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 단련과 예(禮)를 추구하다<br> 성균관대 검도부

심신 단련과 예(禮)를 추구하다
성균관대 검도부

  • 341호
  • 기사입력 2016.02.12
  • 취재 정호윤 기자
  • 편집 강지하 기자
  • 조회수 11746

첫째 상하를 불문하고 존중,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다.
둘째 당당한 자세로서 몸가짐이 단정하고 품위가 있어야 한다.
셋째 절도가 있어야 한다. - 대한 검도회 예의 규범 中 발췌

검을 수련함으로써 심신을 단련하고 마음의 양식을 얻는 무도(武道)이자 서로의 검을 겨루는 스포츠인 검도(檢道), 정신수련과 신체단련을 위해 묵묵히 앞을 향해 정진하는 검도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검도부에서 장비를 관리하고 주무(主務: 일을 맡아보는 사람)를 맡고 있는 김영빈 학우(경제학과 15)를 만났다.

성균관대 검도부는 검도라는 운동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1958년에 처음 창립되었으며 전국 최초 대한검도 단체이자 검도를 단련하는 단체로서도 시초에 가깝다. 검도가 체계적으로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 검도의 수련방법 등 기초와 기반을 닦는데 일조한 자랑스러운 동아리기도 하다. 이종림 現 대한검도회 회장 등 명실공히 한국 검도계를 이끌어가는 인재들을 많이 배출했으며 이외에도 사회 각층에 진출하여 중견 인재로서 활약하고 있다.



- 검도수련
검도부의 활동은 수선관 별관 1층 검도장에서 이루어진다. 검도장은 항상 열려있으며 부원들은 매주 최소 이틀을 선택하여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 동안 수련을 한다. 우리 학교 검도부는 대한검도의 수련방법을 따르며 현재는 검도부 선배이자 사범인 김균배 사범의 가르침에 따라 체계적으로 검도를 배우고 있다. 사범 부재 시에는 주장이나 주무를 포함하여 실력 있는 선배들이 후배들을 지도하기도 한다. 예(禮)를 중시하는 검도의 성격을 보여주듯 매 수련은 국기에 대한 경례와 함께 시작된다. 준비운동이 끝난 후 본격적인 수련에 들어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동작들을 모든 부원이 합을 맞춰 다 같이 구사하며 몸을 푼다.

기본 동작에는 격투기에서 스텝이라고 하는 보법(步法)과 함께 검을 휘두르는 삼동작(三動作), 이동작(二動作), 일동작(一動作) 등이 있다. 하나만 설명하자면 삼동작(三動作)은 1동작에서 죽도를 들고, 2동작에서 앞으로 한 걸음 나오며 치고, 3동작에서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 중단세(中段勢)를 취하는 것이다. 기본 동작 연습이 끝나면 수준에 따라 대련을 하거나 그동안 배웠던 동작들을 복습한다. 수련 시간이 끝난 후에도 개인 의지에 따라 체력이나 근력운동 등을 추가로 하기도 한다. 대련할 때는 호구(護具)를 착용하는데 호구를 착용한다는 것은 대련할 실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보통 처음 입문하여 평균 두 달 정도를 수련하면 사범의 판단에 따라 호구를 쓰게 된다.

- 친목 활동 및 행사
1958년에 창립되어 역사가 깊은 검도부는 행사하면서 끈끈한 선후배 관계가 정립되는 계기가 된다. 여름방학 때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과 만나는 홈커밍 행사 이외에도 선후배들이 모여 일 년간 있었던 일에 대해 보고를 받고 같이 운동을 하는 총회, 연말 회비를 내는 날에서 비롯되어 함께 운동하는 납회식 등이 있다. 검도부는 선배들이 졸업할 때 별관에 있는 검도장에서 명패와 꽃다발을 선물하는 졸업식을 따로 해준다. 여름방학에는 지리산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심신을 단련하고 단합력을 기른다. 성대 검도부는 정기적으로 대회에 참여하고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검도전국회, 서울시 연맹전, 서부지구대회 등에 참여하며 최근에는 2015년 57회 춘계 전국대학 검도연맹전 단체전 준우승, 2015년 14회 회장기 전국대학 검도선수권대회 단체전 3위 등의 업적을 이루었다. 검도장에는 동아리가 생긴 이래 약 60년 동안 대회에서 딴 메달과 트로피들이 줄지어 있다. 검도부는 엄격한 기수제를 지양하고 부원 간 수평적 관계를 도모하려 노력하고 있어 이를 통해 예의를 확실하게 지키면서도 가족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검도는 무엇보다도 예를 중시하는 운동입니다. 도복을 바르게 입고 호구를 잘 착용하는 것부터가 검도의 시작입니다. 검도를 바르게 수련하기 위해서는 지도 사범의 체계적인 가르침과 검도를 대하는 바른 가짐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는 검도부의 큰 선배님이자 사범님의 가르침에 따라 동작 하나하나마다 우렁찬 기합과 함께 자신감 넘치는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율전 캠퍼스의 검도부원, 검도 선수들과의 교류도 검도부만의 특징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검도의 마음가짐, 예를 닦아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학기 초에 포스터와 현수막을 걸어서 홍보하며 항시 모집하고 있다. 검도를 이미 배운 사람이던 처음 배우는 사람이던 가리지 않고 모집하며 입부 신청을 하면 수련 참관의 기회를 주어 신청자들에게 수련 모습을 보고 입부를 선택하게 돕고 있다. 검도부에는 남자만 많을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여성과 남성수가 비슷할 정도로 많다. 여성도 검도에 관심이 많고 검도부는 남녀 차별 없이 누구에게나 문을 열고 있다.

그간 검도라는 스포츠가 한국사회에 널리 보급됐음에도, 직접 이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친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엔 저도 분명 그랬었고요.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아서 선택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검도 자체를 잘 몰라서 입문하지 못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축구 등 여느 스포츠처럼, 검도가 하나의 선택지로서 학우분들께 다가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경제학과 15 김영빈)

"검도는 신체적, 인격적인 수련 이상으로 인간관계도 배우는 운동입니다. 언젠가 사범님께 이 도장에서 검도를 배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무엇에도 뒤지지 않는 스펙이라고 말씀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20대에 검도를 잘한 사람은 30대에 당당하다고 합니다. 우리 검도부와 함께 자신을 갈고닦는 기회를 접해보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