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같은 일상, 일상 같은 여행:
한달살기의 모든 것
- 430호
- 기사입력 2019.10.28
- 취재 현지수 기자
- 편집 민예서 기자
- 조회수 6725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서 한달을 머무르며, 관광객처럼 ‘관광’하는 대신 현지인처럼 ‘생활’하며 살고 오는 한달 살기 여행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빠듯한 스케줄에 맞추어 유명 관광 명소들을 돌아다니며 인증샷을 찍는여행이 지겹다면 때로는 여행자의 설렘을, 때로는 현지인의 여유를 느끼며 여행지를 200% 즐길 수 있는 ‘한달 살기’ 여행은 어떨까. 바쁜 일상에 지쳤다면,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면, 다 던져버리고 낯선곳으로 떠나보고 싶다면 여행 같은 일상을, 그리고 일상 같은 여행을 맛볼 수 있는 ‘한달 살기’ 여행을떠나보자.
한달 살기, 왜 떠나는데?
한달 살기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히 관광지를 잠깐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에서 벗어나, 여행지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데에 있다. 여행지의 설렘으로 가득한 특별한 하루하루도 좋지만, 하루에 관광명소를 몇 개씩이고 바쁘게 찾아다니는 대신 천천히 여행지를 경험하고, 좋았던 곳은 몇 번이고 다시 찾으며 여행지를 200% 즐길 수 있다. 한국에서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느긋하게 일어나 산책을 하고 수영을 하고 책을 읽는 꿈같이 여유로운 나날들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에 행복을 한아름 충전할 수 있다. ‘머무르는 여행’을 하며 늘 가는 단골 카페가 생기고, 매일 아침 반갑게 인사하는 이웃이 생기는 것, 그렇게 스스로가 그 도시의 일부가 되어 가는 것이 바로 한달 살기의 매력이다.
어디로 떠날까?
한달 살기의 목표와 예산에 따라 떠나는 나라는 달라진다. 가장 많이 한달 살기로 떠나는 곳은 동남아시아다. 저렴한 물가로 장기 체류하기에 생활비가 적게 들 뿐더러 한국에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금액으로 수영장과 헬스장이 딸린 고급 빌라나, 독립된 마당과 수영장이 있는 풀빌라 등에서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느린 일상’을 경험하기에는 동남아시아가 최적의 장소이다. 특히 태국의 방콕이나 치앙마이는 도시의 편리함과 자연의 여유로움이 공존하고, 어디서나 빠른 와이파이를 찾을 수 있어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큰 인기다. 인도네시아의 발리는 요가나 서핑을 배우는 등 액티비티를 즐기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동남아가 싫다면 유럽도 좋다. 예술적 영감을 한가득 얻을 수 있는 낭만적인 도시를 꿈꾼다면 프랑스 파리로 떠나보자. 도시 어디로 눈을 돌려도 낭만으로 가득 찬 도시에서 수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방문하고, 미식(味食)의 나라라는 명성에 맞게 맛있는 음식들과 와인을 먹으며 에펠탑과 함께하는 한달을 보낼 수 있다. 유럽으로 떠나고 싶지만 가격에 걱정이 앞선다면 동유럽을 추천한다. 체코 프라하 등 동유럽의 도시들은 저렴한 물가로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아름답고 낭만적인 풍경을 자랑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니 취향과 예산을 잘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여행지를 선택해 보자.
숙소는 어디에?
한달 살기를 떠날 때 선택하는 숙소는 주로 호텔이나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Airbnb)다. 호텔은 안전이 보장되고 청소나 빨래 등을 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한달이라는 기간 동안 거주하는 만큼 조금 더 가까이에서 현지의 일상을 경험하고 싶다면 에어비앤비를 추천한다. 취향에 따라 방의 크기, 방의 개수 등을 선택할 수도 있고 도심 속 숙소 혹은 자연과 함께하는 숙소 등 다양한 숙소를 선택할 수 있다. 주방이 갖춰진 곳에서는 현지의 마트에서 장을 바와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집을 공유해주는 현지인 호스트에게 ‘맛집 정보’, ‘생활을 위한 꿀팁’ 등을 얻어 들을수 있는 장점이다. 한달 이상 장기 체류객에게는 대부분 에어비앤비에서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을 진행한다.
한달동안 뭘 하는데?
한달, 도시를 경험하기에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기간이다. 한국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느린 일상’을 경험하는 것도 좋지만 정말 현지인처럼 그 도시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은 직접 그 도시의 일상을 체험해보기도 한다. 발리의 요가원에서 요가를 배우기도 하고, 현지인들에게 서핑 강습을 받으며 매일 바다에 나가 서핑 보드 위에 오르는 서퍼가 돼보기도 한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태국 전통 음식인 팟타이를 만드는 쿠킹 클래스에 참여해 직접 팟타이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나아가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며 현지인들과 짧게 나마 소통해 보는 것이다.
꼭 무엇을 배우는 것이 아니더라도, 여행 테마를 정하고 간다면 보다 알찬 한달 살기를 즐길 수 있다. 가령‘카페 투어’를 컨셉으로 매일매일 새로운 카페들을 방문하는 것도 좋고 혹은 ‘문화 생활’을 테마로 미술관과 박물관들을 찾아다니며 예술로 가득찬 낭만적인 삶을 살아보는 것도 좋다. 낯선 도시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하는 만큼 평소에 못했던 색다른 경험으로 지루할 틈 없는 한달 살기를 즐겨보자.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어느 유명한 숙박 예약 어플의 광고 슬로건이다. 살아보는 것이 여행이라고 말한 이유는 짧게 스쳐가는 관광객일 때는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도시에서 직접 살아볼 때 비로소 느끼고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거듭되는 일상에 지쳤다면, 새로운 영감과 자극이 필요하다면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도시로 한달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여행 같은 일상, 일상 같은 여행을 즐기며 빛나는 추억과 행복을 한아름 안고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No. | 제목 | 등록일 | 조회 |
---|---|---|---|
223 | 538호 K-수묵 대표 화가 류재춘 작가의 ‘Korean Moonlight’ | 2024-04-24 | 1119 |
222 | 537호 뮤지컬 ‘이프아이월유’, 정의(正義)로운 결말을 위한 둘만의 연극 | 2024-04-12 | 1340 |
221 | 536호 타임리스한 아날로그 매력 : 필름 카메라, 뉴트로 열풍의 부활 | 2024-03-22 | 2136 |
220 | 535호 사랑이 남긴 감정의 잔재: 영화 & | 2024-03-14 | 1226 |
219 | 534호 새내기들을 위한 개강 추천 템 | 2024-02-23 | 1441 |
218 | 533호 독립서점: 현대인을 위한 ‘제3의 장소’ | 2024-02-12 | 1125 |
217 | 532호 겨울, 발에 따뜻함을 담다: 어그 부츠의 역사 | 2024-01-22 | 1523 |
216 | 531호 정통 사극계의 뉴노멀: 드라마 | 2024-01-07 | 2349 |
215 | 530호 겨울의 맛, 포근한 입맛을 깨우다 | 2023-12-23 | 1743 |
214 | 529호 12월의 끝자락, 크리스마스를 만끽하다 | 2023-12-08 | 2229 |
- 처음 페이지로 이동
- 이전 페이지로 이동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다음 페이지로 이동
- 마지막 페이지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