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기생충>의 경쟁작들

  • 438호
  • 기사입력 2020.02.25
  • 취재 이솔희 기자
  • 편집 김민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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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9일 제 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사에 길이 남을 새 역사가 쓰였다. 바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을 수상하며 무려 4관왕을 차지한 것. 더욱 자랑스러운 건, 경쟁작들이 쟁쟁했다는 것이다. 

이번 '문화 읽기'에서는 <기생충>과 함께 작품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되었던 다른 작품들을 살펴보고 그 가치에 대해 알아보자.


▶ 포드 V 페라리 (감독: 제임스 맨골드 출연: 맷 데이먼, 크리스찬 베일)

줄거리: 1960년대, '포드'는 매출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 1위 '페라리'와의 인수 합병을 시도한다. 하지만 계약에 실패하고 엔초 페라리로부터 모욕까지 당한다. 이에 헨리 포드 2세는 복수를 꿈꾸며 세계 3대 자동차 레이싱 대회인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페라리를 박살 낼 계획을 세운다. '포드'는 르망 레이스 우승자 출신 자동차 디자이너 '캐롤 셸비'(맷 데이먼)와 최고의 실력을 가진 레이스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를 영입한다. 둘은 '포드' 경영진의 간섭에 굴하지 않고 불가능을 뛰어넘기 위한 자신만의 질주를 시작한다.

평점: (네이버 영화 기자,평론가 평점) 7.63/10

: 돈으로 뭐든 하려는 '포드'의 경영진과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고군분투하는 셸비와 마일스를 대비하여 보여준다. 카레이싱의 속도감이 주는 짜릿함. 그리고 자신의 전부를 걸고 가치를 지켜내는 통쾌함. 152분이라는 긴 러닝 타임이 짧게 느껴질 만큼 박진감 넘치는 영화이다.


▶ 아이리시맨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줄거리: '프랭크 시런'(로버트 드 니로)이라는 남자가 있다. 우연히 마피아 두목 '러셀 버팔리'(조 페시)를 만나게 되고 조직의 일(암살)을 하며 그의 신임을 얻게 된다. 점점 미국 전체에 범죄 조직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그 중심에는 프랭크 시런이 있다.

평점: (네이버 영화 기자,평론가 평점) 9.11/10

: 한 남자의 60년생이 미국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과 맞물리며 장대하게 펼쳐진다.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모든 것을 잃은 남자의 인생을 통해 인간의 삶, 시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한다. 연출, 연기, 촬영, 음악 등 영화의 모든 요소가 잘 어우러져 있어 '잘 만들어진 영화'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 조조 래빗 (감독: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스칼렛 요한슨,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타이카 와이티티, 토마신 맥켄지)

줄거리: 제 2차 세계대전 말기, 10살 소년 '조조'(로만 그리핀 데이비스)는 엄마 '로지'(스칼렛 요한슨)과 단둘이 살고 있다. 겁많은 소년 조조에게 유일한 친구는 상상 속 '히틀러'(타이카 와이티티) 뿐이다. 그러던 중, 조조는 집에 몰래 숨어 있던 미스터리한 소녀 '엘사'를 만나게 된다. 유대인 소녀 '엘사'를 만나면서 조조는 유대인에 대한 혐오에서 벗어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평점: (네이버 영화 기자,평론가 평점) 7.17/10

: 전쟁의 참혹함을 때묻지 않은 소년 '조조'의 관점에서 풀어가고 있다.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엉뚱하게 전쟁의 비극을 풍자한다. 덕분에 영화 전체의 분위기가 무겁기 보다는 경쾌하고 발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전쟁이 주는 아픔을 보여주면서 그 속에서 정말 가치 있는 것들을 따뜻하게 보여준다. 사랑스럽지만 또 묵직한 울림을 주기도 한다.


▶ 조커 (감독: 토드 필립스 출연: 호아킨 피닉스)

줄거리: 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렉은 코미디언을 꿈꾼다. 그러나 언제나 그 농담은 자신에게 달려있음을 알게 된다. 무관심, 잔인함, 궁극적으로 배신이라는 순환에 사로잡혀 모두가 미쳐가는 세상에서 맨 정신으로는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계속해서 나쁜 결정을 내리게 되고, 이 사건은 고조되는 연쇄반응을 불러 일으킨다.

평점: (네이버 영화 기자,평론가 평점) 7.64/10

: 가장 어둡고 위험한 캐릭터인 조커의 기원을 그려나간다. 서로에 대한 배려 없이 미쳐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그가 조롱과 소외를 겪으며 점점 악인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나타난다. 차별과 편견이 만연하는 세상이라면 조커는 필연적으로 생겨날 존재라는 점에서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배우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 표정, 몸짓, 심지어는 숨결까지 조커를 완벽히 체화한 그의 연기는 정말 놀랍다.


▶ 작은 아씨들 (감독: 그레타 거윅 출연: 시얼샤 로넌, 엠마 왓슨, 플로렌스 퓨, 엘리자 스캔런)

줄거리: 배우를 꿈꾸는 첫째 '메그'(엠마 왓슨), 작가가 되고 싶은 진취적인 둘째 '조'(시얼샤 로넌), 피아노를 좋아하는 수줍은 셋째 '베스'(엘리자 스캔런), 화가를 꿈꾸는 귀여운 말괄량이 막내 '에이미'(플로렌스 퓨). 아버지는 전쟁에 나가 계시고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가난한 4자매가 있다. 옆집 대저택의 손자 '로리'(티모시 샬라메)는 네 자매를 우연히 만나고 각기 다른 인연을 쌓게된다. 이후, 작가가 된 '조'가 그녀와 세 자매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의 성장과정과 사건, 관계를 돌아본다.

평점: (네이버 영화 기자,평론가 평점) 8/10

: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 명작을 시대에 맞게 각색한 올바른 예. 서로 다른 네 자매의 고민과 성장은 현재를 살고 있는 여성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선택의 연속인 인생에서 스스로가 정한 대로 소신있게 살아가는 고귀한 삶을 보여준다. 시대가 만든 장벽을 넘어 전진하는 여성의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모습을 그린다. 그레타 거윅의 여성주의 작가로서의 뛰어난 면모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영화이다.


▶ 결혼 이야기(감독: 노아 바움백 출연: 스칼렛 요한슨, 아담 드라이버)

줄거리: '니콜'(스칼렛 요한슨)과 '찰리'(아담 드라이버)는 20대 초반 서로에게 반해 뜨겁게 사랑하다 결혼하게 되었다.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함께한다는 것에 행복하기만 했지만 니콜은 시간이 지날수록 승승장구하는 찰리를 보며 그를 위한 삶에 지쳐간다. 결혼과 동시에 자신이 가진 꿈을 포기하고 찰리에게 순응하는 삶을 살아왔지만 더 이상 그렇게 살지 않기로 하고 이혼 소송을 하게된다.

평점: (네이버 영화 기자,평론가 평점) 8.5/10

: 결혼 후 이혼 과정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결혼 생활을 돌아보면 알게 될 수 있는 진실들. 출산과 육아과정에서 두 사람의 경력에 생기는 변화를 그려낸다. 세밀한 각본과 깔끔한 연출, 희극과 비극을 교차시키며 영화를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 1917 (감독: 샘 멘데스 출연: 조지 맥케이, 딘-찰스 채프먼)

줄거리: 제 1차 세계대전 중인 1917년. 두 명의 영국 병사 '스코필드'(조지 맥케이)와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는 하나의 임무를 받고 파견된다. 바로 영국군 부대의 '매켄지'중령에게 독일군에 의한 학살을 초래할 영국 7사단의 공격 중지 명령을 전하는 것. 1600명의 아군과 '블레이크'의 형을 구하기 위해 전쟁터 한복판을 가로질러 사투를 이어간다.

평점: (네이버 영화 기자,평론가 평점) 7.33/10

: 최고의 연출력으로 엄청난 몰입감을 주는 영화. 마치 우리가 전쟁터 속에 놓여진 것 처럼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다. <1917>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음향 효과상, 시각 효과상을 받은 이유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줄거리: 1969년 할리우드, 액션스타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그의 매니저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는 새로운 스타들에 밀려 잊혀져 가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옆집에 유명 감독과 배우 부부가 이사오게 되어 기회라고 여기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릭과 클리프는 더이상 함께 일할 수 없게 되어 헤어지기로 하고 '릭의 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낯선 방문객이 찾아온다.

평점: (네이버 영화 기자,평론가 평점) 7.9/10

샤론 테이트 살해사건이라는 충격적 실화를 중심으로 하지만 다양한 주변부 이야기로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만들어 낸다. 옛 할리우드의 황금기를 회상하며 그 당시에 대한 감독의 애정이 엿보인다. 중심에 놓인 사건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과 번잡스러운 사건이 마치 퍼즐처럼 맞추어져 가는 과정은 흥미롭다. 타란티노 감독의 상상력과 초특급 배우들의 조합은 긴 러닝타임을 순식간처럼 느껴지게 한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