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공학부
다기능유연소자연구실

  • 401호
  • 기사입력 2018.08.16
  • 취재 김성현 기자
  • 편집 한휘연 기자
  • 조회수 10336

‘암’은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매우 친숙한 병이다. 우리나라 암 발생자 수는 2015년 기준으로 21만 4,701명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통계청에서 조사한 최근 주요 사망원인 별 사망률 변화에서는 2009년부터 2016년 까지 모두 각종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인구 10만명 당 150명 내외로 1위를 차지하였다. 이렇듯 우리 삶에 암은 매우 친숙한 존재이며 동시에 매우 위험한 사망 요인이다. 그 중 식도암은 세계 암 사망률 6위를 기록할 정도로 매우 치명적인 질병이다. 우리 학교 화학공학부의 다기능유연소자연구실(김태일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식도암 세포의 재협착을 막고 항암 치료에 효과적인 식도암 스텐트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실탐방에서는 식도 협착을 유발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식도암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인 다기능 식도암 스텐트 개발에 참여한 김종욱, 이소리 연구원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Interviewee: 김종욱 연구원 (석박사통합과정, 화학공학과 다기능유연소자연구실), 이소리 연구원 (화학공학과 석사, 현 삼성전자)


Q.식도암 재발을 방지하는 스텐트 개발에 성공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어떤 기술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개발한 다기능 식도암 스텐트는 환자의 생존율이 매우 낮다고 알려진 식도암을 치료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지닐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속 니티놀 소재로 제작된 기존 식도암 스텐트가 가지고 있는 여러 한계점을 개선해 식도암 치료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니티놀은 스텐트를 제작할 때 주로 사용되는 형상기억합금입니다. 저희는 이 표면에 광경화성 고분자를 코팅하고, 부분적으로 이를 경화시킨 이후에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리액티브 이온 애칭(Reactive Ion Etching)이라는 건식 식각 공정을 통하여 경화되지 않은 올리고머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스텐트 표면에 ‘나노 터프 (nano-turf)’라는 구조체를 제작하였습니다. 이 나노 구조체는 높은 종횡비를 가지며 다공성(고체가 내부 또는 표면에 작은 빈틈을 많이 가진 상태)인 구조체가 만들어지면서 쉽게 약물을 담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담지된 약물 표면에 금을 나노미터 수준으로 증착시켜 광열 기능을 가지도록 만들면, 약물 방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세포의 광열 치료효과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 연구팀은 항암약물요법과 광열치료효과를 동시에 진행해 식도암세포를 시너지효과를 통해 효율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는 다기능 식도암 스텐트를 개발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스텐트 기술이 식도암 환자에게 가져오는 효과가 궁금합니다.


식도암환자들은 식도내강이 좁아져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연하곤란)을 겪게 됩니다. 따라서, 스텐트를 삽입하여 식도의 공간을 확보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존 식도암 스텐트의 경우 표면에 식도암조직이 재협착 (restenosis) 되기 쉬워, 재협착 후 다시 스텐트 삽입을 시행하여야 하며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스텐트 표면에 나노 터프 구조를 형성시키면, 높은 종횡비의 나노 구조체 효과로 인해 식도암 세포가 표면에 흡착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지므로 기존 스텐트의 가장 큰 문제점인 암세포의 재협착을 최소화 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암세포의 재협착 최소화, 약물 및 광열 치료의 시너지를 통해 식도암 스텐트의 암세포 치료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습니다.


Q. 해당 기술 개발로 인해 관련 사업이나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현재 저희가 개발한 스텐트 기술로 여러 업체와 활용 방안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인간의 실생활이 늘어나면서 본 스텐트를 만드는 기술을 다른 생체집적소자로 적용하는 연구를 계속진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술은 이미 국내외 특허 기술로 등록이 되어 있어 다양한 기술로 적용가능 하다고 생각됩니다.


Q. 해당 스텐트 기술이 여러 기술에 응용되어 활용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해당 기술이 다른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희 연구실은 스텐트 개발 이후, 특히 나노 터프 구조로부터 유도된 광열효과를 활용한 여러 후속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텐트 외 다른 바이오 의료기기에도 적용하고 있으며, 가시광선 영역대부터 적외선 영역 이상까지 매우 넓은 파장대를 흡수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태양광을 이용한 에너지 소자 분야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온도 상승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재료를 선택하여, 외부 빛에 기계적인 변형이 가능한 유연소자 연구도 진행중에 있습니다.


Q.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단 정영미 박사님, 화학키노믹스연구센터 이지연 박사님, 그리고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다기능유연소자연구실까지 여러 연구진들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셨는데, 진행 과정에서 팀워크는 어땠는지, 어떤 부분에서 특히 교류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다기능 식도암 스텐트 구조의 최적화, 생체 내 연구 및 이론적인 해석까지 여러 연구진들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이루어 낸 성과인 것 같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스텐트 표면의 나노 구조체를 제작 및 세포 흡착에 불리한 최적화된 구조를 찾아내었고, 약물을 담지한 스텐트의 약물 방출 및 광열 효과를 측정을 하는 부분을 담당했습니다. 정영미 박사님과 이지연 박사님께서는 제작한 다기능 식도암 스텐트를 삽입할 수 있도록, 실제 식도암세포 환경을 만들어 주셨고 식도암세포의 재협착 방지 효과를 확인해주셨습니다. 제작된 스텐트가 대략 직경이 1cm 가량 되는데, 이를 실제로 쥐 식도 내로 삽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실제 사람 내에 있는 식도암세포(OE33 세포)가 분포된 식도관을 모사한 인공 콜라겐 튜브를 제작하였고, 스텐트를 그 내부에 위치시켜 쥐 등 피하 부분에 삽입하여 식도암세포의 치료효과를 관찰하는데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나노 터프 구조의 광열효과에 대한 이론적인 시뮬레이션을 한국과학기술원 나노포토닉스 연구센터의 권석준 박사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Q. 평소 다기능유연소자연구실에서는 어떤 주제의 연구를 다루셨는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다기능유연소자연구실에서는 크게 세 가지 연구 분야로 나누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반도체 공정을 이용하여 마이크로 LED, 트랜지스터, 전기화학센서 등 고성능의 마이크로/나노 사이즈의 전자소자를 구현하고, 스텐트와 같은 바이오 의료기기에 집적하여 생체 삽입형 전자소자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저희 연구실이 주로 연구하고 있는 것은 ‘생체모방 연구를 기반으로 한 웨어러블 소자’ 입니다. 거미의 감각기관을 모사한 세계 최고 민감도의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했으며, 이를 이용한 음성인식, 인공고막 등의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성능 소자의 기판 소재와 관련된 연구입니다. 전자소자 수명을 늘리기 위한 방열기판 연구 및 생체 내에 소자를 삽입했을 때, 소자가 체내에서 자연스럽게 녹아 없어질 수 있는 생체 친화성 기판 소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특히 다루고 싶은 연구 주제나 향후 계획 중에 있는 연구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무선 구동이 가능한 생체집적 전자소자(Bio-integrated electronics)를 개발하여 생체 내 신호를 측정하고, 생체 데이터를 받아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피드백(치료 및 진단)이 가능한 능동 소자를 연구하는 계획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스텐트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연구 주제가 평소 화공과에서 접하기에 생소했던 바이오관련 실험이었기 때문에 공부할 것이 정말 많았고, 생체동물 실험을 위해 반드시 공동연구가 필요했던 것이 주요 어려웠던 점들이라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특히 실험적으로는 미세한 나노 구조를 직경 1 mm보다 작은 stent 라는 3D 재료에 균일하게 구현하기 위한 공정을 최적화 하는 점이 가장 어려웠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연구실 동료들의 많은 조언과 협력 연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주신 교수님, 박사님들 덕분에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Q. 우리 연구실에서 대기업으로 취업했을 때 좋은 점은?


저희 연구실은 주로 반도체공정 (식각, 포토리소그래피, 증착 등)을 응용하여 생체에 삽입하거나 부착하는 바이오 재료(혹은 소자)를 만드는 연구실입니다. 그렇기에 수업시간에 이론으로만 익혔던 반도체공정을 보다 실질적으로 이해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주로 했던 연구결과들은 주로 바이오 관련된 어플리케이션을 제안하는 내용이므로 화공과에서 주로 가는 회사(화학관련, 전자관련 기업 등)에서 요구하는 것들과는 딱 겹치진 않았습니다만, 연구 과정에서 고분자를 합성하거나 반도체 공정을 운용했던 경험들이 기업에 어필하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됐던 거 같습니다. 연구실과 기업은 업무나 성격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많지만, 제가 연구실에서 협업을 했던 일이나 반도체 공정을 공부했던 것들이 현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보다 잘 이해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된 거 같습니다.


Q. 다기능유연소자연구실을 목표로 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희 연구실에는 화학공학 전공만 아닌 기계, 전자전기, 신소재 공학 등의 다양한 전공을 가진 멤버들이 각각 조금씩 다른 분야의 연구 주제를 다루고 있어, 진행중인 연구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교수님과 활발히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특히, 랩 세미나에서 여러 연구에 대한 발표를 들어보면 실제 학회에 온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대학원생으로서 독립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다기능유연소자연구실 멤버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연구활동 외에도 연구실에서 함께 생활하는 연구실 멤버들과 졸업생들이 함께 어울려 놀고 운동할 수 있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사님과 교수님께서 연구실 안전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안전한 환경에서 실험하고 있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연구실 멤버들이 진행하는 연구에서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고, 앞으로 함께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