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것! <br>‘생명공학의 이해’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것!
‘생명공학의 이해’

  • 332호
  • 기사입력 2015.09.30
  • 취재 김유림 기자
  • 편집 김혜린 기자
  • 조회수 7733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와 달리 인문사회과학캠퍼스와 자연과학캠퍼스가 분리되어 있다. 교양수업을 통해 다른 학과의 학생들과 조별과제를 많이 하게 되는데 자연과학 전공 친구들을 만날 기회는 극히 드물다. 융합의 시대라고 불리는 요즘,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배운 학생들이 서로 만날 기회가 우리 학우들에게는 없는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인문사회과학 캠퍼스 학우들은 핵균 자연과학기술 영역의 교양수업을 통해 색다른 자연과학 분야의 지식을 쌓는 기회를 얻고 있다. 그중 하나인 ‘생명공학의 이해’ 강좌를 소개하려 한다. ‘생명공학’ 하면 보통 유전자,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등 어렵고 난해한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생명공학의 이해’ 수업을 단 한 번만 듣는다면 생명공학은 우리에게 가장 밀접하고 익숙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권무식 교수의 ‘생명공학의 이해’ 수업은 학기마다 다르지만 조원경 강사와 권무식 교수가 부분을 나누어 강의를 진행한다. 매 학기 월요일 3시 수업이며 연강이다. 수업의 전반적인 내용은 John E. smith의 'Biotechnology'라는 원서를 기반으로 하며 학생들은 책보다는 매주 아이캠퍼스에 올라오는 강의안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면 된다. 강의안은 모두 원서에서 발췌한 영어로 되어있고 수업은 한국어로 진행된다. 생명공학의 정의와 DNA의 개념부터 시작해 바이오매스, 생명공학에 사용되는 여러 곰팡이, 효모의 종류들에 대해 차근차근 배워 나간다. 어려운 전문지식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먹는 음식, 식물, 각종 연료 등에 대해 생명 공학적 접근으로 바라본다. 여러 동영상과 사진들도 강의에 자주 활용된다. 매주 감자, 고구마, 옥수수, 소주, 마늘 등 우리 식생활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식량들 한두 개를 골라 성장원리 및 재배과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도 있다.

수업계획서에 나와 있는 성적평가 기준은 출석 10%, 중간시험과 기말시험 각각 45%이다. 별도의 과제와 조별과제 없이 출석과 시험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시험의 중요도가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시험은 주관식과 약술 및 서술 형태의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험문제는 영어로 출제되지만 답안은 영어와 한글 모두 가능하다. 생명공학과 관련한 여러 낯선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영어로 쓰거나 발음 그대로 한글로 써도 무방하다. 문제가 영어로 출제되나 학생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으면 교수가 한국어로 번역해준다. 수강생들의 후기에 따르면 대체로 중간시험이 평이하게 출제되고 기말시험의 난이도가 매우 높아 학생들의 성적을 가르는 편이다. 시험은 개념이나 원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요구하거나, 과정을 서술하는 문제 등으로 구성된다.

먼저 ‘생명공학의 이해’ 수업의 장점을 꼽자면 적당한 난이도의 흥미진진한 내용이라는 점이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교수의 재미있고 간단한 설명을 듣다 보면 학창시절 배웠던 생명과학 내용을 떠올리며 지식을 알아가는 맛을 느낄 수 있다. 교수의 재미난 이야기와 즐거운 수업 분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데 알아두면 좋은 상식들을 얻어가는 시간이 된다. 교수가 중요한 내용들을 강조하면서 간결하게 설명하기 때문에 수업만 열심히 들었다면 매우 효율적인 시험공부가 가능하다. 다만 과목의 특성상 암기가 기반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암기에 어려움이 있는 학우들이라면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교재가 아닌 교수의 강의안을 바탕으로 한 설명이 출제되므로 출석점수에는 영향이 없을지라도 결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간혹 자연과학캠퍼스 학생들이 인문사회과학캠퍼스로 와서 듣는 경우가 있는데 이과 학생이라면 내용이 기본적이고 쉽기 때문에 얻어가는 게 적을 수 있다.

시험에 가장 중요한 팁은 암기이다. 수강생 모두 열심히 하는 분위기라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매우 높다. 교수가 특히 강조한 부분, 시험에 나올만한 여러 가지 용어, 개념들을 꼼꼼하고 정확하게 암기해야 한다. 강의안에는 영어로 쓰인 내용이 아주 많은데 세세한 것보다 큰 개념과 굵직굵직한 과정 위주로 암기하는 것을 권장한다. 정확히 모르는 문제라도 본인이 아는 만큼 개념을 맞게 쓴다면 시험점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생명공학의 이해’라는 이름을 들으면 어려워 보이는 느낌에 수강신청을 망설일 수 있다. 하지만 수업을 듣게 되면 생명공학이 우리와 동떨어진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고등학교 때 생물 시간에 배웠던 내용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재미가 있고 대학교 입학 후 멀리해 두었던 과학을 다시 배우는 좋은 시간이 된다. 상식이 되는 좋은 과학지식을 얻어가고 싶은 학우들에게 ‘생명공학의 이해’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