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보물찾기<br> 플리/ 프리마켓

나만의 보물찾기
플리/ 프리마켓

  • 326호
  • 기사입력 2015.06.28
  • 취재 정예원 기자
  • 편집 김예람 기자
  • 조회수 6802

 플리마켓(Flee Market: 벼룩시장)은 19세기 말부터 사용된 단어로 벼룩이 생길 정도인 고물을 파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비교적 최근에 정립된 개념인 프리마켓(Free Market)은 일종의 대안적인 시장으로 개인 예술인의 창작품과 자유로운 예술 행위를 판매하는 시장이다. 이 두 시장에서는 일반인이 상품을 판매•교환•구매한다. 따라서 지역사회 내 사람들 간의 교류와 만남이 이루어지는 장소라는 점에서 전문적인 상인이 대규모로 물건을 떼오는 일반 시장과 다르다. 저렴한 가격에 독특한 나만의 보물을 찾고 싶다면 플리/프리마켓 방문을 추천한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필수인 양산과 편한 운동화는 꼭 챙기도록.

 국내 최대 규모의 프리마켓인 홍대 앞 예술시장은 2002년 월드컵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시작해 14년째 문화생산과 소비 생활에 대한 대안을 소개하고 있다. 자유롭고 열정적인 홍대의 문화를 반영하고 전국의 다른 대안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큼 유명하다. 외국인들이 찾을 정도며, 인지도가 있는 만큼 매주 1만여 명의 시민들이 찾아오는데 그 복잡함 또한 하나의 매력이다. 시장 내에서는 시민이 예술가가 되어 참가자로 활동하거나 다른 창작자의 결과물과 예술세계를 만날 수도 있다. 이곳에서는 예술이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병맛 초상화 그리기 등 ‘정말 이게 팔릴까’ 생각했던 잔재주들도 이곳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창작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춤, 노래, 악기 등 아티스트들의 신청을 받아 진행되는 Afternoon Stage를 통해 오감이 충족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프리마켓은 참가 신청을 통해 누구나 판매자로 등록할 수 있고 창작자들의 생활상과 관련된 사회적 연대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다. 시장운영에 필요한 모든 일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프리마켓 자원활동가 ‘프리 플레이어’도 한 명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 2015년 주제는 ‘모이다 잇다’로 프리마켓 안에서의 소통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잇고, 문화를 이어나가 프리마켓의 의의를 확대하고 재생산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MF 사태 이후 아나바다운동을 실천하기 위해 1998년에 시작되었으며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플리마켓이다. 현재 가방이나 옷뿐만 아니라 머리끈 등 쓰지 않아 집에 굴러다니는 물건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모든 참여자를 대상으로 수익금의 10%를 자율적으로 기부하도록 하여 저소득층에 후원함으로써 진정한 나눔을 실천한다. 참가비가 없고 판매자가 가격을 정하므로 흥정을 잘한다면 에누리와 덤을 쉽게 노려볼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골동품이나 브랜드제품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장터는 일직선 상 통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한눈에 상품을 파악할 수 있다.

이 플리마켓은 20여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어지면서 전문상인의 유입과 매주 비슷한 물건들이 등장하는 등 여러 문제점도 등장했다. 이에 대해 구청 측은 지역주민들의 공연이나 소재 단체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예술공간을 마련하는 등 독특한 아이템을 더해 보완하고 있다. 플리마켓 참여는 인터넷홈페이지에서 접수한 후 전산추첨을 통해 결정된다. 자신이 쓰던 중고물품만 판매할 수 있으며 시장을 위해 새로 만든 제품이나 먹거리 등은 팔 수 없다. 중고물품 외에 수공예품 등은 같이 진행되는 서초예술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사람의 에너지와 정을 느끼고 나만의 보물을 찾고 싶다면 장바구니를 들고 한번 방문해보자.

 마르쉐(marche)는 프랑스어로 시장이라는 의미로 마르쉐@혜화는 혜화에서 열리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이는 양재, 명동 등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일반 프리마켓과 달리 유기농 농산물과 직접 만든 음식을 주로 파는 파머스장터이다. 마르쉐@는 도시 농업자나 귀농자 등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활발한 소통을 지향한다. 실제로 음식이 완판되었어도 시민들과 레시피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거나 판매자끼리의 소통을 위한 시간을 따로 두고 있다.

이 프리마켓은 의식주 중 하나인 식을 매개로 단순히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상품으로서가 아니라 먹을 거리의 스토리텔링를 추구한다. 친환경적인 진행을 위해서 나무젓가락 등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보증금을 내면 식기도구를 빌려준다. 농부와 요리사 팀 외에도 수공예예술품이나 인디밴드의 버스킹도 접할 수 있어 휴일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가져온 돗자리에서 낮잠을 자거나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나절을 보낸다. 도시형 장터의 트렌드로 떠오른 마르쉐는 단순히 음식의 판매가 아닌 소박한 규모의 공유에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