는 진달래와 철쭉이 특히 많아 봄이 되면 푸른 솔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공원 내 코스에 따라 난이도와 소요시간이 다르니 자신의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경사가 있기 때문에 여학우의 경우 굽이 높은 구두를 신으면 쉽게 지칠 수 있다. 근처에 있는 와룡공원도 숨겨진 봄꽃 명소로, 이 곳을 거쳐 우리학교 후문-와룡공원-삼청공원 코스를 추천한다. 공원을 거닐다가 삼청동 카페거리에서 따뜻한 커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겠다.

 서울특별시의 대표적인 봄축제인 ‘여의도 봄꽃축제’는 4월 10일에서 15일간 국회의사당 뒤편인 여의서로(윤중로)에서 열린다. 한강을 뒤로 둔 채 벚꽃뿐만 아니라 개나리, 진달래 등 여러 봄꽃을 즐길 수 있다. 무대공연과 거리공연인 비아페스티벌, 뽀로로와 코코몽 등 캐릭터 퍼레이드 등 여러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이 축제를 좀더 색다르게 즐기기 위해서 서울시는 자전거여행을 추천한다. 따로 개인자전거를 가져갈 필요 없이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여의도는 둘레길에 모두 자전거도로가 있기 때문에 흩날리는 꽃비와 시원한 바람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축제가 열리는 여의서로보다 63빌딩 쪽의 여의동로의 왕벚나무의 개화가 며칠 빠르니 축제 전에 방문할 때 참고하자. 빌딩숲 속에서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여의도 공원을 거닐며 친구들과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것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밤에는 하얀 꽃잎이 특수 조명을 받아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축제기간에는 교통 통제와 많은 인파 때문에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 1번 또는 6번 출구에서 5분 걸린다.

  동작구에 위치한 현충원의 정식명칭은 국립서울현충원이다. 이 곳에 나라 수호와 발전을 위해 목숨을 바친 16,5000여명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다. 현충원 내에는 매년 봄이 되면 수양벚꽃이 피어나며 수양버들처럼 가지가 축 처져있어 마치 커튼을 두른 듯한 모습으로 서 있다. 이 나무는 호국을 상징하는데 조선시대 효종시대 북벌정책의 일환으로 활을 만들기 위해서 심었다는 설이 있다. 이런 점에서 수양벚나무는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리는 현충원의 상징이다. 정문에서 현충탑을 끼고 뒤편으로 이어지는 주요 길에 수양벚꽃길이 조성되어 있으며 수많은 소나무와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특히 현충원은 지난 50여 년간 산림지역에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되는 등 도심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때가 묻지 않은 채 보존되어 있다. 다른 명소에 비해 사람들의 방문이 많지 않으니 조용한 분위기에서 봄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유원지가 아닌,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곳인지 생각해보며 산책로를 걸어보자. ‘수양벚꽃과 함께하는 열린 현충원 행사’는 4월 5일에서 12일로 예정되어 있으나 개화시기에 따라 변동 가능하니 출발 전 확인이 필요하다.


 남산공원은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에 위치해 정상에 오르면 도심이 훤히 보이며 서울시에서 가장 넓은 면적과 많은 볼거리를 품고 있다. 또한 남산 벚꽃길은 북측순환로와 남측순환로를 합쳐 약 7km로, 서울에서 가장 길며 폭도 넓어 걷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먼저 북측순환로는 경사가 평탄해 산책하기 좋으며 국립극장에서 출발해 길의 중간에 있는 남산골한옥마을에 들를 수도 있다. 길은 청록파중 한 명인 조지훈을 기리는 시비를 지나 순환로 입,출구까지 이어진다. 곳곳에 볼거리가 있고 수월하게 걸을 수 있다. 남측순환로는 다소 경사가 있는데 동국대학교 근처에서 국립극장을 거쳐 N서울타워로 통하는 길이다. N서울타워는 종합 전파탑으로 세워졌고 남산타워라는 이름으로 서울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그러던중 YTN의 인수로 새롭게 탈바꿈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타워 옆 전망대에 자물쇠를 걸어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는 것은 연인들의 레파토리가 되었다. 남측 순환로의 경사를 오르는 것이 힘들다면 남산순환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정상에 오르면 남산케이블카를 타고 벚꽃이 만개한 모습을 감상하며 내려올 수도 있지만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남산공원은 공원 내에 여러 시설이 있어 원하는 대로 코스를 짤 수 있다는 점과 근처에 명동이 가까워 식사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잘 알려진 만큼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느긋한 구경을 바라기는 힘들다.

 벚꽃구경 날씨와 개화기를 확실히 알아두는 것이 꽃봉오리나 꽃이 다 진 나뭇가지를 보는 것보다 현명하다. 벚꽃은 ‘벗(but) 곧 엔딩’이기에 더욱 아쉽고 설렌다. 갈까 말까 주저하지 말고 완연한 봄 날씨를 마음껏 향유하자. 365일에 단 며칠뿐이지 않은가. (일부 내용은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각 장소의 공식 홈페이지 소개를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