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탐사 그리고 발견<br> 내셔널 지오그래픽 展

미지의 탐사 그리고 발견
내셔널 지오그래픽 展

  • 338호
  • 기사입력 2015.12.28
  • 취재 오솔 기자
  • 편집 송예균 기자
  • 조회수 9219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는 1888년에 창립된 이후 극지 탐험, 고대 유적 발굴, 자연환경에 대한 연구와 관련 프로젝트를 지원해 온 비영리 단체다. 특히 심해 자연환경과 야생동물 촬영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이 협회는 지리학, 고고학, 인류학, 탐험에 대한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매달 출판하고 사진작품을 전시해 사람들에게 세계 여러 지역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2010년, 2012년에 이어 세 번째로 관객들과 만나는 이번 전시는 끝없이 미지의 세계에 도전했던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역사와 그들이 발견한 신세계를 조명한다.

전시는 5개 관에 걸쳐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역사, 고대 도시와 문명, 우주, 탐험가와 새로운 발견, 해양탐사를 소개한다. 관람객들은 탐사 사진 외에도 탐험가들의 인터뷰 영상, 해양생물학자 실비아 얼의 잠수정인 Newtsub DeepWorker 모형, 딥씨 챌린지(DeepSea Challenge) 프로젝트 등 다양한 전시물을 볼 수 있어 흥미롭게 전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단, 딥씨 챌린지(DeepSea Challenge) 체험관에서만 사진촬영을 할 수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는 127년 동안 인류에게 필요한 과학 연구를 장려하고 알려지지 않은 곳을 탐험해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전 세계 12,000여 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해 왔다. 1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러한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던 미국의 세인트 일라이어스 산 탐사이다. 이 산은 매우 험준한 지역이라서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미탐사지였다. 하지만 193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의 지원을 받은 브래드포드 워시번의 탐사대는 3개월에 걸쳐 사진 촬영과 지상 측량을 수행해 냈다. 이들이 극심한 강풍과 폭설을 이겨낸 덕분에 높이가 3,000m 이상인 봉우리를 19개나 발견할 수 있었고 세인트 일라이어스 산에서 유콘 준주에 이르는 횡단 통로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수많은 사람들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으로부터 영감을 얻고 새로운 세계에 눈 뜰 수 있었다. 월트 디즈니는 자신이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애독자라고 밝힐 정도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2관에서는 새롭게 발굴된 유적지와 현재까지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문명이 전시된다. 미지의 문명을 상징하는 모아이 석상은 물론이고 불타버린 도시로 불리는 고원 도시 샤르이쇼흐타, 아케메네스 제국의 수도였던 페르세폴리스, 고대 로마 도시의 모습이 가장 잘 남아있는 렙티스마그나,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 벽화 등 세계 곳곳의 다채로운 문명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해를 관찰하기 알맞은 영국의 스톤헨지와 달을 관찰하기 적합한 스코틀랜드의 컬리니시를 비교하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처음 접하는 문명이라 낯설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 안내원의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참고한다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 안내원 설명은 평일 오후 2시, 3시, 5시에 진행되며 예약하지 않아도 누구나 들을 수 있다.

고대 문명 다음으로는 오랜 세월 동안 인류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던 우주 탐사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우주선을 발사하는 순간 외에도 다양한 망원경과 우주 비행사들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진도 전시되어 있다. 관람객들은 우주를 유영하고 있는 에드워드 화이트의 모습을 보며 우주 탐사의 경이로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보이저 2호가 촬영한 토성 고리, 목성의 대적반과 칼데라, 성운을 통해 우주의 맨얼굴도 만나 볼 수 있다.

아폴로 8호의 우주인이 촬영한 지구의 모습은 수많은 우주 사진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띈다. 달 표면을 기록하던 중 우연히 지구를 발견하여 찍힌 이 사진은 '지구돋이(Earthrise)'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전문 안내원에게서 한 우주인이 지구를 찍으려 하자 다른 동료가 반대했다는 일화를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의 임무가 지구가 아닌 달 표면을 기록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료의 반대를 무릅쓰고 찍은 지구돋이 사진은 인류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위험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탐험가와 그 탐험의 결과물들을 볼 수 있는 자리이다. 중국 계림 최대의 종유굴인 루디엔 동굴, 신비한 자주색을 띤 호주의 힐리어 호수처럼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곳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극지방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샘(Sam)의 사진도 전시되어 있는데 샘은 이 여행을 통해 남극과 북극을 모두 종단한 썰매 개다.

4관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탐험가들의 인터뷰 영상이다. 한 극지방 탐험가는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고 손가락, 발가락을 잃은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더는 손가락을 잃고 싶지는 않아요. 잃을 손가락이 남아있지 않거든요."라고 웃으며 말하는 그에게서 여유와 탐험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분쟁지역 사진가인 제임스 낙트웨이는 "세상을 바꾸고 더 나은 곳으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이를 위해 내 역량을 발휘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거죠. 내 선택이기 때문에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내 삶의 한 부분인 걸요."라고 말했다. 이들의 인터뷰는 관람객에게 도전정신의 숭고함과 탐험가의 사명을 있는 그대로 전해줄 것이다.



마지막 관인 5관의 주제는 지구 안의 가장 거대한 미지의 세계인 바다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동방(동굴 속 공간)인 중국의 홍메이구이와 끝이 보이지 않는 미국 엘리슨 동굴의 수직갱, 로봇이 찍은 타이타닉호의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전시장 한쪽을 가득 채운 바하마의 댄스 케이브 사진을 본다면 눈을 떼지 못할 것이다. 댄스 케이브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광석 지형물이 가득한 수중 동굴이다. 하지만 수중 세계는 신비로운 비밀만큼이나 많은 위험을 품고 있다. 사진 속 바하마 제도의 블루홀은 아름다움 그 자체이지만 실제로는 에베레스트 산이나 K2만큼 위험한 곳이다. 수중 동굴 탐험가인 웨스 스카일스는 "때로는 텅 빈 공간에서 검은 덩굴손이 뻗어 나와 내 몸을 끌어내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지금도 수많은 탐험가들이 이러한 위험에 맞서 수중 세계의 비밀을 밝히려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딥씨 챌린지(DeepSea Challenge) 프로젝트의 과정이 전시되어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를 탐사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탐사에는 '타이타닉', '아바타'로 유명한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과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 시계 명가인 롤렉스사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체험관에서는 바닷속을 재현한 영상, 롤렉스사가 딥씨 챌린지 프로젝트를 위해 만든 시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탑승했던 잠수정 모형 등을 볼 수 있다.

127년 동안 지구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고유의 사명을 수행해 온 내셔널 지오그래픽. 탐사와 탐험을 통해 직접 세계를 이해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바꾸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전시 장소 - 한가람미술관 제3전시실, 제4전시실
전시 기간 - 2015.12.12(토)~2016.03.20(일) *매월 마지막 월요일 휴관
관람 시간 - 11:00~19:00 (3월은 11:00~20:00)
입장료 - 성인(만19세 이상) 13,000원 / 초·중 10,000원 / 유아(만36개월 이상-6세) 8,000원
기타 정보 - http://www.ngphot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