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데인 연대기
- 비밀의 책
- 342호
- 기사입력 2016.02.25
- 취재 이지원 기자
- 편집 이지원 기자
- 조회수 7566
프리데인 연대기는 돼지치기 조수에 지나지 않았던 타란이 여러 조력자를 만나 역경을 극복하고 위대한 영웅이 되는 이야기이다. 달리 생각해보면 아주 전형적이고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사점이 많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주인공 타란이 가장 큰 조력자 중 하나인 귀드이언과 스파이랄 성에서 헤어지게 된 뒤 제 능력을 발휘하여 다른 조력자들을 이끌고 부족하기는 하나 통솔력을 갖고 자신의 집단을 이끄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은 현대 사회의 한 개인에 대한 성장 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볼 수 있다.
타란과 같은 개인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달벤과 귀드이언, 아이란위와 같은 조력자가 필요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현대사회의 미성숙한 개인이 혼자 힘으로 완전히 성숙하고 독립 가능한 존재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가정, 학교 등의 집단에서 부모나 교사, 형제와 친구들에 의해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으며 성장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개인이 더 높은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조력자에게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타란이 달벤 요새 안에서만 계속 있었거나 귀드이언의 밑에만 있었다면 결코 책 끝에서 위대한 일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과 헤어지고 난 뒤 각각 다른 조력자들을 만나서 새로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며,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성장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개인들은 다양하고 새로운 조력자들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가정의 도움만 계속해서 받으려고 하거나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바람직한 성장을 방해하는 것과 같다. 결국 개인의 성장은 역설적으로 조력자가 필요함과 동시에 기존의 조력자에게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동시에 발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현대 사회에 나타나는 세태에 경종을 울린다. 자립할 나이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이나 하나부터 열까지 자녀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헬리콥터 맘' 등은 오히려 자신들의 행동이 자기 자신이나 자녀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좀 더 완전하고 독립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의존이나 지원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조력자나 지원을 향해 노력해야만 한다.
프리데인 연대기의 내용은 단순하게 보이면서도 위의 내용과 같이 독자들에게 생각해 볼 만한 문제들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다. 이 책은 개인의 성장과 조력자와의 관계를 결부시켜 독자가 바람직한 성장의 방향에 대하여 고찰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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