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지정학적 불안,<br> 저평가되는 대한민국

계속되는 지정학적 불안,
저평가되는 대한민국

  • 369호
  • 기사입력 2017.04.14
  • 취재 김규현 기자
  • 편집 김규현 기자
  • 조회수 6745

최근 한반도의 정세가 심상치않다. 중국의 국가주석 시진핑과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주 미국 마라라거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두 힘의 세력이 한 곳에 모인것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무역 불균형 해소와 날로만 늘어나는 북한의 핵위협에 관련해서 중국과의 원활한 합의가 이루어질 지 전세계의 모든 눈이 마라라고 리조트를 향했다.

그러나 두 정상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일방적으로 기자단에게 발표하는 회담문 및 합의문이 빠져있었다.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며칠 전, 미국이 중국이 지지하는 시리아 정부군의 비행장을 타격한 것을 놓고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이렇게 첫 번째 트럼프와 시진핑의 만남은 싱겁게 끝났다.

먼저 움직인 것은 미국이었다. 북한의 핵위협과 추가 도발을 방지하기 위해 본래 호주로 가야할 칼빈슨 항공모함이 이례적으로 방향을 바꾸어 한반도 쪽으로 향한것이다. 중국 또한 심각한 안보위기를 인식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지며 북한 압박과 핵위협에 대해 논의했다. 북한 외무성도 이에 질세라 성명을 내며, 미국의 도발이 있을 시 핵전쟁을 각오하라는 으름장을 놓았다. 일본 언론들은 앞다퉈 남북한의 전쟁 가능성을 연일 보도하며, 위기설을 부채질했다.

이와 같은 국제정세의 흐름에서 정작 대한민국은 온데간데 없었다. 오로지 미국과 중국의 힘싸움에 국가의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것이다. 한반도의 운명이 한반도에 사는 국민들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주위 강대국의 입김과 힘줄다리기에 결정되면서 오는 리스크를 지정학적 리스크라 한다. 분단되어 있는 지리적, 정치적 환경으로 인해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외국투자자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기를 꺼려할 수 있다. 지금 상황처럼 한반도에 전쟁징후가 나오고, 실제로 전쟁으로까지 번진다면 국내에 투자했던 자금들을 사실상 돌려받기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를 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성장률도 둔화되고 있고 투자금 전부를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국가에 투자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기업가치를 반영하는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일정 지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많은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지적한다.

이는 결국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친다. 유가시장에 주식을 발행함으로써 자본금을 늘리려 했던 중소기업은 지리학적 요인으로 인해 외국인의 수요가 다른나라에 비해 적어 원하는 자본금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공급여력에 차질을 맺으며, 성장여력을 꺾어버리는 것이다. 많은 중소기업이 이와 같이 피해를 입으니, 대한민국 전체의 경제 역시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결국 평화의 기반위에서 줄일 수 있다. 북한과의 대화가 원만히 이루어지면 전쟁의 위협도 그만큼 줄어들어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