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는 인생 영화,
'극장가 재개봉 열풍'

  • 412호
  • 기사입력 2019.01.25
  • 취재 현지수 기자
  • 편집 민예서 기자
  • 조회수 7266

좋아하는 영화를 다시 극장의 커다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서 영화관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한다. 이런 관객들의 마음을 저격한 극장가는 연일 새로운 '재개봉' 영화들을 쏟아낸다. 다양한 최신 영화들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그 자리를 지키는 재개봉 영화들, 이번 '문화읽기'에서는 극장가의 재개봉 영화 열풍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재개봉 영화 열풍’, 어제 오늘의 일일까?


지난 몇 년간 극장가의 재개봉 열풍이 유독 두드러지는 점은 사실이지만, 극장가의 재개봉 영화 열풍은 최근 몇 년의 반짝 유행이 아니다. 이전부터 많은 명작 영화들이 리마스터링(remastering:이전에 존재하던 기록본의 화질이나 음질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거친 뒤 극장 문을 두드려왔다. 대표적인 예로 수 많은 명장면을 탄생시키며 많은 관객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안긴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영화 ‘타이타닉’은 1998년 2월 국내에서 개봉되었지만 2012년에 리마스터링을 거쳐 재개봉 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8년에도 개봉 20주년을 맞아 한 차례 더 재개봉 되며 ‘세기의 명작’이라는 타이틀을 입증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손꼽히는 ‘벤허’, ‘이터널 선샤인’, ‘포레스트 검프’ 등의 명작 영화들도 재개봉을 통해 관객들을 설레게 했다.

♥‘재개봉 영화’, 무엇이 달라졌을까?


최근 재개봉되는 영화들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지는 특징은 기술의 발전을 통해 예전에 개봉했던 영화를 한층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맥스, 3D, 4D 등 영화의 기술적 발전은 처음 영화를 접하는 관객들은 물론, 이미 영화를 관람한 적 있는 관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지난 해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영화 시리즈 중 하나인 ‘해리포터’의 포문을 연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개봉한지 17년 만에 국내에서 4DX로 재개봉 된 바 있다. 4DX는 모션 체어와 특수 환경 장비를 사용해 영화 속 장면에 따라 바람, 빛, 안개, 향기 진동 등 다양한 환경효과를 느끼며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 특별 상영 시스템이다. 영화는 재개봉 당시 4DX의 다소 높은 가격과 CGV 독점 상영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신작들을 제치고 예매율 1위에 올라서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기존에 10일로 예정되어 있던 상영일을 급하게 늘려 약 3주간 스크린을 찾았고, 26만 관객을 동원하는 놀라운 흥행 성과를 거뒀다.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며 지팡이로 마법을 부리는 영화 속 장면들이 4DX와 잘 어우러져 10대에서 30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흥행 돌풍을 앞세워 ‘해리포터’ 시리즈의 두 번째 편인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도 2월 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끊이지 않는 ‘재개봉 영화 열풍’, 그 이유는?


매일매일 수많은 최신 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재개봉 영화가 영화관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극장과 배급사의 입장에서 재개봉 영화는 작품성과 흥행성이 검증된 ‘안전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재개봉 되는 영화들은 모두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이거나 이미 SNS 등을 통해 화제가 된 작품들이다. 따라서 흥행에 대한 위험부담 없이 보장된 관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인지도가 높은 작품들을 선보이며 이미 형성되어 있는 고정 관객층뿐 만 아니라 입소문을 들은 새로운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과거 좋아했던 영화를 다시 추억하며 향수를 느낄 수 있고 개봉 시기를 놓쳐 관람하지 못했던 영화들을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고화질과 풍부한 음향으로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개봉 영화들에 꾸준한 수요를 보인다. 이러한 관객들의 수요와 배급사의 이해관계가 결합되어 재개봉 영화들이 꾸준히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재개봉 영화 열풍은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개봉 영화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


올해에도 ‘드래곤 길들이기’, ‘쉰들러 리스트’ 등 다양한 영화들이 재개봉 되어 우리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신 영화도 좋지만, 때로는 ‘재개봉 영화’를 통해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명작의 감동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재개봉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를 다시 극장에서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