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리를 알리다, <br>국악연구회 대동악회

우리의 소리를 알리다,
국악연구회 대동악회

  • 352호
  • 기사입력 2016.07.28
  • 취재 정지원 기자
  • 편집 강지하 기자
  • 조회수 7641

한류를 이끄는 선두주자 K-Pop. 우리는 우리의 전통음악이 없어지는 것도 모른 채 흥겨운 서양의 음악에 빠졌고 이를 알리기 급급했다. 현대인에게 우리의 전통음악인 '국악'은 단순한 역사로 치부되어 '지루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한류를 잇는 가요가 젊은 층 뿐만 아니라 중년, 노년까지 지배하는 지금,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는 국악 연구 동아리 대동악회. 우리 것을 지키려는 노력이 빛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김희량(국어국문 15) 학우를 만났다. 국악에 대한 선입견은 잠시 접어두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악의 매력에 흠뻑 젖어보기를 바란다.

대동악회는 조선시대 궁전에서 연주했던 곡들을 연구하는 국악연구회이다. 1984년 단소동아리로 시작해 현재는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다섯 악부로 구성되어있다. 83학번부터 16학번까지 국악을 사랑하는 부원들의 진심이 모여 지금의 대동악회를 만들었다. 대동악회(大同樂會)는 "모두 함께 어우러져 곡을 연주하는 모임"이라는 뜻이다.

"대동악회는 말 그대로 국악을 연구하는 동아리입니다. 가야금, 거문고, 대금, 해금, 피리 이 다섯 악기를 주로 배우고 가끔 태평소나 단소, 소금을 배우기도 합니다. 동아리 창립 당시 단소 동아리로 시작해 초기에는 단소 강습만 받았으나 동아리가 점점 커지면서 지금처럼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우리 동아리는 정악이라는 궁중음악에 초점을 맞춰 연습하지만 종종 우리 귀에 익숙한 창작 국악곡도 연습합니다. 학우 분들이 많이 들어보셨을 양방언의 프론티어 같은 유명한 곡도 가끔씩 다룹니다. 명륜캠퍼스에는 대동악회가 있고 율전캠퍼스에서는 '다스름'이라고 불리는 국악 연구회가 있습니다. 서양의 오케스트라에서 연주 전에 제1바이올린이 전체 음을 조율하듯이 국악에서는 대금이 전체적인 음을 조율합니다. 대금을 조율하는 것을 다스름이라고 하는 데 여기서 이름을 따와 '다스름'이라 정했습니다."

"매주 1회 율전과 명륜의 각 동방에서 합주가 진행됩니다. 지난 학기에 명륜은 수요일, 율전은 화요일에 합주가 진행되었습니다. 합주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인 악장의 사정에 따라 혹은 합주에 올 수 있는 사람이 지나치게 적다 싶으면 날짜를 조정하기도 합니다. 격주 토요일마다 율전과 명륜의 합동연습이 있습니다. 장소는 율전과 명륜 번갈아 진행됩니다. 스터디는 이화여대에서 사부를 초빙해서 진행합니다. 거문고나 가야금 등 국악을 전공하는 이화여대 학우 분들이 와서 1주일에 한 번 정도 강습하고 저희 연습을 도와줍니다. 04학번 때부터 이화여대와 교류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현재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습은 각 악부 별로 사부와 강습 일정을 정하고 강습할 때는 이화여대 사주들이 악기 다루는 법이나 자세를 알려주고 조언을 해줍니다. 이렇게 강습 시간도 자주 가지고 개인적으로 연습할 시간도 충분히 가져서 학우들이 저희 대동악회에 들어옴에 있어서 악기연주나 경력에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방학 때는 6박 7일 동안 합숙을 갔다 옵니다. 합숙 기간에 악기 연습을 많이 하는데 이때 부원들 실력이 많이 향상됩니다. 합숙하는 동안 선배님들이 찾아와서 간식거리도 주시고 부족한 부분도 가르쳐 줘서 저희 동아리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장점이자 경험이 아닐까 합니다. “

대동악회는 학기마다 정기 공연을 주최한다. 더욱 완벽한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멤버들은 공연 전 일주일 합숙 기간 동안 개인들의 시간을 반납하고 연습에 매진한다. 음악 선정부터 컨셉까지 부원들이 상의해서 결정해 직접 무대도 꾸미고 이벤트도 준비한다고 한다. 관객들에게 국악에 대한 강렬하고 인상 깊은 무대를 보이기 위해 준비과정은 어떻게 진행될까.

"저희 대동악회는 매 학기마다 정기공연을 합니다. 항상 관객에게 국악에 대한 새롭고 재미있고 색다른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단 악기연주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므로 악기 연습이 주로 이루어집니다. 공연이 다가오면 격주마다 있었던 합동연습도 매주로, 심지어 일요일까지 모두 나와서 연습합니다. 강습도 최대한 자주 받아서 곡을 다듬으려고 많은 노력을 합니다. 공연 곡부터 컨셉과 무대까지도 저희가 직접 계획하고 구성합니다. 지난 공연은 주제가 '꽃'이어서 나무를 만드느라 신문지를 뭉치고 색지를 붙이고 꽃을 붙였습니다. 악기 연주를 준비하기도 바쁘지만 이렇게 무대를 하나하나 준비해가면서 대중들이나 관객들에게 국악을 알리고자 합니다.

이런 저희 마음을 이해하시고 국악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기대로 열심히 준비합니다. 국악이 지루하다는 편견을 없애고자 공연 중간중간에 이벤트도 준비합니다. 지난 공연 때는 부원들의 어렸을 적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아이가 커서 누가 되었는지 맞추는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모든 부분을 저희가 책임지고 준비해야 하는 만큼 공연을 준비하는 자체가 힘들고 부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기는 하지만 준비과정에서의 즐거움과 공연 후의 뿌듯함을 생각하면 매번 가지는 정기 공연이 저희 동아리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 의견을 공유하며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 대동악회를 하면서 겪는 고충이라 볼 수 있지만 또 이렇게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재밌는 과정 중의 하나이자 추억이고 공연 후 다가오는 감동이 보람이지 않을까 합니다."

"정기 공연 외에도 학교 내 행사나 대외 행사에 초청받아 공연합니다. 14년도에 ISS 환영식으로 공연했었고 저를 비롯한 15학번들이 논술 보는 날 학교 정문에서 부원들이 홍주의 입고 공연을 진행했었습니다. 혜화동 주민센터에서 공연하며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국악의 추억을 회상시켜드렸었고 적은 인원이었지만 베트남 한인회에서 특별공연을 한 적도 있습니다. 타 대학 국악동아리 공연도 보러 갑니다. 고대, 연대, 이대 등 국악동아리끼리 활발한 교류를 하며 서로의 공연을 통해 배우고 느끼는 점이 많습니다. 그 친구들의 무대를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됩니다."

국악이 좋아서 동아리를 시작한 김희량 학우는 인터뷰 내내 대동악회와 국악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좀 더 다양한 곳에서 공연하고 국악을 알릴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찾아 왔으면 하고 바랐다. 그는 기회를 기다리면서 부원들과 함께 항상 악기연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악에 관심이 있으면 환영한다는 그들의 말을 믿고 대동악회와 국악의 매력에 빠져보자.

"저희 동아리는 국악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국악을 널리 알리자는 다짐을 몸으로 실천하고자 만든 동아리입니다. 겉만 번지르르한 포부라 보실 수 있겠지만 저희의 작은 실천과 움직임으로 한 분이라도 국악에 대한 관심을 갖고 편견을 버리게 된다면 저희는 충분히 저희의 목표를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보면 각자가 잡고 있는 전통 악기를 좀 더 잘하기 위해서 연습하고 공연하는 가치가 더 크기는 합니다. 공연은 저희의 실력을 뽐내는 기회이자 관객들 앞에 설 수 있는 경험의 기회이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각자의 악기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개개인이 서로한테 배울 점이자 저희 동아리의 또 다른 큰 장점이라고 내세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