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집 밖은 위험해!<br> -여름에 어울리는 영화

여름, 집 밖은 위험해!
-여름에 어울리는 영화

  • 353호
  • 기사입력 2016.08.12
  • 취재 한지윤 기자
  • 편집 강지하 기자
  • 조회수 6356

8월 7일,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 하지만 입추에 무색하게 연일 전국에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에 계속되는 폭염경보, 35도 안팎까지 치솟는 무더위에 바깥나들이를 선뜻 떠나기도 무섭다. 벌써 방학의 절반이 지나간 현재, 휴가를 떠나고 싶지만 바깥 활동을 하기는 싫은 당신을 위해 집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 있다. 바로 영화감상이다. 이번 문화읽기에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으면서 ‘여름’과 어울리는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웃집 토토로

일본의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적인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으로 더욱 유명한 이웃집 토토로, 이미 많은 학우들이 많이 접해봤을 이 영화는 여름, 그것도 장마와 잘 어울리는 영화이다. 착하고 의젓한 첫째 딸 사츠키와 장난기 많고 호기심 많은 동생 메이가 도시에서 시골의 숲 한복판에 있는 낡은 집으로 이사 온 후 그 곳에서 신비로운 숲의 정령인 토토로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두 자매의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선한 시골 생활과 그 안에 잘 드러나지 않은 아이들의 아픔도 녹아있어 더욱 뭉클해지는 영화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귀엽고 오동통하지만 과묵하고 세심한 매력을 가진 토토로를 보는 것 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하다. 개봉한 지 20년도 넘은 영화이지만 아직도 촌스럽지 않고 작품 본연의 아름다움이 잘 살아있는 영화. 동심의 세계로 떠나고 싶은 학우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500일의 썸머

재개봉으로 다시 화제가 되었던 영화 500일의 썸머, 사실 영화에는 여름을 상징하는 바다도 여름철 마음이 시원해지는 그런 장면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여름하면 생각나는 영화로 ‘500일의 썸머’를 꼽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는 흥미로운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이것은 남자가 여자를 만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먼저 알아둘 것은 이건 사랑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의 두 주인공 Tom과 Summer는 같은 회사 동료로 만나 관계를 이어나간다. 운명과 사랑을 믿는 청년 톰과 다르게 썸머는 관계에 구속되는 것을 거부한다.

“사실 누군가의 뭔가가 되는 것 자체가 그리 편하지 않아요. 전 제 자신으로 존재하고 싶어요.”


너무나 다른 연애관으로 두 사람은 친구도 연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를 유지한다. 하지만 영화는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시각 중 어느 한 쪽 편도 들지 않는다. 어느 것도 옳고 그름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만남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 모두 톰과 같은 ‘여름’을 지나오기 때문이다. 우리의 썸머, 우리의 여름은 청춘 그 자체일 수도 있고, 이뤄지지 않은 첫사랑일 수도 있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위안은 뜨겁고 찬란한 그 여름도 언젠가는 끝난다는 것이다. 여름(Summer)이 지난 후 가을(Autumn)이 온다는 사실을 무심하게 던진다.

이 영화를 본다면 자연스럽게 영화의 OST에 귀 기울이게 된다. 처음 썸머와 톰의 만남을 이어준 노래인 ‘There is a light that never goes out’부터 톰의 설레는 심장을 잘 대변한 노래 Hall & Oates의 ‘You Make My Dreams’ 등 OST와 두 사람의 관계가 스토리 내에서 잘 어우러진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톰의 어린 여동생 레이첼(클로이 모레츠)이다. 어리지만 누구보다 성숙한 생각을 가지고 오빠의 연애상담을 들어주는 레이첼의 모습도 매우 인상 깊다.

이 영화는 우리 각자의 여름이 언제였는지 생각하게끔 한다. 여름을 지나온 이들에게는 당신의 뜨거웠던 여름에 대한 향수를, 지금 그 위에 있는 이들에게는 이 또한 지나갈 것임을 전한다. 자신만의 여름을 찾길 원하는 모든 학우들에게 추천한다.

맘마미아

박기홍(프랑스어문학 12)학우의 추천 작품이다. 'Mamma Mia!’는 1970~80년대에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던 스웨덴 출신의 혼성 4인조 그룹 아바(ABBA)의 음악을 기반으로 기획된 뮤지컬이다. 1999년 초연 후 큰 성공을 거둔 뮤지컬 맘마미아는 2008년 영화 ‘맘마미아’로 개봉했다. 영화 ‘맘마미아’도 오로지 아바의 음악만을 사용했으며 억지로 가사를 고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스토리와 잘 맞아 떨어진다.

영화는 뮤지컬과 동일한 줄거리이다.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와 둘이 살고 있는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는 행복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신부이다. 하지만 결혼식을 앞두고 그녀는 결혼식에 같이 입장할 아빠를 찾고자 한다. 우연히 엄마의 일기장에서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 샘, 해리, 빌의 이름을 찾게 된 소피는 엄마의 이름으로 그들을 몰래 초대한다. 결혼식 전날,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가 그리스 섬에 도착하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건강하고 싱그러운 아름다움과 뜨거운 햇살, 그리스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경이 어우러지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자유롭고 청량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스포라데스 제도의 작은 섬들을 배경으로 4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촬영해 더욱 그 배경이 눈을 사로잡는다. 자유롭고 유쾌한 줄거리로 누구나 꿈꾸는 휴가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여름’에 어울리는 분위기와 풍경, 신나는 노래, 여름의 햇살을 그대로 담은 듯한 느낌의 이 영화는 집 안에서라도 여름을 제대로 느끼고 싶은 학우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앞서 소개한 영화 외에 자신이 추천하고 싶은 ‘여름’에 어울리는 영화가 있다면 성균 웹진 페이스북 혹은 밑의 댓글을 통해 여러 학우들과 공유하자. 남은 여름방학도 알차고 좋은 추억으로 가득 찬 방학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