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을 위하여 필요한 것 – 멘토 (1)

  • 530호
  • 기사입력 2023.12.27
  • 편집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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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진성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교수


얼마전 성균웹진에서 글 한편 써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글을 쓰는 것은 항상 나에게 고민이 되면서도 설레는 일이다. 문득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 들에게 무언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주제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꽤 오랜시간 동안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처음 대학교에 입학한 순간부터, 대학원 석박사 과정까지 남들 다하는 휴학 한번 하지 않고 쭉 쉬지 않고 달렸다. 그리고 짧은 박사 후 과정을 거치고 바로 대학에 임용이 되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나름 대학생활 경력이 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대학생 신분에서 대학원생이 되고, 졸업을 하고, 이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면서 내가 가진 작은 꿈이 있었는데, 그것은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글을 쓰고 있지만, 연구와 육아를 동시에 하고 있어 피곤하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진도가 많이 안 나가고 있다. 이번 글의 내용은 브런치’박교수의 1% 부족한 꿀팁’에서 멘토 편의 내용을 발췌하여 조금 수정한 글이다.


이번 글에서는 대학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람 바로 멘토(mentor)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멘토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멘토: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지도하고 조언해 주는 사람.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Mentor:  멘토(경험 없는 사람에게 오랜 기간에 걸쳐 조언과 도움을 베풀어 주는 유경험자·선배, 옥스퍼드 영한사전)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멘토란 다음과 같다


1) 나보다 경험과 지식이 더 많은 사람

2) 나를 지도하고 조언해 주는 사람

3) 내가 하지 못한 경험을 해본 사람

4) 오랜 기간에 걸쳐 조언과 도움을 베풀어 주는 사람


우리도 일반적으로 멘토에 대한 개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멘토의 특징은 바로 4)이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오랜 기간이다. 대학에서 갓 입학한 학생들이 처음에 가장 많이 의지하는 사람은 바로 학과 선배들이다. 복잡한 수강신청도 척척하고, 대학생활을 잘 보낼 수 있는 귀중한 꿀팁을 많이 알려준다. 알려주는 밥집마다 맛있고, 듣지 말고 걸러야 할 교수님 과목까지 짚어주니 하나같이 귀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학과 선배들은 신입생 학생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대학생활을 먼저 경험해 본 사람이고 나에게 귀한 정보도 주었다. 그랬기에, 앞서 말한 1), 2), 3) 번에 해당한다. 그렇게만 보면 거의 멘토라고 여겨도 좋을 것 같다. 그러면 4) 번은 어떤가? 모든 학과 선배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4)에 해당하는 선배를 찾기는 정말로 쉽지 않다.


그럼 진정한 멘토와 멘토가 아닌 사람을 구별하는 방법이 4) 번에 있다는 것을 눈치 빠른 독자들은 알아차렸을지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멘토의 가장 중요한 점은 대상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는가 여부다. 애정과 관심이 있어야 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조언과 도움을 베풀 수 있다. 한 예를 들어보자. 한 학생이 진로에 대해서 무척 고민이 많다. 이 학생은 복수전공(다른 전공을 같이 공부)을 할지, 아니면 심화전공(기존 전공을 더 깊이 있게 공부)을 할지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학과 선배에게 물어보았다. '선배님,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당장 복수전공과 심화전공을 정해야 하는데 어떤 게 좋을까요?' 선배는 이렇게 말한다. ' 당연히 복수전공이지! 복수전공해야 취업이 훨씬 잘돼!'


선배의 조언은 틀리지 않았다. 복수전공을 하면 실제로 취업을 더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하지만 맞지도 않았다. 그 학생이 선택한 다른 전공이 자신과 너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학기를 보낸 학생이 너무나 힘들고 어려워 선배를 찾아갔다. '선배님, 제가 선배님 말씀 듣고 복수전공 했는데, 저랑 너무 안 맞아요. 왜 그렇게 말해주셨어요?' 선배는 이 이야기를 듣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한다. '너가 선택한 것을 왜 나에게 따져? 나는 내 생각만 말한 거지. 선택한 것은 너잖아!'


조금은 과장된 예를 들었다. 물론 정말 도움을 주고자 하는 학과 선배들도 많다고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앞선 이야기에서 선배는 멘토의 자격이 없다고 보인다. 후배의 물음에 애정과 관심이 있었더라면, 다음과 같이 질문에 답 했어야 한다. '복수전공이 취업에는 유리한데, 그 전공수업이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더라고. 너 무슨 과목 들었지? 그 수업 듣고 어땠어? 어려웠어? 그러면 좀 더 고민해봐. 아니면 청강해보고 선택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내가 지금 듣는 과목 한번 같이 청강 해볼래? 내가 교수님 잘 알거든. 같이 한번 교수님께 말씀드리러 가보자'


이 답변에서 선배가 후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이렇게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정말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쉽지 않다. 대부분 자기 인생을 혼자 헤쳐 나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렇기에 대학생활에 멘토가 꼭 필요하다. 그러면 다음 질문이 자연스레 생긴다. 멘토는 누가 될 수 있고,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이 점에 대해서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음 글에서 이야기해보자.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