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친구' - 마약보다 더 지독한 조직폭력의 세계

  • 185호
  • 기사입력 2009.08.28
  • 조회수 5015


글 ㅣ 이경권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의료법무전담교수 · 법무법인 조율 변호사

개인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장소들이 유년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곳이라 아련한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드라마에서 고등학교생활 장면의 배경이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여서 나도 모르게 아내에게 "저, 저거 우리 학교다"라고 고함을 치기도 하였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드라마에서도 동수와 준석이 속한 조직폭력배의 이야기가 드라마를 끌어가는 주요한 축이다. 준석이 속한 조직은 부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칠성파, 동수가 속한 조직은 그로부터 쪼개진 신21세기파다. 워낙 유명한 조직들이어서 고시공부할 때 형사소송법 케이스집에 이들 조직의 이름이 나오는 판례를 공부한 적도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장소들이 유년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곳이라 아련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드라마에서 고등학교생활 장면의 배경이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여서 나도 모르게 아내에게 "저, 저거 우리 학교다"라고 고함을 치기도 하였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드라마에서도 동수와 준석이 속한 조직폭력배의 이야기가 드라마를 끌어가는 주요한 축이다. 준석이 속한 조직은 부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칠성파, 동수가 속한 조직은 그로부터 쪼개진 신21세기파다. 워낙 유명한 조직들이어서 고시 공부할 때 형사소송법 케이스 집에 이들 조직의 이름이 나오는 판례를 공부한 적도 있다.

유달리 우리한국 드라마나 영화에는 조직폭력배를 소재로 한 것이 많다. 낭만적으로 표현한 것도 있고 너무 사실적으로 그려 보는 이들을 몸서리치게 한 것도 있다. 사람들은 조직폭력의 세계를 잘 모른다. 도진개진이기는 하나 동기나 선ㆍ후배 검사들을 통해 그들의 적나라한 생활을 듣고 나면 이들을 미화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금지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조직폭력배들은 어떤 죄로 처벌을 받으며 얼마나 처벌을 받을까? 일단 이들이 조직을 구성하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4조 \'이 법에 규정된 범죄를 목적으로 한 단체 또는 집단을 구성하거나 그러한 단체 또는 집단에 가입하거나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자는 수괴의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간부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그 외의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즉 조직원으로 가입만 하더라도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는 것이다.

조직폭력을 전담하는 수사기관에는 대부분 조직의 계보 및 조직원들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검거하여 기소하면 다른 범죄를 전혀 저지르지 않았다 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단체나 집단을 이용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는 각 죄에 정한 형의 1/2을 가중하여 처벌하고, 조직원이 아닌 자가 조직에 자금을 제공하였을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더불어 이러한 조직에 가입할 것을 강요하거나 권유한 자도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한마디로 조직을 만들거나 유지하거나 존속시키기 위하여 인원이나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도 처벌하며 조직을 이용하여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경우에는 1/2까지 형을 가중하여 처벌하는 것이다.

몇 가지 사례를 들면, 조직원이 맹인인 피해자의 오락실을 가로채려고 감금한 후 살해한 경우에 일반적 살인사건에서 5년 내지 10년 정도의 징역형이 내려짐에 반하여 이 경우에는 1심에서 사형, 항소심에서는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또한 조직원들이 다른 조직원을 식칼 등으로 집단 폭행한 사건에서는 징역 3년6월이 내려졌다. 유사한 사례에서 일반인인 경우 2년 내지 2년 6월에 처해지는 것보다는 1년 이상 가중처벌 되었으며, 조직원에 가입한 19세의 미성년자가 망년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후배를 쇠파이프로 때린 사례에서 법원은 1심에서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 6월을 선고하였다. 이처럼 조직원으로 활동하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에는 가중처벌을 받고 조직가입 자체로 처벌을 받기 때문에 철모르고 조직에 가입하면 평생을 후회하게 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이런 사실을 알려 주지 않는다. 재개발 현장에서 부하들이 사람들을 폭행하는 가운데 유유히 걸어가는 동수, 스스로 죄를 뒤집어쓰고 형무소에 가는 동수는 참 멋져 보인다. 이 땅의 남자들이 원하는 남자의 로망이다. 그러나 그 결말은 비 내리는 거리에서 조직원에 의해 난자당한 채 \'고만 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를 내뱉고 쓰러지는 것이다. 선배 검사님에게 들었는데 일단 수사기관의 조직폭력배 계보에 들면 평생 기록으로 남아 아킬레스건을 끊거나 손가락을 자르는 그들만의 의식을 치르고 손을 씻는다 하더라도 계속 조직폭력배로 의심받고 일이 생길 때마다 조사를 받게 된다고 한다. 그들의 등에 새긴 문신이 평생 지워지지 않듯이 그들의 기록도 평생을 함께 하는 것이다.

화려하게 보이나 비열한 조직폭력의 세계를 똑바로 볼 필요가 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이 아닌 것이다. 동수는 장동건이나 현빈으로 충분하지 우리가 될 필요는 없지 않은가!




편집 ㅣ 성균웹진 황경주 기자 (icarus7@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