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선 교수의 양자물질 초전도 연구센터

  • 529호
  • 기사입력 2023.12.13
  • 취재 윤지아 기자
  • 편집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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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물질과 초전도는 물리학의 최첨단 분야로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양자물질과 초전도에 대한 새로운 연구방법론을 개척해 나가며 ‘세계 최초’라는 수식언이 당연한 연구실로 성장하기 위해 연구를 이어 나가고 있는 물리학과 박두선 교수의 양자물질 초전도 연구센터를 취재했다.


Q. 양자물질 초전도 연구센터 소개

연구실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물리학의 최첨단 분야인 양자물질과 초전도에 관한 연구를 새로운 실험적 방법론을 개발하며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크게 신물질 합성 및 탐구팀과 극한환경 양자물성 연구팀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각 팀에는 팀 리더인 연구교수님, 박사후 과정(포닥), 그리고 대학원생 등이 한 팀이 되어서 유기적으로 연계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신물질 합성 및 탐구팀은 새로운 양자 현상이 발현될 것으로 기대되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물질을 합성하는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극한환경 양자물성 연구팀은 절대영도(-273도)에 근접하는 극저온, 지구 내부의 압력과 유사한 메가바 특압력, 지자기장의 10만배이상에 이르는 고자기장 등의 극한 환경을 조성하고 제어하면서 전자의 양자적 특성을 이해하고 새로운 양자상(quantum phase)을 발견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Q. 연구실의 대표적인 연구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최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는 납 기반-LK99 및 수소 기반 고온초전도체 등 상온 초전도 물질의 발견 및 초전도성의 실험적 검증입니다. 양자컴퓨터 관련 ‘위상초전도 큐빗’이나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자가치유 고엔트로피합금 초전도체’ 등 초전도체의 산업화 응용을 위한 기반 기술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습니다. 첨단 연구를 통한 연구 결과들은 네이처 및 네이처 자매지, 물리학 최고 저널인 Phys. Rev. Lett 등의 우수한 저널에 출판되고 있습니다.



Q. 하나의 연구는 어떤 과정과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나요?

연구는 크게 1) 주제 선정 및 방법론 결정 – 2) 연구 데이터 획득 및 분석 – 3) 연구 결과의 학회 발표 및 논문 출판 등의 순서로 이루어집니다.


최근 연구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첨단 과제인 ‘수소 기반 고온초전도 연구’를 예로 들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연구진들과의 브레인스토밍을 통해서 우리 연구실이 가장 경쟁력 있는 주제인 ‘분광학적 방법론을 통한 수소화물 고온초전도 이해’를 선정하였습니다. 연구방법론으로는 다이아몬드 압력셀을 사용한 메가바 점접촉 분광학기법을 사용하였으며 액체헬륨을 활용한 냉각 듀워를 사용하여 영하 272도 및 강한 자기장에 따른 초전도갭 특성 데이터를 확보하였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전통적인 분석 기법인 BTK 모델을 사용해 초전도갭의 크기와 그 대칭성을 분석하였습니다. 이 결과는 수소 기반 고온초전도체에 적용된 세계 최초 연구방법론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저명 있는 학회에 초청 강연 되었으며 또한 유수한 전문 저널에 투고되어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Q. 연구실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어떻게 활용되나요?

우리 연구실은 기초 학문의 발전과 산업화 응용의 버팀목이 되는 기반기술 획득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양자물질 및 초전도 첨단 과제에 대한 연구는 물질에 대한 기초지식의 폭과 깊이를 심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많은 후속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발표한 ‘자가치료 고엔트로피합금 초전도체’ 연구는 방사선 피폭 상황에서도 스스로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핵발전소,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사용 가능한 대체물질이 될 수 있음을 보고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관련 응용에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Q. 양자물질 초전도 연구센터만의 목표가 있나요?

우리 연구실의 목표는 자연과학 발전의 선도와 글로벌 미래 인재의 양성입니다. 지난 10여 년 극한 환경 연구 기반 시설 구축과 연구방법론의 개발을 통해 세계적 선도 연구 그룹들과 경쟁/협업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첨단 과제에 발 빠르게 대처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선도그룹을 빠르게 추격해서 연구 발전을 도모했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며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일상적인 그런 연구실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미래 대한민국의 과학 발전에 핵심이 될 대학원생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 및 국제 학회의 참석과 발표/토론을 격려하여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이끌어 줄 체계가 정착된 연구실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연구실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연구실 자랑 부탁드립니다.

화목, 성장, 도전의 키워드가 점차 정착되어 가는 것이 우리 연구실의 가장 큰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적 성취가 가장 중요하게 강조되는 요즘 시류와 다르게 연구실 멤버들 사이에 서로 배려하고, 격려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습니다. 출장에 다녀온 멤버들은 출장지 먹거리를 가져와서 같이 공유하고, 생일에는 생일파티를 챙겨주거나 먹을 것을 준비해서 같이 나눠 먹기도 합니다. 이렇게 모두가 함께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자연스레 미소 짓게 합니다.


멤버들 사이 협력을 통한 성장도 아주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첨단 연구인프라에 익숙하지 않은 주니어들에게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세히 설명해 주며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전수합니다. 이를 통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첨단 기술을 활용해 더 멀리, 더 깊게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점차 연구 능력의 성장이 더욱 용이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우리 대학에서 ‘세계와 경쟁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가진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세계 유수 학회에서 초청 강연을 하는 등의 성과를 통해 점차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태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양자물질 초전도 분야 석학이신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의 톰슨 박사님이 연구실을 방문해 세미나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도 연구실 멤버들이 활발한 질문과 토의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연구실이 첨단 연구 주제의 최전선을 최초로 움직일 도전의 자세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가 우리 연구실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물리학과 나아가서는 학교 전체에 확산되는 변화의 단초가 되기를 바랍니다.



Q. 연구실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 있나요? 어떤 학생이 연구실에 오면 좋을까요?

물리를 좋아하는 모든 학생을 환영합니다. 그러나 우리 연구실과 조화롭게 매치가 될 수 있는 학생의 성품이 있다면 다음과 같이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는 연구실의 다른 멤버들을 한 명의 성인으로서 대하는 서로에 대한 존중의 마음입니다. 둘째는 연구의 특성상 첨단 장비의 이용을 종종 하게 되는데,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멤버들 사이에 협업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요소는 연구에 대한 열정입니다. 대학원 과정에서 본인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자신만의 창의적인 발상과 열정을 바탕으로 한 근면한 연구 태도입니다. 위 세 가지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우리 연구실 멤버로서 훌륭히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연구원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자연과학은 대상이 되는 자연을 차분하게 애정을 갖고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동작 원리에 흥미가 있다면 연구원이 될 자격이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혹은 연구재단으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하는 위치에 있을 때 우리는 종종 연구 결과에 주안점을 두곤 합니다. 그러나 물질 안의 나노 영역인 양자 세계에 돌아다니고 있는 전자(electron)의 움직임과 그들 사이의 협업 등에 감탄을 느끼고, 더 나아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올바른 과학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자연과의 대화에 흥미가 있고 친해지려는 노력을 기울일 열정이 있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 보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 연구실 홈페이지: http://cqms.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