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에 뜨끈한 카레를 얹어서 푹푹 떠먹고 싶은 날이 있다. 아마 ‘카레’라고 한다면 보통 노란 빛깔의 카레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나라별로 조금씩 카레의 모습이 다르다는 사실. 이번 킹고복덕방에서는 일본식 카레 맛집, ‘인도 이웃’을 소개해볼까 한다.

 인도에서 카레란 각종 재료에 다양한 향신료를 넣은 국물 또는 소스 요리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가 보통 떠올리는 노란색 카레와는 달리 인도식 카레는 국물의 점도가 매우 낮다. 또한 다양한 종류가 아닌 한두 가지 정도의 재료만 곁들이고 특정한 재료를 바탕으로 해서 이름을 짓는다. 인도에서는 카레를 인도식 쌀밥과 먹기도 하지만 인도식 빵인 난, 로띠 등과 먹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메이지 유신 무렵, 군대식사로 카레가 보급되었다. 당시 밥 위에 건더기와 카레를 얹어 먹는 요리인 카레라이스가 만들어졌는데 이가 일본식 카레의 시초가 된다. 카레라이스는 카레 가루에 밀가루를 볶아낸 루를 섞어 걸쭉하게 만든 갈색 빛의 소스에 고기나 감자, 당근, 양파 등을 섞어 끓여낸 후 밥 위에 얹어 먹는 음식이다.

 한국에서 우리가 주로 먹는 노란 빛깔의 카레는 인스턴트 카레가루로, 몇몇 향신료와 밀가루, 소금, 설탕 등 조미료를 섞어서 분말 형태로 만든다. 점도는 일본식 카레와 비슷하나 다른 카레에 비해 강황의 비중이 크고, 치자나무 열매에서 뽑아낸 식용 색소와 조합하여 전체적으로 노란색에 가까운 색을 띈다.

 가게 이름이 ‘인도 이웃’이라고 해서 인도식 카레를 판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곳에서는 정통 일본식 카레라이스를 판다. 오직 카레라이스만을 팔기도 하고 카레에 여러 종류의 튀김을 얹어서 팔기도 한다. 가격은 5,500원에서 9,000원 사이로 다양하다. 다양한 메뉴 중 ‘돈까스 카레(7,000원)’, ‘새우까스 카레(8,000원)’, ‘훈제치킨 카레(7,000원)’를 먹어보았다.

 돈까스 카레는 동그란 그릇에 갈색빛깔의 카레 반, 쌀밥 반 그리고 바삭한 돈까스 두 점이 함께 나온다. 카레는 우리가 평소 먹던 노란 빛깔의 카레와 달리 갈색 빛을 띤다. 보통 우리가 아는 ‘카레라이스’보다는 ‘하이라이스’의 느낌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노란 카레와 큰 맛 차이는 없다. 단, 약간 매콤한 맛이 감도니 참고하길 바란다. 카레 안에 든 채소들도 보통 우리가 먹는 카레와는 조금 다르다. 양파, 당근, 호박, 고기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있는 보통의 카레와 달리 오직 느타리버섯, 새송이버섯, 양파만 들어있다. 양파는 카레에 단맛을 더해주며 버섯의 쫄깃한 식감은 카레를 먹는 맛을 돋우어 준다. 함께 나온 돈까스는 그다지 크지 않다. 크기를 보고 약간 실망할 수도 있지만 카레라이스 한 그릇과 먹기에 부족한 양은 아니다. 매우 바삭바삭했으며 고기는 적당히 도톰했다.

 새우까스 카레는 타원형의 그릇에 카레 반, 쌀밥 반 그리고 새우튀김 세 점이 함께 나온다. 새우튀김은 그릇의 반을 덮을 정도로 큼직큼직하다. 안에 든 새우도 탱글탱글하니 카레와 함께 먹으면 씹는 맛을 더해준다. 다만 튀긴 음식이다 보니 계속 먹다보면 조금 느끼한 감이 있다. 카레 자체는 돈까스 카레와 동일한 맛이었다.

 훈제치킨 카레는 앞의 카레들과 달리 튀김과 함께 나오는 것이 아닌 오직 카레와 밥만이 나온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카레라이스를 떠올리면 될 것 같다. 튀김의 느끼함이 싫은 사람은 이 메뉴를 시키면 될 듯하다. 카레 맛은 위의 두 카레들과 동일하나 안에 훈제 치킨이 들어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훈제 치킨 특유의 향이나 맛이 난다기 보다는 일반 닭가슴살 같은 느낌이다.

 인도 이웃은 소나무길에서 봉추찜닭 골목으로 쭉 들어가면 나온다. 나무로 된 건물에 담쟁이 덩굴이 감싸고 있어 어쩌면 쉽게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쳤을 수도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 부터 오후 10시까지이며 매달 첫째, 셋째 주 수요일은 휴무일이라고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일본 음식하면 일반적으로 라멘, 초밥 등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카레라이스도 그들 못지않게 유명하고 인기 있는 음식 중 하나이다. 이번 주, 인도 이웃에서 색다른 일본의 맛을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