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수학 연구소 <br>- 세계 7대 난제의 탄생

클레이 수학 연구소
- 세계 7대 난제의 탄생

  • 317호
  • 기사입력 2015.02.11
  • 취재 김나현 기자
  • 편집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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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5월 24일, 파리의 꼴레쥬 드 프랑스에서는 새천년을 맞이한 새로운 발표회가 열렸다. 500여명의 저명한 수학자들과 과학자들이 참석하였으며, 이윽고 클레이 수학 연구소(The Clay Mathematics Institute)는 7개의 ‘밀레니엄 문제’들을 선포했다. 문제에 걸린 금액은 개당 $1,000,000, 한화로 약 10억9,200만원에 해당할 정도로 아주 큰 규모이다. 거액의 포상금이 걸린 수학 ‘난제’의 등장으로 수학계는 물론 세계적으로 뜨거운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1900년, 수학자 힐베르트가 세계 수학자 회의(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에서 20세기에 풀어야 할 난제들을 제안한지 꼭 100주년을 맞았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학계에서는 이미 밀레니엄 문제들을 풀기 위해 연구에 매진 중인 학자들이 많으며, 대중들도 소위 ‘7대 수학 난제’라고 불리는 것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그들을 선정한 클레이 수학 연구소(이하 CMI)는 정확히 어떤 기관이며, 주요 사업이 무엇인가 등에 대한 정보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클레이 수학 연구소는 1998년 9월 사업가 랜던 T. 클레이와 그의 아내 라비니아 D. 클레이가 기부를 통해 설립한 비영리 단체이다. 랜던 클레이는 오랜 시간동안 뮤추얼-펀드 회사 ‘이튼 반스(Eaton Vance)’의 경영 간부이자 회장을 역임해왔을 정도로, 수완 좋은 보스턴 출신 사업가였다. 평소 일반 사업뿐만 아니라 과학에 기초한 벤처 펀딩에도 관심을 쏟고 있었던 그는 남다른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인간의 문명과 복지는 과학과 수학의 공헌을 받아 발전했기에,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학의 발전에 아낌없는 지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CMI의 설립이념이자 목표는 그의 믿음과 일맥상통한다. 또 한 명의 설립자 아서 재피(Arthur Jaffe)는 설립과 함께 초대 CMI 법인대표를 지내게 된다.

클레이 수학 연구소는 메사추세츠주의 케임브리지 지방에 자리한다. 케임브리지 지방은 예부터 하버드대학교와 MIT등 유수의 대학들이 명망을 떨쳐 온 곳이다. 설립부터 두 명의 하버드 대학 인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CMI는 그 어떤 대학교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독립적인 비영리 단체이다. 여기에 더해 CMI는 이름에 연구소를 표방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사설 자선단체 재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기관들보다 연구 성과에 대해 더 빨리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이는 점이다. 보통의 연구소는 방문자들이 찾아오고 회담을 개최하는 일종의 장소의 역할을 하지만, 클레이 수학 연구소는 수학자들이 연구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재정을 뒷받침해주고, 수학에 관련된 프로젝트를 후원해주는 성격의 사업을 중심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클레이 수학 연구소는 3가지 큰 부서로 운영되고 있다. 첫 번째는 수학자들의 추천과 재정적인 책무 등을 맡는 경영진(Board of Directors), 두 번째는 지명된 사람들의 심사와 사안의 동의를 맡는 과학자문위원회(The Scientific Advisory Board) 그리고 세 번째, 법인의 대표(President)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클레이 수학 연구소에서 내건 가장 거대한 기치는 “수학지식을 확장시키고, 퍼뜨리는 것”이다. 세부적인 목표는 다음과 같다.

-수학(Mathematics)의 영역에서 나온 새로운 발견에 대해 수학자들과 다른 과학자들을 교육시키는 것
-수학에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아이들이 수학 관련 진로로 나아가게 장려하는 것
-수학연구에서 나온 비범한 성과물이나 진보에 대해서 인정하는 것


랜던 T. 클레이가 가졌던 수학과 과학에 대한 믿음이 지금 클레이 수학 연구소가 내건 목표의 모태가 된 것이다. 또한 이들은 수학 학계의 성과를 위한 후원뿐만 아니라 수학과 생소한 대중들에게도 수학적 이슈가 공공연히 다뤄지는 것도 목표로 삼고 있다. 그야말로 충실하게 수학 지식의 파급(Dissemination)에 힘쓰는 것이다.
제일 유명한 그들의 사업은 물론 ‘밀레니엄 문제’풀이에 대한 포상이다. 사실 클레이 수학 연구소는 CMI는 기치 아래, 3가지 핵심적이자 중요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첫째, 연구후원(Clay Research Fellowships) 둘째, 여름학교(Clay Research Summerschool), 셋째, 회담(Clay Research Conference)이다. 연구후원 사업은 먼저 ‘과학자문위원회’가 후보자를 약 2~5년간 지켜본 후 매해 후원자를 선정한다. 선발된 후원자는 12개월을 기준으로 지원을 받게 된다. 후원자는 국적이나 거주지의 제한을 받지 않고 다른 연구기관 등에서 일할 수 있다. 여름학교는 매해가 아닌 2년마다 시행되고 있다. 한달 동안 100여명 가량의 우수한 졸업생들과 박사들을 모시고 현 학계에서 연구가 진행 중인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시간을 가진다. 참가함으로써 지적 능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과목에 대한 기본적이고 직관적인 ‘감’을 가지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회담은 전형적으로 경영진들이 회담과 과학자문위원회의 지명자 선발 회담뿐만 아니라 당대 수학적인 약진을 일군 수학자에게 상을 수여하는 시상식을 개최하기도 한다.
The CMI will further the beauty, power and universality of mathematical thought.


P vs NP / 리만 가설 / 양-밀스 이론과 질량 간극 가설 / 내비어-스톡스 방정식 / 버치와 스위너톤-다이어 추측 / 호지 추측 / … 푸앵카레의 추측

밀레니엄 문제들을 선포한 이유는 어떤 의도 때문일까?
1. 새로운 천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수학자들이 고군분투할 정도로 매우 어려워하는 문제들의 존재를 인지시키기 위해
2. 매우 어려운 문제들을 푸는 것의 중요성을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
3. 수학계에 아직도 어렵고 의미 있는 문제들이 넘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 또 다른 지식의 선구자들을 환영하기 위해

총 상금 칠백만불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경악하는 사람들도 많은 만큼 밀레니엄 문제로 인해 클레이 수학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상승시켰다. 상금 뿐만 아니라 난제에 도전해서 풀어냈다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는 과학자, 수학자들도 많다. 이 중 가장 먼저 풀린 문제는 바로 ‘푸앵카레의 추측’이다. 이 난제 자체를 풀었다는 것도 충분히 떠들썩한 이슈이지만, 푼 뒤 홀연히 자취를 감춘 기이한 수학자 페렐만의 이야기도 밀레니엄 문제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나머지 6개의 문제들은 언제 풀릴지 모른 채 여전히 똑똑한 수학자들의 뜨거운 관심사로 남아있다.
The CMI will further the beauty, power and universality of mathematical thought.


참조 – www.claymath.org/, American Mathematical Society “Notices of 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