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들의 영혼이 모여 있는 곳, 종묘

  • 450호
  • 기사입력 2020.08.27
  • 취재 고병무 기자
  • 편집 김유진 기자
  • 조회수 5725

조선 왕조 500년 동안 20명이 넘는 왕들이 있었다. 조선을 세운 태조부터 조선 역사의 마지막을 찍은 순종까지 총 27명의 왕이 조선을 이끌었다. 조선시대 왕들의 신주를 모신 곳이 성균관대학교 근처에 있는데, 다들 한번쯤 들어봤을 종묘이다. 사실 종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종묘제례악이 아닐까 싶다.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한국의 음악으로 종묘제례악이 나와서 그럴 것이다. 그 음악이 바로 이 곳, 종묘에서 연주되었다는 것이다. 오늘 <킹고복덕방>에서는 조선의 궁궐에 이어 종묘를 다녀왔다.

*종묘의 역사와 상세 내용은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종묘관리소를 참고하였습니다.

*본 기사 사진의 출처는 문화재청과 종묘관리소에 있습니다.


종묘의 경우, 앞서 킹고복덕방이 다녀왔던 4대 궁궐과는 다르게 해설사를 포함한 단체관람만이 허용된다. 문화재 해설의 경우, 언어권별로 제공하고 있으니 외국친구들이 한국에 놀러 왔을 때 한번쯤 데리고 가서 소개해도 좋을 것이다. 단,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과 매주 토요일은 자유관람이 가능하다.


현재(20.08.21기준) 다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기존의 홈페이지 예약은 잠정 중단되었고, 회당 선착순 30명에 한해 현장 발권으로 관람이 이루어지니 참고해서 다녀오길 바란다. 관람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위의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종묘관리소에 접속하면 확인할 수 있다. 만 24세까지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니까 상황이 나아지면 나들이 겸 한번씩 들러 보는 것도 좋다.


# 외대문


                                            ▲하마비 사진                                                                          ▲외대문 사진  

말을 타고 가는 자는 반드시 내려야 한다. 

종묘에 도착하면 먼저 외대문이라는 정문이 보인다. 아직 정문을 들어가지 말고, 밖을 한번 살펴보자. 밖에 보면 오래된 비석이 하나 서있다. 만들어 진지 오래되어 글씨가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한자가 써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하마비다. 사실 성균관대학교 학생에게 하마비는 낯설지 않은 비석이다. 바로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정문에도 하마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하마비도 확인했으니, 본격적으로 들어가보자.


# 망묘루

▲ 망묘루 사진

선왕을 그리워하다.

외대문을 통해 종묘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망묘루다. 이곳은 주로 종묘에 임금이 왔을 때 머물렀던 곳으로, 누마루로 지어져 있다. 임금이 이 곳에서 종묘를 바라보면서 선대왕들을 추모했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망묘루는 누마루로 되어있는 곳이다. 누마루는 마루보다 다락처럼 높고 세면이 개방 되어있어 난간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곳 역시 비슷한 구조를 띄고 있다. 특히 자연경관이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고, 난간도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서 유심히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 공신당


▲ 공신당 사진

다음으로 가볼 곳은 공신당이다. 종묘라는 건축물이 간단히 말하면 위인들의 위패를 모신 곳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이곳에는 왕을 비롯한 왕을 도왔던 공신들의 위패도 모셔져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신당의 칸수가 늘어났는데, 창건 당시에는 5칸에 불과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정전이 증축됨에 따라 공신당 역시 증축되어 현재는 16칸으로 되어있다.

▲ 공신당 내부 

왕이 승하하고 삼년상을 치르면 왕의 신주가 정전에 모셔지는데, 이때 후대 신하들이 그 왕을 모셨던 신하들을 평가하고 그중에서 가장 공이 높은 신하가 공신당에 모셔졌다. 다만 정전에 모셔진 왕이 불천위 되지 못하면, 즉 신주를 땅에 묻지 않고 사당에 영구적으로 두면서 제사를 지내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공신의 위패 또한 공신당에서 나와 후손들에게 전해졌다고 한다.


# 정전

▲정전 사진

지난 킹고복덕방에서 궁궐들을 다녀왔을 때, -정전이라는 말이 붙은 건물은 대개 가장 중요한 건물이었다. 예를 들면 경복궁의 근정전이 있다. 종묘 역시 핵심이 되는 건물 이름이 정전이다. 가장 핵심이면서 중요한 건물인만큼 매우 크다. 신위를 모신 신실인 감실이 열 아홉 칸, 신실 양 옆으로 협실이 두 칸씩 있으며, 협실의 양 끝에서 직각으로 꺾여 나온 동∙서월랑이 각각 다섯 칸으로 구성 되어있다.

정전에는 죽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곳으로, 신실 제일 안쪽에는 조상신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신주가 있고, 그 앞에는 제사를 지내게끔 만들어 놓은 공간이 있으며, 양 옆으로는 신실을 구분하는 주렴이 달려있다. 정전 앞에는 넓은 월대가 조성되었는데, 동서 109m, 남북 69m나 되는 크기다. 월대 가운데에는 신실로 통하는 긴 신로가 남북으로 나 있고, 북쪽 끝에 상월대와 기단이 설치되어있다.


#영녕전

▲ 영녕전 사진

다음은 영녕전이다. 사실 겉모습만 봤을 때는 정전보다는 조금 작지만 비슷한 구조이다. 영녕전에 모셔지는 신주는 주로 제사를 지낼 왕의 대수가 지난 조상의 것이었으며, 먼 조상이나 정전에 모시지 않아도 되는 신주를 따로 모시기 위해 지어진 건물이다. 정전에 신주를 모신 지 4대가 지나고 후대 신하들로부터 불천위로 모셔지지 못하면, 영녕전으로 옮겨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