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음악 감상 동아리 음취헌

  • 510호
  • 기사입력 2023.02.26
  • 취재 정예원 기자
  • 편집 김민경 기자
  • 조회수 3539

"클래식은 영원하다"


‘지금 무슨 노래 듣고 계세요?’ 혹시 이 질문을 받아본 적 있는가? 현재 유튜브에서 강한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챌린지 중 하나다. 성균관대학교 역시 이 콘텐츠를 촬영한 적 있다. 요즘은 길거리에서 이어폰을 안 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음악 듣기가 대중화되었다. 가요, 팝송 등 다양한 음악이 유행하지만 클래식한 가치가 빛나는 장르가 있다. 바로 고전음악(클래식)이다. 바쁜 일상 속, 클래식을 들으며 잠깐의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이번 호에서는 고전음악 감상 동아리 음취헌을 만났다. 인터뷰는 음취헌의 회장 전자전기공학부 22학번 송민규 학우와 함께했다.


- 음취헌을 소개해주세요.

음취헌은 고전음악 감상 동아리로 ‘음악에 취하는 헌(軒 집 헌)’을 의미합니다. 말 그대로 회원들은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클래식을 감상해요. 그러면서 휴식을 취하거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친목을 다지는 동아리입니다.


- 음취헌만의 특색은 무엇인가요?

현대 사회에서 고전음악보다 대중가요가 인기가 많잖아요.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마이너한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수 모여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만나기 힘든데 그 소수의 사람을 이어주는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현재 구하기 힘든 LP 음반부터 다양한 클래식 CD가 정렬되어 있습니다. 언제든 동아리방에 와서 듣고 싶은 음반을 선택해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 진행하는 활동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저희 동아리방은 피아노, 다양한 음반과 문헌, 고급 스피커를 갖추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자유롭게 피아노를 치거나 음악을 감상하며 부원들과 자연스럽게 교류가 이루어집니다. 때때로 ‘클래식의 밤’이라는 활동을 진행해요. 이는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소개하는 시간으로 좋은 음악들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동아리방에서 나아가 단체 공연 관람, 공연장에서 열리는 연 2회의 연주회가 있어요. 신입 부원과 기존 부원들 모두 친해질 수 있는 개/종강 총회, 신입 부원 환영회, MT 등 넓은 폭의 활동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음취헌의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대개 집처럼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예요. 동아리방에서 부담 없이 피아노를 치고 음악 감상을 할 수 있습니다.


- 음악 감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음악 감상을 하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사람마다 경향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클래식을 즐겨 듣는 부원들로부터 발견한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어요. ‘음악을 들으면서 다른 어떤 것도 하지 않기’입니다. 음악은 배경 음악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즐길 거리이기 때문이죠. 기교나 이론적인 부분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의 감상을 끌어올리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방법은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입니다. 클래식 음악을 듣거나 연주할 때 악상에서 느껴지는 감상을 이미지로 떠올려 보세요. 같은 곡이라도 연주가마다 악상에서 주는 포인트들이 각기 다르기에 이를 유심히 듣다 보면 클래식 음악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클래식과 친하지 않다면 ‘편하게 듣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낯설고 어렵다는 생각이 시작조차 힘들게 할 때도 있어요. 편안하게 마음을 가진 후 자신에게 맞는 장르를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 음취헌에 들어올 방법은 무엇이 있나요?

음취헌은 상시 모집 동아리입니다. 아무 때나 저에게 연락해주시면 가입이 가능합니다. 010-4979-9728으로 문자 주시면 동아리 가입 구글 폼을 보내 드립니다.


- 음취헌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대학에 입학한 후 다시 피아노를 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클래식 음악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학기 중에는 피아노를 마음껏 치지 못한다는 제약이 있어 아쉬웠습니다. 그러던 중 에브리타임에서 음취헌 신입 부원 모집 글을 보게 되었어요. 그랜드 피아노가 있다는 점에 매료되어 그날 바로 가입했습니다. 학교에 많은 음악 동아리가 있지만 음취헌만의 클래식 음악 감상과 자유로운 피아노 연주가 제 동아리 활동 시작에 힘을 실어준 거 같아요.


- 동아리 활동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일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작년 2학기, 가입한 이래 첫 MT를 다녀왔습니다. 어쩌다 보니 돌아가면서 노래 한 곡씩을 부르게 됐습니다. 대부분 가요를 불렀지만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표곡인 '대성당들의 시대'를 부르고 (심지어 한국어, 영어, 불어 버전을 한 곡에 다하셨어요) 아예 가사가 없는 클래식 음악을 부르는 선배들도 계셨어요. 시간이 흐르고 새벽에 분위기가 가라앉으며 사회와 실존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굉장히 깊은 담론으로 이어졌습니다. 술에 취한 상태로 다들 인생의 가치관에 대해 말하는데 살면서 처음 느껴본 교양 있는 분위기였어요. 전 멀리서 감탄만 하고 있었지만요. (웃음) 서로 취미가 비슷하다 보니 말도 잘 통했고 부원들과 더욱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MT를 계기로 동아리 활동을 더 열심히 한 것 같습니다.



- 기억 속에 잊히지 않는 일화가 있나요?

지난 가을 저녁에 피아노를 치러 동아리방에 갔는데 고난도 쇼팽 에튀드(연습곡)들을 틀리지 않고 연주하는 선배 한 분이 있었어요. 엄청난 실력에 감명받아 제가 얼른 인사를 드렸더니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물으시더라고요. 그 당시에 저는 다소 난해한 곡들에 관심이 많았어요. 마이너한 작품들을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초견으로 연주를 들려주셨어요. 제 취향에 맞게 여러 작곡가의 다양한 음악을 추천해주시면서 피아니스트급 공연을 해주셨습니다. 넋을 놓고 보게 되는 완성도 높은 연주였어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 학우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학기 중에도 피아노를 치고 싶은 분들, 클래식 음악에 관심 있거나 서로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며 문화생활을 향유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