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감성 한 방울<br> 노래 한 소절

가을 감성 한 방울
노래 한 소절

  • 330호
  • 기사입력 2015.08.29
  • 취재 정예원 기자
  • 편집 김예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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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하늘이 높아지는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가을은 상반기의 결실을 확인하며 이를 추수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하여 몸을 앙상하게 만드는 가로수처럼 쓸쓸함과 고독함이 심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특유의 어중간함은 오로지 이때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다. 수업 끝나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면서 파란 하늘을 보며 홀로 이 속에 헤엄치는 순간이 있다. 그 곁에서 가을만의 감성 한 방울을 더해줄 노래를 소개한다.

봄 하면 생각나는 대표곡, 봄캐롤 ‘벚꽃엔딩’으로 음원 시장을 정복한 버스커버스커는 가을감성을 듬뿍 넣은 2집으로 환절기 감수성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기교를 크게 부리지 않는 채 노래하는 장범준의 목소리를 들으며 뜨겁고 정신 없었던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흑백 영상으로 촬영된 뮤직비디오는 노래가 지닌 아날로그감성을 더한다. 앨범 수록곡들은 특별함을 평범하게 말하는 특유의 리듬과 내레이션을 담백하고 투명하게 읊는다. 담백하기에 질리지 않는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들은 쌀쌀한 바람이 불 때마다 다시 플레이리스트에 추가된다.

어릴 때 왜 사계절 중 가을만 방학이 없을까 의아했던 적이 있다. 2인조 밴드의 이름이기도 한 이 노래는 유일하게 방학이 없어 분했던 가을이라는 계절을 어른의 입장에서 다시 되뇌며 읊조린다. 가을방학은 작사, 작곡을 담당하는 정바비와 보컬인 계피로 구성된 인디 어쿠스틱 팝 듀오로 2009년에 결성되었다. 계피는 유명 인디 밴드인 브로콜리너마저의 보컬로 활동했으며 그녀의 독특한 음색은 이제 구매할 수 없는 브로콜리너마저 1집 앨범의 중고거래가 활발한 이유 중에 하나다. 가을방학은 이번 가을에 세 번째 정규 앨범 ’세 번째 가을’을 발매한다. 재치 있는 가사와 차분한 음색의 앨범 트랙은 이 계절, 많은 사람의 텅빈 가슴을 채울 것이다.

가을은 신나고 빠른 리듬의 댄스곡 보다는 서정적인 발라드곡이 더 듣고 싶은 계절이다. 이 시기를 맞춰 가수들은 여러 발라드곡을 발표하며 신곡차트를 풍요롭게 한다. 작년 늦가을에 발매한 규현의 미니앨범에 수록된 ‘광화문에서’는 잔잔한 리듬감과 편안함을 주는 보컬로 큰 인기를 얻었다. 연인과 이별한 상황을 독백으로 내뱉는 가사는 광화문의 이미지와 어우러져 이별 후의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모 예능프로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상반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이 노래 외에 앨범에 수록된 곡 대부분 공감을 살 만한 가사로 보편적으로 느낄만한 감정을 절제된 목소리로 실어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