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겨울, 롱패딩의 습격

  • 386호
  • 기사입력 2017.12.26
  • 취재 백승지 기자
  • 편집 주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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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바람에 두 뺨이 얼얼할 정도로 추운 겨울이 다가왔다. 올겨울의 패션 트렌드는 ‘무릎 아래까지 따뜻하게 덮어주는 롱패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예년보다 더 추워진 날씨 탓으로 보인다. 주위를 둘러보면 저마다 긴 점퍼를 입은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안 입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입은 사람은 없다는 올겨울 최고의 패션 아이템, 롱패딩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자.


올겨울은 예년보다 한파가 일찍 시작되면서 영하의 기온을 웃도는 날씨가 이어졌다. 북극 한파에 영향을 받으며 혹한의 추위가 시작되었고, 사람들은 재빠르게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따뜻한 아우터에 관심을 보였다. 이러한 날씨 때문에 겨울 아우터 브랜드는 롱패딩을 출시하며 올해 겨울의 주력 아이템으로 삼았다.

날씨와 더불어 평창 올림픽 롱패딩이 순식간에 품절되면서 롱패딩의 인기가 증명됐다. 2018년 평창 올림픽이 개최되면서 공식 라이선스 상품으로 '평창 롱패딩'이 출시되었다. 15만원 정도의 합리적인 가격과 거위털로 채워진 뛰어난 보온성으로 출시되자마자 바로 매진됐다. 살아 있는 거위를 학대해서 털을 채취한 방식이 아닌 RDS(Responsible Down Standard)인증을 받은 패딩으로 동물 보호에 앞장서는 좋은 취지도 담고 있다. 등과 팔에 ‘Passion Connected' 하나된 열정이라는 뜻의 슬로건이 적혀 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과 가성비 좋은 패딩으로 인기를 끌었다.




올겨울, 롱패딩이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매력을 세 가지로 추려보았다.

첫째, 엄청난 보온성이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기장은 기존에 엉덩이까지만 덮어주는 패딩에 비해 종아리까지 따뜻하게 덮어주어 따뜻함을 보장한다. 보온 정도는 오리털이나 거위털 같은 내장된 충전재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기존 겨울철 아우터로 코트나 짧은 기장의 패딩을 입었던 사람들이 한 번 롱패딩을 입으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고 한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길이감과 따뜻한 기능성 소재로 롱패딩은 따뜻함을 보장한다.

두 번째,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다. 소위 ‘등골 브레이커’로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할 정도로 비싼 상품을 일컫는 말이 겨울철만 되면 유행이었다. 겨울 아우터는 기능성이 중시되어 비싼 브랜드 사이에서 내놓은 상품들이 높은 가격으로 출시된다. 몇 년 전까지 유행하던 노스페이스 브랜드의 패딩이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며 25만원에서 100만원 사이로 원조 등골 브레이커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롱패딩은 가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으로 출시되었다. 물론, 고가의 브랜드나 훌륭한 기능성 소재는 가격이 비싸다. 그러나 롱패딩은 유니클로에서 여성 16만 9천원, 남성 19만 9천원에 판매되고 있고, 다양한 SPA브랜드에서도 10만원 대의 롱패딩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 등골 브레이커라 불렸던 겨울철 패딩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



세 번째로, 어느 옷에나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무난한 검정색 패딩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기는 하지만, 다양한 디자인과 색깔로 저마다의 독창성을 내세우는 사람들도 있다. 롱패딩이 자부하는 마지막 매력은 긴 기장감으로 안에 입은 옷을 가려주어 부담 없이 걸치기 좋다는 점이다. 롱패딩 안에 어떤 옷을 입든 패션에 신경을 잘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롱패딩의 가림막 역할은 고마울 것이다. 안에 어떤 옷이든 대부분 롱패딩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디자인으로서의 매력이 돋보인다.



우리 학교에서도 각 과에서 단체로 맞춘 롱패딩과 돕바를 입은 학우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롱패딩은 올겨울 한파 속에서 매일 학교에 나오는 학우들이 부담 없이 입기 좋다. 동아리나 단과대학에서 과잠바에 이어 단체를 드러내는 다양한 문구나 성대 은행잎이 크게 그려져 있는 로고 등을 넣어 롱패딩과 돕바를 제작했다. 각자의 특별함을 나타낼 수도 있고, 따뜻한 보온성이 보장되는 롱패딩은 많은 학우들의 인기를 모았다.



여기서 필자는 궁금한 것이 생겼다. 어는 순간부터 많이 사용되는, 롱패딩을 대신하는 말인 ‘돕바’는 언제 사용됐을까. 조사 결과, 돕바는 일본어가 변질되어 굳어진 말이었다. 이를 일본어로 쓰면 ‘トッパ‘인데, 순화어인 반코트 또는 토퍼를 사용하는 게 올바르다. 영어에서도 이 단어의 근원이 있는데 토퍼(TOPPER) 말 그대로 외투를 의미하는 단어다. 영어 단어와 일본 단어가 서로 변질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그와 비슷하게 발음되는 ‘돕바’라는 단어로 굳어진 것이다.

10대들 사이에서도 교복 위에 검정색 롱패딩을 입고 다니는 것이 유행하며 다양한 연령층에서 많이 사랑받고 있다. 올 겨울 따뜻하게 보내고 싶다면 롱패딩 하나쯤은 준비해보는 게 어떨까. 다양한 매력으로 사랑 받는 롱패딩과 함께 추운 겨울을 잘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