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맵을 그려라

인생의 맵을 그려라

  • 323호
  • 기사입력 2015.05.12
  • 편집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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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용석 산학협력단 · 정보통신대학 교수

요즈음 학생들은 너무 불쌍해 보인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공부만 열심히 하느라고 제대로 놀지도 못했다. 예전 나의 학창시절과 비교해 보면 미안한 감이 생긴다. 나는 베이비부머 세대이다. 이는 1955년에서 63년 사이에 태어난 전후 세대인데, 공고나 대졸 졸업자 모두 중공업단지나 산업화 단지로 속속 취직이 되었다. 급속한 산업화 시대의 성장속도를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으로는 오히려 부족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 시절은 대학졸업장만 있으면 대기업에 들어 갈수 있었다.

그런데 요즈음 대학생의 최대 고민은 취직이다. 분명히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였지만, 일자리는 과거보다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 이다.

대학생들의 다른 고민은 취직 후에도 직장에서 삶에도 희망이 없다. 그러다 보니 인생에 대한 불안감이 좌절로 이어지는 것 같다. 대학만 졸업하면 고생이 끝날 것 같더니, 직장을 구하는 것이 어렵고, 직장을 들어가서도 오래도록 다니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연애·인간관계·결혼·출산을 포기한 '4포 세대'라고 부른다고 한다. 청년들의 불만과 좌절이 결국 취업의 어려움과 밀접한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한국 청년의 고용 숫자는 낮은 반면 대학 졸업자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교육 수준이 높은 만큼 좋은 일자리에 대한 열망도 높은데, 노동 시장이 이를 따라주지 못하니 청년이 체감하는 고통과 좌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인생계획은 언제 세워야 하는가? 대학시절에 인생 설계를 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 고교 시절은 대학입시에 많은 시간을 메 달릴 수 밖에 없다. 오로지 대학진학에 전념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남은 인생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시기는 대학시절 이다.

젊기 때문에 인생이 길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좀더 길게 보면 인생은 대단히 짧다. 힘차게 달릴 수 있는 인생의 시기가 길지 않다. 우리가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해 보자. 날짜로 세어보면, 태어나서 100세까지는 3만6천5백일의 기간이 있다.

인생의 지도를 그려 보자. 100세까지 산다는 가정하에, 나는 인생을 총 4단계로 나누고 싶다. 이렇게 구분해 보면, 여러분이 살고 있는 대학시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단계는 배우는 시기인데, 1만일 까지 이다. 27세의 나이가 된다. 2단계는 인생 1막이다. 2만일 까지 인데, 55세가 된다. 인생 2막은 3만일 까지 이고, 82세 이다. 인생 3막은 100세까지 이다. 이렇게 구분해 놓고 보니, 인생을 알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면서 살아 갈수 있는 것이 2만일도 안 된다. 그러니 인생이 너무 짧다는 것을 실감 한다. 현재의 삶은 다음 단계의 선행단계에 놓여 있으므로 매우 잘 보내야 한다.

그래서 하루하루의 지금이 가장 중요 한 것 이다. 마치 육상 계주 경기와 비슷하므로 첫 주자나 마지막 주자뿐 만 아니고, 중간주자 모두 중요하다.

처음단계는 태어나서 대학시절까지의 배우는 시기이다. 아직 인생이 본격시작 되지 않았다. 대략적으로 태어나서부터 1만일 동안의 기간이 된다. 태어나서 부모의 도움으로 성장하고 많은 교육을 받는 시기 이다. 몸도 성장하고 정신적으로도 성숙되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가장 중요한 것은 고교, 대학시절이다. 대개는 교교나 대학 졸업 후에 사회진출을 하기 때문 이다. 대학을 진학 할 때도 적성보다는 부모의 권유나 수능성적에 맞추어서 대학이나 전공을 선택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대학생활에서 정착을 못하고 방황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 것 같다.

인생은 마라톤 경주와 같다. 42.195Km의 거리는 100세까지의 삶이라고 가정하자. 다시 말하면 사람이 태어나서 3만6천5백일의 기간을 달리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빠르게 달리는 것 보다는 제대로 완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남들보다 더 빨리 달리다 보면 중간에 지치게 되고 다쳐서 더 달리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속도 조절을 하면서 완주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달리는 100m 달리기 선수가 아니고, 42.195Km의 최종점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를 정하고, 또한 달리는 중간에 어떠한 작은 목표를 정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 가야 하는가? 결국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행복, 성공을 무엇으로 보아야 하는가? 또한 이 두 가지를 어떤 방법으로 얻을 것인지를 생각하고 고민해 보자. 그리고 인생의 바른 원칙과 기준을 만들어라. 자신의 인생철학을 만드는 것이 인생의 시스템 설계가 되는 셈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언제 행복한가? 성공은 무엇일까? 돈을 많이 벌면 나는 행복 할까? 자기만의 진정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지금의 시선으로 과거 나의 대학시절을 생각해 보면, 나 자신도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고교시절에 오로지 입시만을 위해서 노력해 왔고, 대학입학 이라는 목표달성이 되고 나서의 갑작스러운 많은 자유로운 시간은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고민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이러한 시기는 누구나 당연히 있게 된다.

우선, 책을 통해서 많은 인생 선배들을 만나라. 인생을 먼저 살아본 많은 분들의 지혜와 조언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 성공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 보는 것이 좋다.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해 보아야 한다. 물론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삶의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도 있지만 고민해 보는 것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100세 인생시대에 맞추어서 전체 인생계획을 세워 보기 바란다. 인생 2막, 3막은 큰 목표를 정하면 되고, 곧 닥칠 인생 1막은 세부목표를 세워야 한다. 인생 1막의 가장 중요한 것은 취업이다. 그 이유는 본격적으로 일을 해야 하고, 그 일을 통해서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 이다. 그러므로 대학생활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요즈음 대학생의 공통점은 영어 토익준비, 학교성적 관리, 방학 때는 자격증이나 스펙용 아르바이트에 열중 한다. 잘못된 방법이다. 실질적으로 사회에 나가서 도움이 될 만한 것인지. 기업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항상 역지사지의 생각을 가져야 한다. 취업을 원한다면, 기업에서 바라는 인재를 목표로 해야 한다. 기업에 근무하는 선배의 이야기도 들어 보아야 하고, 인턴을 통해서 실제 기업에서 하는 일을 몸으로 체득도 해 보아야 한다.

드디어 인생 1막이 시작 된다. 두 번째 맞이하는 1만일의 시간은 마치 온실에서 자란 나무가 바깥세상으로 나오는 시기이니, 가장 어렵기도 하고 인생을 이해하고 만들어 나가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세상에 나와서 진정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도와주기도 하고 경쟁도 하면서 기쁨과 괴로움도 느끼기도 한다. 이때는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직장생활에서 또 다른 혼란과 허무를 느낄 수 있을 것 이다.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직장생활에서의 또 다른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어렵게 될 것이다.

이기간은 출발점 진입이 어렵고 마무리 하는 과정 또한 쉽지 않다. 이때 보통 결혼을 하게 되고 가정을 꾸리며 자녀를 출산하고 키우면서, 직장 내에서는 동료들과 경쟁도 해야 하고 함께 협력하면서 성장도 해야 한다. 회사도 과거의 평생직장이 보장 되는 시대가 아니니 자신의 경쟁력을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과도한 자녀 교육비 지출은 노후 준비에 어려움을 초래한다.

인생 1막이 끝나는 시점에서 대체적으로 직장에서 은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도를 많이 낮추거나 멈추려고 한다. 그렇지만 너무 오랫동안 쉬고 나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다음에 속도를 낮추어서 다시 달려야 한다. 열심히 일한 후의 적절한 휴식은 꼭 필요하다. 과거에는 1막에서 일을 은퇴하고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서 큰 문제 없이 나머지 여생을 지낼 수 있었다. 그렇지만 100세 시대에서는 2막을 향해서 다시 달려야 한다. 1막에서 은퇴 후에도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리타이어(re-tire) 즉,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다시 달려야 한다. 2막에서는 그 후에 또 3막이 기다리고 있고,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3막에서는 그 동안 살아왔던 인생을 정리 하면서, 남을 위해서 베푸는 일을 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 모두의 바램일 것 같다. 그래야만 멋진 인생의 마무리를 멋지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인생 1막은 기업에서 보냈고, 2막은 대학에서 보내고 있다. 3막은 아마도 후배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미래의 계획을 만들어 주는 컨설팅을 하면서 보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