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가 아닌 등산 크루, 2030의 새로운 취미 등산

  • 457호
  • 기사입력 2020.12.12
  • 취재 김지현 기자
  • 편집 김민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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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예상보다 장기적인 국면에 접어들면서 비대면 그리고 야외 활동이 동시에 가능한 등산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로 인해 젊은 층의 등산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기존처럼 산을 찾던 중장년층들이 갑자기 젊어진 산을 바라보며 신기해하고 있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전해지고 있다.


‘산을 함께 타러 가는 사람들’ 하면 바로 떠오르는 말은 ‘산악회’지만, 밀레니얼 세대들은 서로를 ‘등산 크루’라고 표현하고 산행 대신 ‘세션’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한다. 인스타그램 기반의 커뮤니티 등을 통해 모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에 분위기는 왁자지껄한 중장년층의 산악회와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하산하면 함께 밥과 술을 함께 하는 모습은 산악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Bac.blackyak 홈페이지 캡쳐


이렇듯 힙하게 떠오르고 있는 ‘세션’ 트렌드에 발맞춰, 젊은 층의 인증 욕구와 성취 욕구를 동시에 자극하는 등산 챌린지 플랫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산행 지식과 활동을 공유함은 물론, 플랫폼에 등재된 국내의 명산의 정상에서 사진을 찍은 후 인증하면 등정이 인정되기 때문에 미션에 임하는 기분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Z세대를 끌어당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대표적으로는 블랙야크에서 운영하는 ‘BAC(블랙야크 알파인 클럽)’이 있는데, 등산하는 개개인에게 도전 번호를 부여하고 등정을 인증하면 제공하는 각종 브랜드 할인 혜택으로 현재 회원 수만 약 2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산행의 모습은 이뿐만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에 ‘등산스타그램’, ‘산행스타그램’ 등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연관 해시태그에 ‘플로깅’이나 ‘클린 세션’이 함께 제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플로깅은 이삭줍기를 뜻하는 스웨덴어인 ‘플로카 업’과 ‘조깅’의 영어 단어를 더한 말로, 말 그대로 산행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운동을 말한다. 최근 자연과 환경을 둘러싼 인식이 남달리 커지면서 등산에도 작은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은 중장년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해서였는지, 등산이라는 활동은 그동안 2030 세대에게 그다지 자주 보이는 취미의 형태는 아니었다. 그러나 요즈음 느껴지는 이같은 새로운 바람을 따라 등산을 새로이 도전해보려는 사람들에게 몇가지 소소한 등산 팁을 안내한다. 미끄러지는 등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일반 운동화를 신기보다는 등산화를 따로 구비해 착용하는 것이 좋다. 발에 너무 무리를 주지 않도록 사이즈는 한 치수 크게 신는 것이 편하다고 한다. 또한 덥다고 느껴지는 날씨더라도 산행을 하다 보면 일교차를 크게 느낄 수 있는데 체온 유지를 위해서라도 보온과 방수 기능이 있는 아우터를 겹쳐 입는 것을 추천한다. 여러 등산로 중 코스 난이도 확인과 함께 자신의 내공에 맞는 코스 선택은 필수이며, 오전에 출발해 해가 지기 1시간 전에는 하산해야 한다.


네이버 산길샘 검색결과 캡처


산에서의 각종 돌발상황을 대비해 GPS 기능을 장착한 각종 등산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느 안드로이드 어플 ‘산길샘’에서는 GPS를 통해 함께 등산한 사람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네트워크가 끊겨도 오프라인 지도 기능이 있어 유용하게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안전과 환경을 생각하며 즐기는 새로운 활동인 등산, 단지 강제적 언택트 시대인 지금 뿐만 아닌 코로나 시국이 끝난이후에도 장기적으로 많은 젊은 층의 건전하고 활기찬 취미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