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교수의<br> '현대세계와 글로벌시각'

김현숙 교수의
'현대세계와 글로벌시각'

  • 364호
  • 기사입력 2017.01.25
  • 취재 김태경 기자
  • 편집 최재영 기자
  • 조회수 11680

우리는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20세기, 독재체제의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자본주의 제1·2차 세계대전을 비롯한 기나긴 냉전이 끝났고 마침내 세계는 국경을 초월하여 하나가 되었다. 냉전을 겪으며 ‘경쟁’이 아닌 ‘화합’만이 모두가 번영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민주주의 의식과 더불어 교통·통신의 발달은 사람들에게 국경을 더욱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단순히 한 국가의 국민의 의무만이 아닌 세계 시민의 의무까지 지게 되었다. 누구나 세계는 공존하며 더불어 살아가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중국의 시진핑 주석, 일본의 아베 총리,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그리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까지 세계 각국은 세계화에서 벗어나 ‘민족주의’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은 사람들이 다 함께 공존하고자 하는 여유가 없어지게 했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게 했다. 하지만 자국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여겨 야기된 제1·2차 세계대전의 잔혹한 참상을 고려할 때 ‘민족주의’는 결국 세계의 파멸을 이끌 수밖에 없다. 불안정한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는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여 ‘공존’이라는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까? 이번 ‘수업속으로’에서는 우리의 삶에 글로벌 시각을 심어줄 수 있는 글로벌영역의 현대세계와 글로벌 시각을 소개한다.

이 강의는 학생들의 삶에 글로벌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강의 초반에는 글로벌 교육에서의 이론적 근거, 개념화 및 주제를 탐구한다. ‘세계 교육’과 ‘국제 교육’의 등장 배경과 목표를 공부하며 서로를 비교·대조하는 과정을 통해 세계 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 필요성을 깨닫게 한다. 더하여 세계 시민은 어떠한 사람이고, 우리는 세계 시민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해서도 가르침으로써 학생들이 막연하게만 생각해왔던 세계 시민의 역할과 의무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게 해준다.

이렇게 형성된 세계 시민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관점 의식, 이문화 인식, 세계의 구조 및 글로벌 이슈 등의 요소들을 바라본다. 세계화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지와 더불어 세계화를 신자유주의라는 경제적인 측면과 연결 지어 바라본다. 이렇게 쌓은 세계 교육과 세계 시민, 그리고 세계화에 대한 지식과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강의 후반부에서는 현재 이슈가 되는 전쟁, 인권, 환경, 개발, 식량·물부족, 에너지, 인구, 빈부격차 등의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 등의 실질적인 주제를 다룬다. 마지막은 여태까지 배운 것을 정리하고 종합하는 의미에서 전반적인 ‘글로벌 시각’에 대해 배운다. 교수는 스스로 이 강의를 듣고 나서 돌이켜보면 무엇을 배웠는지를 잘 모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글로벌’과 ‘세계화’ 등은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이미 잘 알고 있고 학생들에게 친숙한 주제이기도 하고 언어학이나 역사학 등의 이론적인 학문처럼 법칙이나 원리에 맞게 딱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교수는 일방향적인 지식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이 세계 시민으로서 ‘실천’하게 하는 동기부여를 하는 것을 강의의 목표로 두고있다. 이론적인 학습이 중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맞게 강의도 교수의 강의식 수업뿐만이 아닌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영화나 TED 강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로 교재는 없으며 교수가 그 주에 배울 강의 노트를 아이캠퍼스에 올려준다. 강의 노트에 강의의 전반적인 내용이 모두 담겨있어 따로 필기할 필요는 없다. 교수도 항상 필기하지 않아도 되니까 필기하느라 강의를 놓치지 말라고 말한다. 강의는 크게 도서 및 전문 저널 읽기, 강사 및 학생들의 강연 및 토론, 그룹 프레젠테이션, 관련 주제 탐구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교수는 어려운 주제가 있으면 영어로 설명한 후, 우리나라말로 또 한번 설명해주어 영어 실력이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도 부담없이 들을 수 있다고 본다.

평가 방법은 출석 10%, 개인 과제 25%, 조별 과제 10%, 수업 참여도 5%, 기말고사 50%이다. 중간고사는 없으며 기말고사의 비중이 높다. 이 강의의 특성상 이론적으로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현대세계와 글로벌시각’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 모두 정답이 될 수 있다. 객관적인 지표로써 평가하는 것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어 그나마 점수를 가를 수 있는 시험에 비중을 크게 둔 듯하다. 개인 과제는 총 3개이다. 영화 ‘Pay it forward’에 대한 감상문 10%, 세계화에 대한 리포트 10%, 조별 과제 후 감상문 5%로 구성된다.

출석은 10%로 큰 비율을 차지하지 않는다. 지각 2번은 결석 1번으로 처리된다. 강의 후반부에는 조별로 앉아 토의하는 시간이 많아 조원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출석 해야한다. 모든 강의가 마찬가지이겠지만 출석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큰 비율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란다. 작은 점수가 등수를 가르고, 최종학점을 가를 수도 있다. 제대로 출석 하지도 않고 좋은 학점을 바라는 것은 잘못된 욕심이다.

개인 과제는 25%로 비교적 큰 비율을 차지한다. 첫번째 과제인 영화 ‘Pay if forward’에 대한 감상문은 강의 시간에 영화를 보여주어 따로 영화를 찾아볼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된다. 두번째 과제인 세계화에 대한 리포트도 강의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써서 주제에 대한 어려움은 없다. 두 과제 모두, 교수가 들어가야할 내용을 질문 형태로 제시해서 따로 개요를 짜지 않고 이에 대한 답을 주는 형식으로 쓰면 되서 나름 편하다고 할 수도 있다. 분량은 각각 줄 간격 180%에 글씨 크기 12포인트로 3장 이상, 5장 이상이라서 크게 부담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교수는 “The longer, The better”이라고 말한다. 길면 길수록 좋은 것이다. 이에 필자는 두 과제 모두 10장 이상을 썼다. 그러나 분량에 지레 겁먹지 않아도 되는 것이 교수가 제시한 질문들에 대해 제대로 된 답을 하면 머릿속을 쥐어 짜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글은 기본 분량을 넘어서 길어진다.

교수는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려는 것 같다. 학생들은 주어진 질문에 자기 생각을 진솔하되 논리적으로 답 해야한다. 조별 과제 후 감상문의 분량은 2장 이상으로 조별로 정한 주제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어떤 것을 배우고 느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되서 개인 과제 중에서는 제일 부담이 없다. 필자는 딱 2장에 맞게 썼다. 과제는 모두 영어로 써야한다. 간혹 우리나라말로 쓰는 학생들이 있는데 우리나라말로 쓰면 과제 점수가 우선 반이 깎인 상태로 평가 받게 된다.

조별 과제는 10%, 학기 중 딱 한번으로 큰 부담은 없다. 하지만 글로벌 수업 특성상 서로 다른 국적의 학생들이 많아 조별 과제를 할 때, 언어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하길 바란다. 조는 교수가 4명씩 임의로 배정하여 아이캠퍼스에 올린다. 조별 과제의 주제는 크게 보면 ‘글로벌 이슈’이다. 글로벌 이슈를 평화와 전쟁, 인권, 환경 문제, 개발 문제 등의 다양한 분야로 크게 나누고 그 분야에 대한 세분화된 주제가 여러 개 제시된다. 조별 회의를 거쳐서 가장 자신 있는 주제를 골라 교수에게 말하면 된다. 다른 강의들과는 달리 이 강의에서는 조원 모두가 발표에 참여 해야한다. 발표 시간은 15분이다. 교수는 발표에서 학생들의 유창한 영어 실력이 아니라 발표의 컨텐츠를 보고 평가해서 영어로 말하는 것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더하여 교수는 조원 중 프리 라이더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어 프리 라이더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면 PPT에서 과감히 이름을 빼 버리면 된다.

수업 참여도는 조별 토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만 하면 기본적으로 5%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

기말고사는 50%라는 큰 비중으로, 여기서 학점이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크게 부담 갖지 않아도 되는 것이 시험 전 교수가 시험에 나올 문제 리스트를 정리하여 아이캠퍼스에 올려준다. 학생들은 질문에 대한 답을 강의 교안과 자신의 견해를 바탕으로 미리 정리해 놓고 외우기만 하면 된다. 더하여 시험에서는 영어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말도 사용할 수 있어 부담은 더욱 줄어든다. 생각보다 공부의 양도 많지 않아서 강의를 꾸준히 잘 들었다면 하루만 제대로 공부해도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다 준비할 수 있는 내용이라 조금이라도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기말고사에서는 점수라는 객관적인 지표로써 학생들의 성적을 나눠야해서 교안을 바탕으로 강의에서 배운 것을 최대한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개인 과제와는 성격이 다르다.

무언가를 확실히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는 솔직히 추천하지 않는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강의는 지식 전달이 목표가 아니라 세계 시민의 의무를 알고 실천하게 하는 ‘동기부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제도 상식적인 측면이 강하다. 개인 과제가 조금 부담이 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제외하고서는 학생들에게 크게 요구하는 것이 없는 강의이다. 마음 편히 들을 수 있는 강의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이 가장 신경 쓰는 학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강의를 잘 따라가고 과제만 성의껏 한다면 무난하게 A는 얻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A+를 받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남들보다는 확실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기말고사 뿐만 아니라 개인과제에 큰 신경을 써야한다. 국제어 성적 비율에 맞게 A학점 50% B학점 90%를 채워 주기는 하지만 A+는 상위 20%인 학생들만 받기 때문이다. 성적을 떠나 필자에게는 무조건적인 지식전달이 아니라 세계 시민으로서의 의무와 실천을 강조한 의미 있었던 강의로 기억에 남아있다. 세계 속에서의 스스로의 역할을 고민해 보려는 학생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