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유생문화기획단 청랑

  • 479호
  • 기사입력 2021.11.11
  • 취재 김나연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 조회수 4488

성균관대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수많은 대학교와 달리 성균관대학교가 특별한 이유는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유교적 가치를 그대로 계승한 유일한 대학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유교적 가치가 우리의 일상 속에서 매우 희미해진 상태다. 이번 11월 동아리탐방에서는 유교 문화가 희미해진 상태에서 성균관대학교만이 가진 독특한 유생문화를 계승하고 알리려는 학생단체, 청랑의 인터뷰를 담았다. 인터뷰는 청랑에서 '장의'를 맡고 있는 신유진 학우(글로벌리더 20)와 진행했다. 장의는 청랑의 회장이다.



◆ 단체 소개 부탁드립니다.

성균관대 청랑은 성균인에게 자부심을 주기 위해 성균관의 유생 문화를 바탕으로 성균관대를 대표하는 대학문화를 창조하는 공식 학생단체입니다. 청랑은 신방례, 고하노라, 황감제 등의 행사를 기획 및 진행하고 있으며,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로 힘들었을 학우들을 위해 기부 사업과 다양한 온라인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청금복을 입은 경영관 앞의 청랑 회원들]


◆ 청랑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청랑 자랑 좀 해주세요.

청랑에서 진행하는 모든 행사는 단원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구성됩니다. 청랑이 학교 지원을 받는 학생단체인 것은 맞지만, 학교에 의한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청랑 내부의 자율에 의해 행사를 기획하는 자율적인 단체입니다. 특히 코로나로 오프라인 행사 진행이 어려웠던 작년과 올해 진행한 다양한 온라인 행사들은 모두 청랑 단원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렇듯 청랑은 단원 개개인의 자유로운 의견 제시와 풍부한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수평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전체 단원들이 참가하는 총회, 청랑 내부의 각 부서원들이 참가하는 부서회의, 특정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해 진행되는 팀 회의 등 많은 논의를 거쳐 청랑의 행사가 완성됩니다. 연례적으로 진행하는 신방례, 고하노라, 황감제 등의 행사 역시 매년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기 위해 다양한 논의를 거치고 있습니다.


◆ 청랑만이 입을 수 있는 청금복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청금복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

‘청랑’ 하면 가장 먼저 ‘청금복(유생복)’을 떠올리는 학우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청랑의 단복으로 사용하는 청금복은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이 입었던 청금복을 계승하여 제작한 의상입니다. 청금복을 입으면 청랑에 소속되어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어떤 식으로 사진 촬영을 해도 예쁘게 담겨서 단원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더불어 ‘성균관 유생’이라는 느낌을 확실하게 줄 수 있어 타 단체나 동아리의 대여 요청이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청금복은 청랑만의 특색 있는 단복이라 외부 대여가 불가능합니다. 


[성균관 향관청에서 청금복을 입고 기념 촬영한 청랑 동아리 회원들]


◆ 청랑이 담당하는 신방례, 고하노라 등의 행사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신방례는 조선시대 성균관의 비공식적인 신입생 환영회를 오늘날 계승한 성균관대학교 청랑만의 특색있는 신입생 환영 행사입니다. 신입생들이 입학한 3월에 문묘에서 진행되며 크게 알묘, 상읍례, 소신방례, 면신례 등 4가지 행사로 구성됩니다. 알묘는 대성전의 유교 성현들께 입학을 알리는 행사이며, 상읍례는 선진들과 신래들이 마주 보고 인사하는 형태를 띱니다. 소신방례는 선진들과 신래들이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행사이며, 마지막 면신례는 역사 속 사건들을 바탕으로 신입생들이 즐길 수 있는 미션들로 구성됩니다. 신방례를 통해 성균관대 신입생들은 모교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아가며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애교심을 느낄것입니다.


고하노라는 과거 유생들이 임금께 유소를 올리러 가는 행진을 재현한 행사입니다. 저희 청랑에서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매년 상소공모전을 진행하여 상소문을 받고,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여 시상합니다. 그중 가장 우수한 상소문을 선정하여 장원으로 삼고 해당 상소문을 작성해주신 분이 유소 행렬의 우두머리, 소두가 되어 단령을 입은 성균관대 재학생들과 함께 종로구 일대를 돌아 공직자께 상소를 올립니다. 이 행사를 통해 청년들은 과거에 유생들이 상소를 올렸던 것처럼 공직자에게 우리 청년들의 의견을 전달합니다.


◆ 행사를 기획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매년 상소공모전에는 그해 공모전의 주제와 관련된 교수님을 컨택하여 면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행정학과 배수호 교수님께 도움을 받았습니다. 교수님이 저희와 연락을 진행하며 보내주신 답장들 속에서 정말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청랑을 많이 생각해주시는 게 느껴져 기분 좋게 행사를 준비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 외에도 행사를 진행하며 단원들과 함께했던 소소한 기억들이 생각납니다.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단원들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  2020년과 2021년에는 어떤 활동을 했고 2022년에는 어떤 활동을 하실 계획인가요?

2020년과 2021년에는 대부분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기존에 진행하던 신방례, 고하노라 등의 행사를 기대하는 학우들이 있었고, 청랑 역시 그러한 행사들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2020년에는 신입생 환영회인 ‘신방례’를 대체하여 ‘아기유생 건강지킴이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고하노라를 대체하여 ‘추억을 고하노라’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했습니다. 


2021년에는 ‘성종시대에 떨어진다면?’ 이벤트와 ‘경국대전 도난사건’ 영상을 통해 신방례를 이어나갔고, ‘나만의 소행을 고(GO!)하노라’라는 온라인 퍼레이드를 통해 고하노라를 대체했습니다. 이 외에도 최근 진행한 ‘청단희’는 2020, 2021년을 거치며 처음으로 진행된 오프라인 행사입니다. 많은 학우들이 예쁜 단령을 입고 저희가 진행하는 행사를 즐기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아직 황감제, 논술 응원 등 2021년의 남은 활동들이 많으니 청랑의 행보를 지켜봐주세요.


2020, 2021년과는 달리, 2022년에는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어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방례, 고하노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21년에 진행한 청단희 행사에 참여한 청랑들]


◆ 청랑 단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청랑은 매년 다른 방식으로 신입유생을 모집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면접을 진행합니다. 이 면접을 통해 청랑과 2년을 함께 할 유생들을 모집합니다. 청랑은 지나친 압박면접보다 화목한 분위기의 면접을 지향합니다. 너무 긴장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청랑 SNS나 유튜브, 블로그를 통해 청랑에 대해 공부하고, 청랑 단원이 된 후의 비전에 대해 생각해보시면 청랑 합격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청랑은 1인 1담당 체계로 운영됩니다. 그 만큼 단원 개개인의 책임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단순히 청금복이 예쁘다는 이유보다는 청랑에 대해 진심으로 관심과 애정을 지닌 분들을 모집하고자 합니다. 청랑에 대한 열정을 많이 보여주세요.


◆ 청랑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청랑이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청랑은 성균관대만의 대학문화가 부재한 것, 특히 유생문화라는 독특하고 가치 있는 전통에 대한 계승이 부족한 상황에 대한 아쉬움에서 시작된 단체입니다. 오늘날 ‘유교’라고 하면 보수적이고 경직된 것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청랑은 성균인, 더 나아가 청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학 문화를 만드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행사를 기획할때 유생문화를 계승하되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제1의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 청랑을 사랑해주는 학우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청랑의 행보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는 학우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라는 힘든 상황에서 청랑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학우들의 애정 덕분입니다. 청랑은 앞으로도 성균인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는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앞으로의 활동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