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 521호
  • 기사입력 2023.08.19
  • 편집 김민경 기자
  • 조회수 7854

글: 김훈태 소프트웨어학과 (19)


※ 2022년 7월 26일 출국, 8월 22일 학기 시작, 2023년 5월 1일 학기 종료



◈ 비자 신청 절차

교환학생 합격 통보 이후 UT 측에서 이메일로 연락이 옵니다. MyIO라는 페이지에서 요구사항 및 서류들을 상세히 알려주기 때문에 해당 사이트에서 준비하면 됩니다.


◈ 출국 전 준비 사항

항공권은 출국 3개월 전에 편도로 구매했습니다. 교환학생 끝난 이후 바로 한국으로 오지 않고 다른 지역을 여행 다니다 오기 때문에 귀국행 비행기는 나중에 구매하세요. 오스틴은 일교차가 커서 가는 기간에 따라 날씨를 잘 체크하셔서 알맞은 옷을 잘 들고 오시기 바랍니다.


◈ 기숙사/숙소

UT 근처 학생들이 살 곳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1. On Campus Dormitory: 학교가 운영하는 교내 기숙사입니다. 대부분 freshmen들이 많고 옆에 기숙사 식당이 있습니다. 다만 하우징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2. College houses: 비영리 단체가 운영하는 co-op이며 덕분에 가격이 쌉니다.

3. 아파트 서브리스: 자취입니다. 월세 가격이 비쌀뿐더러 기숙사에 비해 사람을 잘 못 만나서 권유하고 싶지 않습니다.


- 선택한 숙소: College Houses – Halstead, 위치: 교외, 비용/1학기: 3,334 USD, 평가: 좋음

가격이 저렴한 대신 주당 4시간 labor를 해야 됩니다. labor는 기숙사 공공시설 청소, 요리, 쓰레기 수거 등 다양합니다. 이러한 일들을 하면서 임원들이 다 같이 협력하여 기숙사를 유지하는 방식이며 일들을 하면서 다른 친구들과 친해지기 좋습니다. 시설은 조금 오래됐으나 쓸 만합니다. College Houses가 운영하는 여러 기숙사가 있는데 제가 들어간 곳은 Halstead였습니다. Super Co-op 라는 5층짜리 건물에 Laurel, Nueces, Halstead가 각 1-2층, 3층, 4-5층을 소유한 방식입니다.

코옵에 있으면서 처음에 가장 놀란 부분이 한국인이 매우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한국의 다른 대학에서 온 학우들이 이전 수기를 보고 코옵으로 다 모이게 됩니다. 외국인 친구들도 많지만, 한국인 친구들이랑만 어울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 좌: 철학과 교수님과 찍은 사진


◈ 수강 신청

수강 신청 방법은 성균관대랑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책가방 비슷한 곳에 과목을 담아 신청 날에 신청하시면 됩니다. ut registration plus라는 크롬 익스텐션을 쓰면 신청 과정이 엄청 수월해집니다.


◈ 수업 진행 방식

2-CARDIOVAS & WEIGHT TRAINING

이 수업은 웨이트 트레이닝 말고도 유산소도 한다고 해서 신청했으나 한 시간 수업을 유산소 30분, 무산소 30분으로 나누어서 해서 아쉬웠어요. 웨이트 트레이닝만 하는 수업을 들은 주변 친구들은 평이 좋았으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5-STROKE TECH & FITNESS SWIM

수영 수업입니다. 교수님이 엄청 쾌활하시며 유머가 넘칩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좀 귀찮지만 매주 수영을 하는 것이 상쾌하고 좋습니다. 저는 초급, 중급, 고급 수업 중 중급 수업을 들었습니다. 나중에 5미터 다이빙도 배우는데 그것도 참 재미있습니다. UT에는 자체 수영 선수 팀이 있는데 수업 도 팀이 훈련하는 시설에서 진행해서 시설이 엄청 좋았습니다.


DATA SCIENCE LABORATORY

머신러닝의 기초를 다룹니다. 매주 팀플 과제가 있으며, 중간 1번, 캐글대회 1번, 최종 프로젝트 1번이 있습니다. 인공지능 관련 수업을 이미 들으신 분들은 주제가 많이 중복될 테니  비추천입니다.


ALGORITHMS

알고리즘 수업입니다. 시험을 총 5번으로 매우 많이 봅니다. 교수님이 특이하고 너그러우시지만 수업이 가성비 측면으로는 좀 떨어집니다.


MIND AND BODY

교수님의 고급스러운 영국식 영어를 들을 수 있습니다. 교수님이 물리학과로 학부를 졸업하시고 나중에 석박을 철학으로 하신 지라 매우 과학적인 방식으로 주제에 접근합니다. 심신이원론, 자유의지, 의식 등 다양한 흥미로운 주제를 다룹니다. 시험은 총 3번이며 하루 전에 ppt를 쭉 복습하면 무난한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주제에 관심이 있으면 들어보세요. 가장 인상깊은 수업 중 하나였습니다.


FILM HIST 1960 TO PRESENT-WB

1960년대 이후의 할리우드 영화사를 배웁니다. 매주 영화를 보고 그 영화에 관한 퀴즈 및 강의가 있습니다. 저는 영화에 관심이 있어 더욱 심화적인 내용을 기대했으나 그렇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영화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영화, 영화감독, 기법 및 테크닉 등등을 배울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수업이었습니다. 수업 및 과제 요구사항의 난이도가 매우 낮아 부담 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ARCHITECTURE AND SOCIETY

건축물이 개인 및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여러 가지 측면으로 배웁니다. 생각보다 매우 중요한 주제이며 수업 이후에 건축물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근데 수업은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MCHN LRN/DATA ANLYTCS EDGE AI

앞의 460J를 선행과목으로 하는 수업입니다. 모델 경량화, knowledge distillation, federated learning 등을 배우며 분야가 분야이다 보니 최근 연구 및 성과들을 수업에서 많이 접합니다. 교수님과 조교님이 수업 및 과제에 쏟는 정성이 돋보이는 수업이었고, 수업에서만 끝나는 내용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식을 배우는 유용한 수업이었습니다.


COMPUTER ARCHITECTURE

정말 힘들었던 과목입니다. 교수님 연세가 80이 넘으신, 컴퓨터 구조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분입니다. 랩 과제랑 시험 난이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당시에는 엄청 힘들었으나 후회가 없으며 그만큼 컴퓨터구조에 대해 제대로 배웠습니다. ECE와 CS 랭킹이 전역 10위 내에 위치하는 UT에서 학생들과 같이 배우며 경쟁한 점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 우: 공대건물 내부


◈ 평가 방식

수업마다 달라서 syllabus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UT에서는 성적이 A+ 가 아닌 A가 최대 성적이어서 만약 레터그레이드로 인정받고 싶다면 유의하시기를 바랍니다.


◈ 문화 및 여가 활동

- 학교에서 즐길 수 있는 여가 활동: 텍사스 유니언 빌딩 지하 1층에서 볼링, 포켓볼, 플레이스테이션과 스위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DELL이 에일리언웨어 홍보 차원으로 만든 시설 좋은 E스포츠관이 있습니다. 최근에 학교 내에 있는 미술관인 Blanton Museaum of Art가 개장했는데 UT 학생은 무료입니다.


- 운동시설: Greg Gym과 RecSports 두 곳이 있으며 스쿼시, 탁구, 농구, 수영 등등 많은 운동을 할 수 있으며 시설이 좋습니다.

- 학교 캠퍼스가 넓어서 걸어 다니기 조금 힘듭니다. 저는 한 학기당 50달러에 자전거를 대여해 주는 OrangeBike Project를 이용해서 이 자전거 덕에 시간을 많이 아꼈습니다. 다만 처음 자전거를 받을 때 좋은 자전거를 고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관리를 잘하세요. 저는 막판에 자전거를 도난당해서 고생 좀 했습니다.

- 학교 바로 근처에 The Bullock Texas State History Museum이 있습니다. 가면 텍사스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으며 심심하면 가볼 만합니다. 박물관 내에서 운영하는 IMAX Theater가 있는데 여기는 정말 가볼 만합니다. 예전 명작들이 종종 재개봉하니 웹사이트에서 잘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 여행지: 오스틴에서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여행지는 사실상 샌안토니오, 휴스턴, 달라스밖에 없습니다. 뉴욕, LA 같은 대도시와는 비교할 수가 없지만 나름대로 구경거리도 있고 텍사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으니 셋 다 추천드립니다. 저는 학기 중 주말에 친구들이랑 시간을 내서 차를 빌려 갔다 왔습니다. 나머지 도시들은 비행기를 타세요.


▲ UT Longhorns 미식축구 경기


◈ 소감 및 총평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 학교/미국/사람들에 관하여 얼추 기대 및 예상을 하고 가기 나름입니다. 그러나 막상 가보니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이 많았습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 UT에서 미국 학생들이랑만 어울릴 줄 알았어요.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들 및 유학생들이 많아서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 영어를 한마디도 안 하고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이랑만 시간을 보낼 줄 알았으나 자연스럽게 한국인 학생들이랑 친해지고 같이 노는 저를 보고 처음에는 혼란스럽고 자책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교환학생들도 타 학교에서 공부를 잘한 배울 점이 많은 분들이었습니다. 만약 저처럼 영어를 최대한 많이 쓸 예상을 하고 왔다면 처음에는 당황할 수 있으나, 영어를 많이 써야지 하는 강박을 너무 갖지 마시고 적당히 타협을 보셔서 한국 친구들과 미국 친구들을 골고루 사귀기 바랍니다.


학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입니다. UT는 캠퍼스가 통합되어 있고 한국에서 인문계열 교환학생분들도 많이 와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가장 감사했던 점은 학교가 교환학생이라고 해서 차별을 전혀 하지 않고, 여러 활동 및 학업의 참여 기회를 본교 학생과 똑같은 대우를 해준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주어지는 기회도 많으니 의지만 있으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 오스틴 전경과 야경


오스틴도 좋은 도시입니다. 실리콘밸리만큼은 아니지만 여러 테크 기업들이 들어오며 꾸준히 성장하는 도시이며 여러 재미있는 뮤직 페스티벌이나 활동들이 도시 곳곳에서 벌어집니다. Keep Austin weird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스틴이 계속 성장하면서 대도시가 되어감에도 불구하고 이전 오스틴의 개성을 잃어버리지 말자는 뜻이라고 합니다. 고층 건물이 계속 들어서고 있어서 앞으로는 잘 모르겠는데 제가 있는 동안 오스틴은 충분히 개성 있는 도시였습니다.


여러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교환학생을 가는 면도 있지만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이전의 기대 및 환상을 깨서 세상에 대한 더욱 포괄적인 이해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1년간 UT 오스틴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저에게 엄청나게 값지고 소중한 경험이었으며 학업적인 면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만약 관심있다면 교환학생 활동으로 무엇을 얻고 싶은지 충분히 심사숙고하시고 오셔서 이 중요한 기회를 아깝지 않게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 Co-op 단체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