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명작 연극

다시 돌아온 명작 연극

  • 327호
  • 기사입력 2015.07.13
  • 취재 최혜지 기자
  • 편집 김예람 기자
  • 조회수 6518

  더운 날씨에 쨍한 햇빛이 부담스럽다면 실내로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 가볍게 볼 수 있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나올 수 있는 대학로 연극들이 있다. 소박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연극을 소개한다. 화려한 배경이 아니어도 바로 앞에서 연기하는 배우의 모습을 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7월 2일부터 8월 30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공연된다. 올해 초연 10주년을 맞이했으며 2008년 이후 6년 만에 재공연하는 작품이다. <춘천 거기>는 관객의 공감을 유도하는 ‘감성 연극’이다. 주인공들의 소박하고도 현실적인 사랑, 평범한 삶 속 고민과 경험을 다룬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있는 아련한 ‘춘천’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연극 '임대아파트'와 '총각네 야채 가게'를 연출한 김한길 작가가 연출과 극작을 맡았으며 김한길 작가가 이끄는 극단 <청국장>의 작품이다.

 처음 이 연극을 공연할 때는 출연 배우와 제작진과 지인들이 100만 원씩 모은 돈으로 공연을 올리는, 이른바 ‘백만송이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어렵게 시작한 공연이었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하여 매진을 이어가는 쾌거를 이루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2006 올해의 예술상을 받고 2007년 ‘올해의 예술 축제에 초청되었다.

 '춘천 거기'에는 각기 다른 사랑을 하는 네 연인이 등장한다. 먼저, 선영과 명수는 고통스러운 사랑을 보여준다. 선영은 애인 지환이 있고 명수는 유부남이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을 접을 수 없다.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아픈 사랑을 표현한다. 2년 차 커플인 영민과 세진은 질투와 집착의 모습을 보이며 사랑의 진실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풋풋한 커플 응덕과 주미는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랑의 설렘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를 희곡으로 쓰는 수진과 작품 연출자 병태는 서로에 대한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연극은 응덕이 주미를 통해 모두를 춘천에 있는 펜션으로 초대하며 시작하고 서로 엇갈리는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연 포스터에서는 이를 ‘감정의 전쟁’이라 표현하고 있다.

 보는 이들마다 가장 마음에 와 닿는 커플은 다르겠지만, 연극 속 모든 연인이 나의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내 친구의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한 느낌을 받는다. 분명하게 떨어지는 여느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사랑이 서로 복잡 미묘하게 엮여있기에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연극을 보다 보면 어느새 내가 주인공이 되고 그들의 춘천 이야기가 나의 추억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행복과 고통, 웃음과 아픔이 공존하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연극이다.

 가격은 전 좌석 4만 원이다. 대학생들을 위한 할인으로는 ‘푸른 할인’이 있어 40%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 특별한 할인으로는 춘천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나 춘천티켓 소지자를 대상으로 35%를 할인해주는 ‘추억 할인’이 있다.

  5월 5일 초연을 시작했으며 다음 달 2일까지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주목받는 젊은 작가인 민준호 작가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으며 직접 배우로 출연하고 있다. 지난해 10주년을 맞은 극단 '간다'의 배우와 제작진이 참여했다. 2013년 공연 당시 전 회차 매진되었으며 2013년 초연, 2014년 재연에 이어 올해 다시 대학로를 찾아온 연극이다. 실제 민준호 작가의 할아버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수필극 형식의 연극이다. 오용, 이희준 등 브라운관을 통해 익숙한 얼굴의 배우들이 참여했다. 실제 부부인 진선규, 박보경 부부가 각각 할아버지 할머니 역을 맡았다는 점도 특이하다.

  주요 등장인물은 준희, 할아버지, 할머니이다. 준희는 멜로드라마를 쓰고 싶어 하는 공연대본작가이다. 선생님의 충고에 따라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얘기를 관찰하기로 하고 멜로드라마를 완성하려는 목적으로 할아버지의 옛사랑을 찾는데 동참한다. 고집스러운 할아버지 모습, 잔소리하는 할머니 모습은 진짜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을 닮았다. 할아버지는 전쟁 중에 잃어버린 옛사랑이 있고 할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준희와 함께 찾으러 떠난다. 그러던 중 할머니는 쓰러지고 할아버지는 준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게 된다.

  '나와 할아버지'에서는 진행 방식에서 몇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먼저 극에 준희의 미래 모습이자 화자인 ‘작가’가 등장하여 자신의 수필 배경을 표현한다. 그리고 배우들의 말이 조금씩 겹치는 오버랩이 일어나는데 이는 실제 대화에서 급하게 말을 하다 보면 말이 겹치는 모습을 의도한 것이다.

 이 연극 역시 우리의 삶을 담고 있는 연극이다. 극적이진 않아도 평범한 우리의 삶을 되짚어보고 있다. 나 스스로뿐만 아니라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 나아가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의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도 청춘이었던 때가 있다. 그들이 우리의 미래인 것처럼, 우리도 그들의 과거인 것이다. 연극은 모두의 이야기를 무덤덤하게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삶에 대해 깨닫게 한다.

 가격은 전 좌석 4만 원이다. 특별 할인은 7월 12일 전에 예매할 때 할아버지와 함께 관람을 가거나 할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가져올시 만 5천원에 연극을 볼 수 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는 50% 할인을 하고 있다. 기타 할인 정보 및 예매는 예매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