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보복,<br>대한민국 경제는 안전한가?

중국의 사드보복,
대한민국 경제는 안전한가?

  • 367호
  • 기사입력 2017.03.13
  • 취재 김규현 기자
  • 편집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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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보복이 노골적으로 한국을 향하고 있다.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를 지난해 전격적으로 결정하고부터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에 공장을 둔 한국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드라마나 K-Pop과 같은 한류문화 컨텐츠에 대한 제재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지난 2월, 롯데가 사드를 위한 성주 골프장 부지를 정부에 내놓자, 그 이후로는 한국으로의 단체여행을 제재하고 롯데 마트에 대해 불매운동을 진행하는 등 반한(反韓)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무역량 중에서 중국과의 무역은 무려 25%를 차지하며, 미국보다 더 높은 무역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은 전체수출의 약25%, 전체 수입의 21%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관광객들에 의한 면세점 매출은 무려 72%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경제의존도가 어느나라보다 높은 것이 현실이다. 중국이 한국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가한다면 불가피하게 어마어마한 피해가 예상되는 까닭이다.

중국이 거대한 경제력을 이용해 다른 나라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분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때도 중국의 경제보복은 빠지지 않았다. 2012년 9월 일본 정부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 선언 이후, 중국은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과 일본으로의 관광을 제재하고, 현대산업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희토류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던 경력이 있다.

중국과의 통상마찰이라는 위기를 일본은 교역국 다변화, 해외 자원 확보, 산업경쟁력 증진 등의 정책을 통해 경제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았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서는 일본 대중 투자 규모는 2012년 134억7,900만달러에서 센카쿠 분쟁 이후2013년에는 91억400만달러로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일본의 대중국 투자규모는 2014년 103.8억달러에서 2015년 88. 6억달러로 떨어지는 등 센카쿠 열도 분쟁 이전인 2012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대중 무역의존도는 점차 낮아지며, 2013년을 기점으로 일본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다. 중국에 지나치게 편중되어왔던 경제체질을 센카쿠 열도 분쟁을 계기로 개선해낸 것이다.

사드 보복으로 경제적 압박을 죄어오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일본의 위기극복 능력을 벤치마킹해야할 이유이다. 지나친 규제를 완화시켜 기업들에게 투자를 촉진시키고, 농업 및 서비스 분야에서 7~80년대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제조업 혁명과 같이 신기술을 도입하고 적극적으로 R&D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다만 일본의 위기관리 능력이 우리나라에게 무조건 맞다고는 볼 수 없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경제체질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 46%인 반면 일본은 15%전후로, 우리나라의 경제가 과도하게 수출 위주로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출 위주로 경제성장을 이루던 나라에서 수출이 급감하면 경제 성장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일본은 중국에 대한 수출을 줄여가면서, 내수를 확대함으로서 체질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켰지만, 우리나라는 그 조차도 여력이 되지 않는 분위기이다. 내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안정적인 가계와 정치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천정부지로 솟는 가계 부채문제, OECD 국가 중에서도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자영업자 비율, 대학이라는 높은 학력을 가지고도 취업이 힘든 청년실업문제, 갈수록 늙어만가는 한국 사회 등 어려움이 산적해있다. 나아가,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환경 역시 문제점 중 하나이다. 일본은 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아베 신조 총리를 중심으로 한 자민당이 일본을 안정적이게 통치하였으나, 한국의 정치적 여건은 고르지 못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되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황교안 권한대행의 대선출마 여부나 정치권의 개헌 논의 여부처럼 정치적 이슈가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는 언구는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울 때 스스로가 성장한다는 것이다. 가난을 요람삼아 태어났지만 자식들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악착같이 일하며 한강의 기적을 일구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처럼,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장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