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을 위하여 필요한 것 – 멘토 (3)

  • 534호
  • 기사입력 2024.02.27
  • 편집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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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진성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교수


성균웹진에 게시글이 올라가면 학교 홈페이지 Headlines 란에 사진과 함께 링크가 게시된다. 성균관대 메인 홈페이지는 정말 뛰어난 연구업적이나 수상실적 등 중요한 이슈가 있어야 게시될 수 있는 곳인데, 부족한 짧은 글로 이렇게 매번 올라가니 민망할(?) 따름이다. 2024년에는 연구팀의 우수한 연구성과로 학교 홈페이지를 빛내면 좋겠다고 다짐해본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성균웹진 기고도 자주 하면 좋겠다.


지난 글에서는 대학에서 만날 수 있는 멘토는 어떤 분들이 있는지, 특히 교수님이 내 멘토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내용을 이야기하였다. 이번 글에서는 저번 글에 이어 다른 멘토 후보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다시한번, 멘토 후보군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1) 교수님

2) 학과 선배

3) 동아리 선배

4) 부모님

5) 상담 선생님(학생상담 센터, 경력개발 센터, 성대의 경우 카운슬링센터, https://scc.skku.edu/scc/index.do )

여기에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종교활동을 하는 경우,

6) 목사님(전도사님, 간사님), 신부님(수녀님), 스님 등 종교지도자


이번 글에서는 2) 학과 선배부터 이야기해보자. 


2) 학과 선배는 멘토로 어떨까요?

학과 선배는 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멘토라고 여기기 가장 쉬운 후보라 생각한다. 나 역시 대학생 시절, 선배들이 내 인생의 큰 조언자라고 생각했었다. 특히나 갓 입학한 새내기때 더욱 의지했다. 그 이유는, 가장 만나기 쉬운 연장자(?) 이기 때문이다. 한 학년 바로 위 선배들의 모습이 얼마나 대단해 보이던지. 대학교 수강신청 및 동아리 알아보기, 근처의 맛집부터, 심지어 미팅과 소개팅 주선에 노하우까지 얼마나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되는지 모른다. 이때 인연을 맺은 선배들 중에 실제로 괜찮은 멘토 선배들도 많다. 특히 뻔선배나(나와 학번 끝자리가 같아서 챙겨주는 선배) 새터(새내기 배움터) 등에서 많은 친분을 쌓고 학과 소모임(학과에서 하는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서 가까워진 선배라면 충분히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여러 인생 조언을 해줄 수 있는 훌륭한 멘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몇 가지 사항을 이야기해보자. 이러한 학과 선배들은 나보다 많아야 3~4살, 적으면 1~2살 차이밖에 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학생활에서 맺은 인연의 깊이가 중고등학교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인연의 깊이와는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보자. 선배들이 경험한 대학생활이 도움이 될지라도, 나의 인생에 대한 깊은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는 나를 아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러한 시간이 생각보다 부족하다. 그렇기에 실제적인 생생한 조언은 들을 수 있으나 다른 멘토에 비해 깊이가 상대적으로 얕을 수 있다. 학과 선배는 좋은 멘토가 될 수도 있지만, 확실한 멘토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3) 그럼 동아리 선배들은 어때요?

동아리 선배는 학과 선배와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이것은 ‘동아리’라는 특수성에서 기인한다. 동아리 모임은 같은 취미나 목적, 목표를 가진 모임이다 보니, 동아리 선배들은 소속된 후배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크다. 당연히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기에 학과 선배보다 동아리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멘토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동아리 선배들이 꽤 괜찮은 멘토 후보군이라 생각한다. 그 이유는 동아리 선배들의 경우 이미 졸업한 OB(Old Boy) 선배들과의 연결성이 있어 학과 선배에서 언급한 부족한 면, 즉 ‘깊이 있는 멘토링’ 측면을 보완해주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더 끈끈하고 더 많은 사회경험을 가진 선배들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생들이 궁금해하는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조언은 본인이 잘 모르더라도, 졸업한 OB 동아리 선배들과의 인맥으로 잘 설명해 줄 수 있다. 단, 동아리의 방향성 때문에 전공 분야가 다르면 멘토로서 조언이 제한적일 수 있다.


4) 부모님은 소중한 멘토

멘토 후보로써 부모님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은 거의 모든 독자들에게 해당 멘토가 계시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큰 장점은 나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다른 멘토 후보군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 (물론 과도하거나 방향이 어긋난 애정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예외로 한다.) 마지막 장점은 나에 대하여 나 못지않게 잘 아신다는 점이다.


나는 학생들과 진로 상담을 할 때, 가장 먼저 학생의 꿈을 물어본다. 그리고는 그 꿈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대해서 물어본다. 많은 학생들이 이 단계까지도 오지 못하고 '교수님 제가 뭘 해야 할지 저도 모르겠어요'라고 말한다. 하긴 이렇게 답답하니까 찾아오지 자기 인생 잘 설계하고 나아가는 학생들은 굳이 상담을 신청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상담을 하다가, 마무리 즈음에 나는 부모님과 진로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았는가? 라는 질문을 한다. 또는 부모님은 이런 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한다. 그 이유는 앞서 설명했듯이, 멘토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대상을 향한 관심과 애정만큼은 부모님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렇게 훌륭한 멘토의 조건을 갖춘 부모님도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부모님은 자신의 자녀가 너무나도 중요하기에 자신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길에 대해서 자녀가 선택하거나 도전하게 될 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에 대하여 내 이야기를 짧게 해보자.


나는 대학교 시절 어떻게 하면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지 고민을 많이 하였다. 여러 고민 끝에 그나마 공부가 남들보다 아주 조금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다. 전문성이 없으면 100세 시대를 살기가 빡빡할 것 같았다. 국내에서 박사과정을 할 경우, 전문연구요원이라는 제도로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내용을 부모님께 논의 드리자, 지방에 계시던 아버지께서는 대부분 친구들처럼 2학년쯤 군 복무를 하지 않는다는 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그런 게 어디 있느냐? 하셨다. 그때 내가 박사과정을 가서 군 복무를 대체한다고 말씀드리자,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힘들고 시간도 많이 든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셨다.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니 얼른 좋은 기업에 취업하라고 권하셨다.


물론 아버지께서 나를 아끼시고 사랑하지 않으셨다는 게 아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여기고, 가보지 않은 길, 잘 모르는 길을 자식이 간다고 하니 걱정과 염려가 앞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때 내가 아버지 말씀 따라 군 복무를 진행했더라면 (심지어 2학년쯤, 상근 예비역이 나와서 그때 당시 솔직히 고민이 많았다…) 지금 이렇게 성균웹진에 기고문을 작성할 수 있었을까? 따라서 부모님은 훌륭한 멘토 시지만, 본인의 전공이나 특성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도가 부족할 수 있기에 이런 점은 본인이 잘 선별해서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내 상황에 대해서 설명도 잘 드려야 좋은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마지막 멘토 후보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