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따뜻하게 보내는 방법

연말을 따뜻하게 보내는 방법

  • 362호
  • 기사입력 2016.12.23
  • 취재 이종윤 기자
  • 편집 최재영 기자
  • 조회수 7276

연말이 다가오면서 추위가 한껏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추워지는 날씨에 불안정한 시국까지 겹치며 우리의 마음은 꽁꽁 얼어붙기만 한다. 옷깃을 여며도 춥기만 한 요즘, 자선만큼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이 또 있을까. 이번 킹고 스타일에서는 간단한 참여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학교 근처 빅이슈와 구세군 자선냄비를 다루었다.


평일 오후 4시에서 10시 사이 혜화역 4번 출구에 가면 빨간 옷을 입고 웃는 얼굴로 행인들을 반기는 빅이슈 판매원을 만날 수 있다. 빅이슈는 재능기부자들의 참여로 만들어져 격주로 발행되는 대중문화 잡지이다.

빅이슈를 특별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잡지가 홈리스의 경제적인 자립을 돕기 때문이다. 홈리스란 노숙인을 포함한 주거 취약 계층을 이르는데, 권당 판매액의 50%가 이 빅이슈를 판매하는 홈리스에게 주어진다. 스스로 판매원이 되고자 결정을 내린 홈리스는 일정한 교육을 이수한 뒤 2주간의 임시 판매원 기간을 거쳐 정식 빅이슈 판매원이 될 수 있다. 그 후 6개월 이상 꾸준히 빅이슈를 판매하고 저축하면 임대주택 입주 자격을 얻게 된다. 2016년 1월까지 빅이슈 판매원을 포함한 홈리스 인식 개선 사업의 수혜자들 90여명이 임대주택에 입주했고, 20여명의 빅이슈 판매원이 빅이슈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했다고 한다.

빅이슈를 판매하는 것은 자신이 홈리스라는 것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과 같다. 빅이슈를 판매하겠다는 용기있는 선택을 통해 홈리스들은 경제적 자립은 물론이고 정신적 자립 또한 이루는 것이다. 홈리스에게는 경제적 자립을, 사회에는 홈리스의 가능성을, 시장에는 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다는 목적에 걸맞은 활동이 현재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빅이슈의 역사는 1991년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회구조로 인한 빈곤문제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타개하고자 시작된 빅이슈는 현재 무려 10개국에서 14종이 발행되고 있다. 빅이슈 코리아는 2010년 7월 5일 노숙인봉사단체 '거리의 천사들'에서 시작된 사회적 기업으로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로 창립된 것이라고 한다. 서울시와 지자체,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 등과의 협력으로 빅이슈는 지하철 역 앞과 거리에서 판매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빅이슈 코리아는 이 밖에도 서울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의 기관과 ‘홈리스 인식 개선 사업’ 파트너십을 맺고 홈리스밴드, 홈리스발레단, 홈리스합창단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빅이슈를 포함한 일련의 사업들은 시민과 홈리스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내고 있다.

빅이슈는 제작에서 구매까지 다양하게 참여해 볼 수 있다. 우선 가장 쉬운 참여 방법은 빅이슈를 구매하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평일 오후 4시에서 10시 사이 혜화역 4번 출구에서 5,000원이라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빅이슈를 구매할 수 있다. Life, Fashion, Product 등 다양한 섹션 아래 구성된 알찬 내용에 빅이슈 판매원이 정성스레 쓴 자필 편지까지 받아 볼 수 있다. 매번 가서 구매하는 것이 힘들다면 정기 구독 신청을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잡지가 판매되는 서울, 대전, 부산을 제외한 지역의 독자들은 정기 구독을 통해 잡지를 만나고 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빅이슈 판매원들을 돕고 싶다면 빅이슈 판매 도우미, ‘빅돔’을 신청해보아도 좋다. 빅돔 활동 신청을 한 후 교육을 거치면 빅이슈 판매원을 도와 같이 판매 활동을 할 수 있다. 빅이슈 잡지 제작에 힘을 보태는 것도 가능하다. 취재, 디자인, 일러스트 등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해 참여의 폭이 넓다. 이 외에도 임대주택 입주자를 위해 중고 물품을 기부할 수도 있으니 홈리스를 도울 수 있는 여러 길은 열려있다. 위의 활동들은 모두 빅이슈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소리가 있으니 바로 구세군 자선냄비의 종소리이다. 그 반가운 소리를 올해도 혜화역 내에서 만날 수 있다.

구세군은 1865년 영국 런던에서 윌리엄 부스에 의해 창립되었다. 산업혁명 후기 영국에 실업자와 빈민들이 넘쳐나자 윌리엄 부스가 이들을 돕기 위해 벌인 운동이 구세군의 효시가 되었다고 한다. 1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구세군은 124개국에서 국제적으로 나눔과 돌봄을 실천하고 있다. 구세군이 한국에 정착한 것은 1908년으로, 아동보호시설인 혜천원, 윤락여성을 위한 여자관, 학교 등을 설립하며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구세군 자선냄비는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구세군 사관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1928년 12월 15일 한국 구세군이 서울에서 처음 자선냄비를 시작하면서 냄비를 통한 따뜻한 기부는 약 90년이 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이어져왔다.

빅이슈가 홈리스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었다면 구세군 자선냄비는 보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기초생계, 건강증진, 환경개선, 역량 강화라는 네 가지 지향점을 바탕으로 사회 소외계층 7대 주요 대상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이다. 구체적으로 아동·청소년, 노인·장애인, 여성·다문화, 위기가정, 사회적소수자, 지역사회역량강화, 북한 및 해외에서 거리 모금을 비롯한 물품후원 등의 도움을 받는다. 자세한 사용처와 금액은 구세군 자선냄비 본부 홈페이지의 투명성 메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구세군 자선냄비에 참여할 방법은 다양하다. 혜화역 내 1번 출구와 4번 출구 사이 빨간 냄비와 자원봉사자가 자리하고 있으니 가서 모금에 참여하면 된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온라인으로도 모금에 참여할 수 있다. 희망하는 나눔사업을 선택하여 정기후원을 신청하거나 물품 후원을 신청할 수 있다. 구세군은 일시후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스타 쉐어박스’라는 특별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 기간인 12월 한 달간 온라인 기부에 만 원 이상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스타의 애장품을 선물해 주는 것이다. 이번 년도에는 김연아, 변요한, 한효주, 지진희, 빅스, 서강준을 비롯한 많은 스타의 참여가 잇따랐다.

직접 거리 모금을 해 보고 싶다면 거리모금 자원봉사 신청을 통해 가능하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2016년 단장을 거쳐 'RED SHIELD' 라는 이름의 봉사단을 창단했는데, 자선냄비 자원봉사를 통해 봉사단과 함께 할 수 있다. 1차 모집기간은 끝났으나 2차 모집기간과 활동기간이 31일까지이니 관심 있다면 서둘러야 한다. 광화문 일대와 청계천, 시청역과 덕수궁을 중심으로 봉사 신청을 받으니 이 점도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오늘은 학교 근처 빅이슈와 구세군 자선냄비를 소개했다. 베풀면서 따뜻한 연말을 보내는 것이 진정한 킹고인의 스타일이 아닐까 생각하며 2016년의 킹고스타일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