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 Trinity College Dublin

  • 518호
  • 기사입력 2023.06.28
  • 편집 김민경 기자
  • 조회수 4019

글: 박경리 무용학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18)


※ 2022년 7월 22일 출국, 9월 5일 학기 시작, 12월 13일 학기 종료



◈ 비자 신청 절차

아일랜드는 한국에서 비자를 발급받을 필요 없고 아일랜드 현지에서 학생비자를 발급받으면 됩니다. (어차피 지금 거주하고 있는 곳이 한국이라면 예약을 잘 받아주지 않습니다.)


<기본 절차>

1. 이민국(IRP)에 전화해서 예약 날짜 잡기

2. 예약 날짜에 필요한 서류 들고 Irish Immigration Center 가기

3. 몇 가지 질문이후 학생비자 발급 완료하면 며칠 뒤에 수령 주소지로 배송됨.


예약이 두 달 후에 잡혀도 걱정하지 마세요. 여행 비자 공항에서 입국할 때 주니까 그걸로 다른 유럽 국가 왔다 갔다 가능합니다. 입국 일자를 기준으로 여행비자 3개월을 줍니다. 비용은 300 유로, 한화로 약 45만 원 정도 됩니다.


◈ 기숙사 신청

파견교에서 신청하라고 메일을 보내주면 그 링크에 들어가서 신청하면 돼요. 기숙사 경쟁률이 치열해서 메일이 오기 전에 YUGO라는 사이트 들어가서 수시로 방 나는지 혹은 신청 열렸는지 확인하고 열리면 바로 하세요. 더블린은 집값이 매우 비싸고 잘 없어서 기숙사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이게 가장 싼 가격이고 기숙사에서 학교까지 가깝고 친구들과 친해지기 훨씬 좋은 공간이라서 기숙사 가는 것이 좋습니다.


사소한 건 금방 고쳐주는데 좀 고치기 어려운 것들, 특히 한 학기 학생들 방은 잘 안 고쳐주는 것 같아요. 저는 기숙사 최초 입실 첫날부터 화장실 레버가 고장 나 있었습니다. 리셉션에 말씀드렸는데도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매니저 이메일을 알아냈는데 답장을 받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결국 수리를 받지 못해 매일 common room 화장실이나 아래층 리셉션 화장실 쓰다가 나왔습니다. 이런일을 겪으시면 어떻게든 보상을 받아 내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나머지는 시설도 좋고 커먼룸에서 친구들과 놀거나 시험 기간에는 공부하고 GYM도 좋고 사소한 것들도 자주 나눠주고 그런 건 좋습니다.



◈ 수강 신청

학교에서 구글폼을 주면 거기에 작성하는 시스템입니다. 수업 관련 정보는 각 학과 사이트에 매 학기 어떤 강좌가 열리는지 나와 있고 수강신청 전에 학과에서 메일 보내줍니다.


◈ 수업 진행 방식

대부분 강의는 발표가 없었습니다. 토론은 모든 수업에 있고 빈도수 정도의 차이입니다. 1학년이 듣는 대형강의는 대부분 이론 수업이라 토론이 없습니다. 토론은 실제로 토론하는 경우도 있고 하나의 과제를 주고 팀원들과 해결해서 제출하는 것도 있는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교수님도 학생 의견을 적극 반영해 주시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몇몇 학과는 한 학기에 필수로 세미나에 참석해야 하는데 이 세미나에서 한 주제에 대해 토론합니다. 수업의 질은 좋았어요. 수업 빠져도 시험에는 지장이 없어요. 강의 녹화해서 매번 올려 주시고 수업 자료도 엄청 세세하게 정리해서 매주 올려주세요. 혹시나 안 올라올 경우 교수님께 여쭤보면 다 주실 거예요. 교수님들께서 모두 아는 것도 많으시고, 질문도 많이 하시고 학생들도 대답이랑 질문 많이 해서 편안하고 강의가 꽉 차는 기분입니다. 저는 공부 목적으로 교환학생을 가진 않았지만 매번 수업이 힘들거나 듣기 싫지 않고 오히려 좋았습니다.


◈ 평가 방식

출석 점수는 기본적으로 없어서 시험 성적에 영향이 없지만 학생들이 수업을 빠지면 자기 손해인 걸 알아서 잘 출석하는 편입니다. 심리학과는 과제가 없었는데 다른 학과는 퀴즈 같은 작은 과제들이 있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질문도 많이 하시고, 세미나 있는 학과도 있고, 토론도 종종 하는데 여기서 질문 많이 하고 이야기 많이 하는 게 점수에 꽤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영향을 안 미치는 경우도 있고 final exam이 제일 중요한 거 같긴 합니다. 심리학과는 학기 중 시험은 없었고 모든 강의가 final 리포트 하나로 거의 90% 평가됐습니다.




◈ 동아리 활동


<가입한 동아리들>


1. 사진 동아리 (DUPA)

트리니티에서 유일한 사진 동아리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48년부터 시작된 아주 역사 깊은 동아리고 활동은 크게 전시회 관람, 전시회 개최, 출사, 사진 관련 여러 수업 이렇게 4가지입니다. 전시회는 더블린 시내에 있는 작은 전시회장에서 하는 걸 구경하고 거기서 자유롭게 동아리원들 혹은 동아리 회장, 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한 학기에 두 번씩 진행되고 모든 전시회가 주제가 있습니다. 동아리원이면 모두 지원할 수 있고 뽑히지 않더라도 전시회 구경을 갈 수 있습니다. 저는 “Home coming”이라는 전시회에 지원해 사진 한 개가 뽑혀서 전시회에 걸렸습니다. (제 사진이 홍보물 썸네일로 사용되기도 했어요) 전시회는 교내 또는 교외에서 진행되며 간단한 와인과 스낵들이 존재해서 그걸 먹으면서 천천히 관람할 수 있고 누구나 와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출사는 아일랜드 내, 더블린 시내를 주로 하고 한 학기에 한번 다른 유럽 국가에 가서 사진을 찍고 옵니다. 제가 갔던 학기는 “reading week”가 존재해서 일주일 가량을 쉬는데 이때 동아리에서 스페인 마드리드를 다녀왔습니다. 저는 출사를 간 적이 없지만 간다면 친구도 사귀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사진 관련 수업은 필름 현상하는 방법(Dark room class), 사진 보정하는 방법 등등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2. 댄스 동아리 (DU Dance)

댄스 동아리에서는 K-POP부터 발레, 걸스 힙합, 얼반, 힐 등등 다양한 댄스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그 장르의 춤을 오래 춘 트리니티 학생들이 가르치는 수업입니다. 치명적 단점은 수업을 들을 때마다 6유로 정도 내야 해서 저는 몇 번 하다가 안 했습니다. 학기에 한 번 대회에 참가하고 공연하는 댄스팀을 장르 별로 모집합니다. 저는 안했지만, 오디션 보고 합격해서 활동하는 것도 좋은 경험인 거 같아요. 동아리원들 모두 열심히 하고 다들 다른 사람의 열정에 박수 쳐주는 분위기라 제가 못 하는 장르여도 자신있게 할 수 있어서 좋은 동아리였습니다.


3. 라이플 동아리 (Dublin University Rifle Club)

트리니티의 체육 동아리는 역사도 깊고 종류도 다양하다 보니 잘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무조건 하나 하세요. 저는 평소 사격에 관심이 있어서 라이플 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동아리 내부 문제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크게 아쉬움은 없지만 한국에서 해볼 수 없는 활동을 못 해본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습니다.


<동아리 총평>

진짜 한국 대학교의 동아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종류가 엄-청 많고 (보드게임, 영화 토론, 제작, 레이싱 등) 활동도 엄청 열심히 합니다. 트리니티에 오시면 일반 동아리 1개와 체육 동아리 1개 이렇게 경험해 보세요.


동아리 관련 링크입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https://www.tcd.ie/Sport/student-sport/clubs/ -> 운동 동아리

https://trinitysocietieshub.com/password -> 일반 동아리




◈ 문화 및 여가 활동


<여행>
아일랜드가 섬이라서 여행 가기 어렵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비행기 값이 싸서 기차보다 덜 드는 경우가 많아요. 모든 유럽이 성수기인 12월을 제외하고 영국 왕복이 겨우 3만 원 정도밖에 안 합니다. 저는 영국 2번 갔고 에딘버러 등 다른 영국 지역은 왕복 3-5만 원 내로 갔다 올 수 있습니다. 다른 유럽도 10만원 정도로 다 갔다 올 수 있습니다. 저는 ‘Omio’라는 앱을 주로 이용했습니다.
카바나에 거주하시면 기숙사 건물 바로 앞이 공항 가는 버스 정류장이고 기숙사에서 공항까지 버스로 25분이면 갑니다. 여행가기에 최고입니다. 국내 여행은 차가 없으면 조금 가기 힘든 곳들도 있는데 저는 그런 곳들을 Eventbrite, 클룩 등 여행 업체를 통해 원데이 투어로 다녀왔습니다. (글랜달록 투어 꼭 가보세요)

국내인 Cork, Killarney, Galway (+갈웨이 주변), Kilkenny 이런 곳들은 국내 기차를 타고 갈 수 있습니다. 근교는 주로 Howth, Bray, Dalkey, Kiliney 등을 가는데 이런 곳들은 가까운 곳이라 구글맵으로 어떤 열차가 가는지 미리 보고 코놀리 역 가서 플랫폼 확인 후 Rip카드 찍고 갔다 오시면 됩니다. 따로 열차 티켓을 구매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내 주변으로도 놀러 다닐 공원, 박물관 등이 많으니까 꼭 다 꽉꽉 채워서 구경하고 오시길 바라요. 저는 교환 생활 앞뒤로 여행을 길게 하고 생활 중에는 4번 정도 밖에 여행을 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아일랜드를 더 즐기기 위해서였어요. 다른 나라에 비해 볼 게 없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 나라만의 볼 것이 넘쳐나니까 많이 보고 오세요.



<교우관계>  
저는 유럽의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유럽 국가를 선택했는데 아일랜드와 트리니티의 특성으로 주로 미국, 호주, 캐나다, 인도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사실 유럽권 친구들과 친해지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저는 UCD나 DCU 친구들과 친해지며 그곳의 다른 유럽 학생들과 친해졌습니다. 다른 유럽 국가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면 트리니티에서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지만, 찾아다니면 많으니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룸메 4명 중 3명이 미국인, 한 명이 호주인이었고 모두 여자였습니다. 이 친구들이 원어민이기에 처음에는 친구들의 말을 따라가기 어려웠고 힘든 부분도 있었으나 제가 다가가니까 친구들도 그만큼 도와줘서 점차 사이가 좋아지고 잘 지냈습니다. 혹시 이런 게 조금 어려우신 분들은 그냥 룸메들과 친해지지 않고 인사하고 주방 규칙만 잘 지키면 크게 힘들진 않을 겁니다. 다른 곳에서도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주의할 점은 이곳에 미국인이 많다 보니 미국 친구들은 굳이 저희들과 친해질 이유가 자연스레 없어서 저희가 다가가지 않으면 친구가 되기 어렵습니다. 영미권 친구들이 힘들다면 일본이나 중국 등 아시아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아시아 친구들이 문화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저는 영미권 친구들보다 빨리 친해졌습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친구들이 다 좋았고 영어가 조금 되지 않더라도 설명해 주고 천천히 얘기해주는 등 많은 배려를 해줬습니다. 만약 안 좋은 친구들이 있다면 그냥 무시하고 지내면 되니까 교우관계에 너무 연연하지 않으시길 바라요.


◈ 소감 및 총평

출국 전에는 마냥 설레는 마음에 이것저것 새로운 도전을 할 생각에 부풀어서 출국했는데 더블린을 떠날 때는 많이 울 정도로 떠나기 싫었어요. 저는 교환 학생을 통해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배워 왔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 힘든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제가 배우고 성장하는 데 큰 보탬이 되었습니다. 난생처음 혼자 유럽에서 살아보고 한 달 이상 유럽을 여행 하고 혼자 여행도 하고 공부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고 길거리에서 춤도 추고, 마음에 드는 곳에서 만난 사람에게 말도 걸어 보는 등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다시는 경험하기 어려울지도 모르는 것들을 경험하고 도전했습니다.


'내가 유럽에 가면 달라질까, 유럽 사람들은 다를까' 했던 제 생각들은 아주 얕은 생각이었고 마음가짐의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곳도 결국 똑같이 사람이 사는 곳이었고 모두 비슷한 고민을 갖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고 그런 나라들이었다는 것을요. 물론 그들이 더 자기 자신과 인생에 조금 더 너그러웠습니다. 이런 다양한 경험을, 사소한 도전을 할 수 있게 해준, 저의 생각을 바꿔준, 제 인생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다채롭게 만들어준 교환 학생 경험을 저는 정말 만족합니다.

저는 애초에 학업 목적이 없었고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밖으로 나가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밖으로 잘 안 나가고 휴식을 좋아하고 집에서 유튜브를 즐겨보고 만나는 친구들만 만나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저의 목표는 사소한 도전이었지만 위와 같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학업과 여행의 목표도 좋지만 한국에서는 내가 하지 못했던 그런 사소한 도전을 세워서 가세요.

교환학생이 끝나고 조금 늦은 시점에 수학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친구들과 해 먹던 밥, 밤마다 모여서 떨던 수다, 파티, 저의 여행 등 교환 학생 때의 기억은 점점 뚜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교환 학생으로 배우고 얻은 것들로 살아가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 생활이 아주 오래 제 인생에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 가는게 고민 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시고 1년 다녀오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