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 Berlin school of Economics and Law
- 537호
- 기사입력 2024.04.08
- 편집 장수연 기자
- 조회수 9508
글: 신유진 글로벌리더학부 (20)
※ 2023년 3월 1일 출국, 4월 3일 학기 시작, 7월 말 학기 종료
■ 비자 신청 절차
저는 한국에서 비자를 받고 출국했습니다.
독일에서도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지만, 정해진 기간 안에 발급받지 못하면 불법체류자가 되므로 한국에서 받아가세요. 독일에서 비자 받기 생각보다 힘들고, 행정처리 자체도 한국처럼 빠르지 않으니 마음 고생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어요. 교환학생의 꽃인 여행도 비자 발급 기간 다가올수록 쉽게 계획하지 못하다 보니 금전적, 시간적 손해도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절차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주한독일대사관 테어민(예약)
기억상 테어민은 3달 뒤 예약이 열려 있어요. 예를 들어 1월에 테어민 잡고 싶다면 그 전년도 10월부터 테어민 사이트를 들여다봐야 합니다. 만약 이미 예약시기를 놓쳤다면 포기하지 말고 취소표를 잘 알아보세요. 한국에서 취소표 잡고 비자 발급 받는 게 독일에서 비자 발급 받는 것보다 훨씬 쉬워요.
2. 서류를 모두 구비해 예약일에 대사관 방문
서류는 대사관 홈페이지나 네이버 블로그에 잘 나와있어요. 대사관 방문할 때는 무조건 현금을 들고 가야 합니다.
3. 1~2달가량 기다려야 발급 완료
대사관에 서류 제출하고 최종적으로 발급 받는데 짧게는 1달, 길게는 2달이 걸려요. 이 기간까지 잘 계산하고 테어민을 잡아야 해요. 또 이 기간 동안은 대사관에 여권을 제출해야 해서 그 사이에 여권이 필요하시다면 대사관에 미리 문의해보세요. 잠깐 여권을 돌려주기도 하더라고요.
■ 항공권 정보
KLM, 에어프랑스 / 학생 혜택 / 1월 초 항공권 구매 / 왕복 130만원
- 한국~독일: 암스테르담 경유 (KLM)
- 독일~한국: 파리 경유 (에어프랑스)
스카이스캐너에서 비교해보고 구매했습니다. 베를린은 아직 직항 노선이 없어서 경유편을 구해야 했습니다. KLM/에어프랑스 이용시 학생요금으로 23kg 수화물 1개를 추가로 무료 위탁할 수 있어서 23kg 2개, 기내 캐리어 1개, 미니 수화물 1개까지 가져갔습니다. 짐이 많으면 KLM이나 에어프랑스를 이용하세요. 특히 이 항공사들이 대한항공과 연결되어 있어서, 운이 좋으면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 출국 전 준비 사항
위에도 썼지만 각 항공사 별 학생요금 잘 찾아보면 수하물을 최대한 많이 들고갈 수 있습니다. 한-독 택배는 비싸니까 교환학생 기간 동안 최소한으로 사용한다고 생각하시고 한국에서 옷 많이 챙겨가세요.
베를린에는 아시안마트가 많아서 웬만한 식재료는 전부 구할 수 있습니다. 가끔 일반 마트에서도 팽이버섯 같은 한국 식재료를 구할 수 있고, 집 근처 REWE에서 캔 김치나 빵가루, 일본 컵라면 같은 걸 파는 것도 봤습니다. EDEKA에는 삼각김밥도 팔아요. 이민자가 많은 도시라 한식 재료들은 충분히 구할 수 있으니 한국에서 많이 챙겨가지 마세요. 그 자리에 다른 짐들을 더 챙겨가세요. 코인육수, 사골파우더육수, 들기름(참기름은 팔아요), 참치액은 독일에서 구할 수 없었어요. 필요하면 챙겨가세요. 특히 코인육수나 육수팩은 잘 쓰이니 챙기는게 좋습니다.
식가위, 장바구니 1~2개도 챙겨가세요. 독일 식가위는 그냥 사무용 가위 느낌이라 잘 안 잘려요. 장바구니는 여러모로 유용하게 쓰입니다. 3~4월에 독일에 계신다면 패딩도 챙기세요. 그 시기 유럽 날씨가 생각보다 추워서 저는 독일에서 하나 샀어요. 돈은 최대한 많이 챙겨 가세요. 이정도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많이많이 모을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챙겨가세요. 여행 많이 하지 않을 생각이어도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 많이 모으세요.
■ 기숙사 신청
어플리케이션 마치고 나면 독일 학교에서 신청 절차를 안내해줍니다. 학교 직영 기숙사는 아니고 베를린에 있는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예요. 가격은 300유로 대로 저렴한 편입니다. 같이 배정받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써서 신청하세요. 독일에서 만난 인도 학생들이 같은 방으로 배정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했습니다. 기숙사는 기본적으로 혼성입니다. 단일 성별 룸메이트를 원하시면 그렇게 구성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요청하면 다 들어줍니다.
■ 수강 신청
수강신청도 어플리케이션 후 절차를 안내해줍니다. 제 파견교는 3월에 독일어 코스(학점인정 가능)가 진행되고, 본격 개강은 4월이라 3월 중에 독일에서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한국처럼 선착순은 아닙니다. 정해진 기간에 수강하고 싶은 강의들을 신청하면 TO가 다 찬 경우가 아니라면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 가끔 분반이 나뉜 강의도 있는데, 이 경우 분반 배정은 랜덤이라 원치 않는 요일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분반 나뉜 강의를 들어야 하는 친구들은 원하는 분반 배정받으려고 원하지 않는 요일 및 시간대에 다른 강의를 넣어놓더라고요. 그렇게 배정되고 나서 드랍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행을 자주 다니실거면 하루 이틀 정도로 강의를 몰아 들으세요. 저는 월요일 하루만 학교를 가는 시간표로 짰습니다. 시험이 없고 전부 과제인 강의들이라서 부담이 없었습니다. 외국인 친구 많이 사귀는 게 목적이라면 강의 다양하게 듣는 게 좋아요. 한국 학생들처럼 학점 최소한으로 듣는 경우는 잘 없고, 대부분 15학점 넘게 꽉꽉 채워 듣더라고요. 매일매일 학교 가는 학생들도 많았어요. 그들과 친해지려면 우리도 학교를 많이 가야 해요.
■ 기타 유의사항
뭐든 미리미리 준비해야 마음고생 하지 않아요. 독일은 비자가 아니더라도 전부 테어민을 잡는 시스템이고, 테어민 잡는 것 자체도 굉장히 까다로워서 한국에서 준비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서 가세요. 안멜둥(주소등록)도 테어민 자체는 한국에서 할 수 있으니 미리 해놓고 가는 게 좋아요. 안멜둥 서류가 없으면 보험, 슈페어콘토 등 모든 부분이 막힙니다. 최대한 입독 초기 날짜로 안멜둥 테어민 잡으세요. 교환학생 관련 글을 써둔 블로그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 수업 진행 및 평가 방식
- Corruption: Sociological Perspectives
매주 한 팀씩 정해진 주제(주차별 논문 및 읽기자료가 정해져 있습니다)에 대한 발표를 준비해오고, 다른 한 팀이 그 발표 내용에 대한 피드백(비판)을 준비해옵니다. 교수님은 그 과정에서 학생들 발표 내용과 의견을 점검하고, 관련 내용을 강의해주십니다. 나름의 유머가 있는 교수님이라 아주 지루하지는 않아요. 매 수업 끝날 때 베를린에 관한 정보를 하나씩 알려주시는데, 그것을 제일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베를린 역사, 비어가든 추천, 심지어는 클럽 추천까지 해주세요. 베를린에는 왜 이민자가 많은지, 왜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이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은지 등등.. 흥미로운 것들을 알려주세요.
기본 발표 + 피드백 발표 + 레포트 과제 1개로 평가를 진행합니다. 출석은 전혀 안 보십니다. 수업 첫 시간에 학생들은 수업에 안 나올 권리가 있고, 교수는 그걸 강제할 수 없다고 못 박으셔요. 다만 자기 강의는 유익하고 재미있으니 들으러 나오는 걸 추천한다고 홍보하셨어요. 그렇지만 애초에 참여형 소규모 수업이라 교수님이 학생들 얼굴을 거의 외우시고, 특히 동양인은 얼마 없어서 눈에 잘 들어오니 웬만하면 출석하세요. 교수님께서 학생들이 많이 나오지 않거나 강의 중간에 지각생이 흐름을 끊으면 약간 짜증을 내시기도 해요.
- Multinational Enterprises, Human Rights and the Environment: An International Law Perspective
변호사 출신 교수님께서 다양한 주제, 특히 국제법과 관련해 수업을 하시고, 중간중간 논의 거리를 던져주시면 학생들이 조를 나눠 미니 토의를 합니다. 단순히 의견을 나누는 정도라 부담스럽지 않아요. 재밌는 수업은 아니지만 다른 교환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출석을 3~5번 확인하시고 결석이면 F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한번 결석했습니다. 9~11주차 정도에 오직 학생들의 발표로만 채워지는 강의 주간이 있었고 원하는 사람과 팀을 정해 강의 관련 주제(다국적기업 등)로 발표를 하면 됩니다. 저는 한국인 언니와 같은 조였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발표했습니다.
- Intensive German Course (*독일어 수업)
가장 만족도 높았던 수업입니다. 영어를 한마디도 안 하고, 오직 독일어와 바디랭귀지로만 수업이 진행됩니다. 독일어 수준에 따라 분반이 배정되고, 독일어를 못해도 쉽게 따라갈 수 있으니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오직 독일어만 사용하니 확실히 독일어가 늘더라고요. 생활하면서 쓰일만한 것들을 가르쳐줘서 좋습니다. 외부 활동도 있어서 재밌었고, intensive코스인 만큼 한달 동안 매일 진행되는 수업이라 다른 학생들과 친해지기 좋아요. 수강해 보세요. 참여형 수업이라 재미있고 교수님과 정도 많이 들어요. 그런데 분반마다 수업 진행방식이 달라서 복불복이긴 합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수업이 아니고, 제휴된 어학원에서 진행하는 수업이에요. 그 어학원 기준에 따라 출석을 봅니다. 3번 결석하면 안됐던 걸로 기억해요. 저는 2번 정도 결석하고 주말 껴서 여행을 했습니다. A+ 받은 거 보면 출석은 성적에 반영되지 않고 P/F만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과제는 따로 없고 시험 한번 봅니다. 수업 잘 들으면 다 맞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열심히 들어서 저도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노베이스라면 A+은 어려울 수 있고, 저는 한국에서 초보 독일어 강의를 들어서 격 변화 정도까지는 배워갔습니다.
■ 기타 유의 사항
저는 학점을 P/F로 받으면 서 부담이 없었습니다. 3월 독일어 코스에서 A+ 받고 정규학기에 욕심이 좀 생겼는데, 워낙 영어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좋은 학점 받기가 어려웠어요. 파파고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 기숙사/숙소
- 기숙사 이름: Franz-Mehring-Platz 2, 위치: 교외, 비용: 1920 유로(6개월), 평가: 좋음
동역 근처라 베를린 어디든 놀러 다니기 좋고 공항까지도 접근성이 좋아요. 대신 학교까지는 거리가 꽤 됩니다. 약 한 시간 정도 소요되고 환승을 해야 갈 수 있어요. 역 안에 마트(REWE)가 있습니다. 일요일에 모든 가게가 문을 닫는 독일에서도 역 안 마트는 닫지 않아서 편했어요. 맥도날드나 그 외 다양한 매장이 있어서 살기 편합니다.
방 크기는 가지각색인데 랜덤 배정입니다. 사이즈가 커질수록 기숙사비가 커지는데 저는 월 320유로 정도의 가장 작은방이었습니다. 에어컨은 당연히 없고 라디에이터가 있습니다. 층 별로 부엌이 2개 있고, 부엌에 개인 수납장이 2칸씩 있습니다. 하이라이터, 전자레인지, 오븐이 있습니다. 오븐 사용 시 필요한 제품들은 전부 개별 구매해야합니다. 부엌은 평일 아침에 직원이 청소해주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청소가 안 되어서 좀 더럽습니다.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이 거주하다 보니 대체로 부엌이 더러운 편이에요.
각 플랫 안에 방이 2~4개씩 있고, 각 방은 열쇠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합니다. 플랫을 함께 쓰는 플랫메이트가 2~4명이고 방은 혼자 쓴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플랫 공용공간으로는 거실과 화장실이 있는데, 2명 방은 거실이 없어요. 4명 방은 화장실이 2개 제공됩니다. 냉장고는 거실에서 플랫별로 사용합니다. 독일 자체가 도어락보다는 전부 열쇠를 쓰니 키링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독일에도 예쁜 키링 많이 파니까 거기서 구하는 것도 추억이 되고 좋습니다.
■ 문화 및 여가 활동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부실한 편입니다. 특히 리히텐베르크 캠퍼스는 교환학생 규모가 작아서 더 지원이 없어요. 그렇지만 기숙사 안에서 파티가 있고, 종종 에라스무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파티(클럽)도 열려서 한두번 가보시면 좋습니다. 학기 초에 학교에서 보트 투어를 하는데, 베를린 돔부터 시작해서 슈프레강을 보트로 돌아다니며 베를린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독일어, 영어로 설명을 해주는데 울려서 잘 알아듣지는 못했습니다. 몇 없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선착순이고 꽤 경쟁률이 센 편입니다.
저는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애초에 교환학생을 간 것도 다른 것보다는 여행이 주목적이었습니다. 초반에는 휘몰아치듯 한 달에 3~4번까지 여행을 했고(사실상 베를린에 붙어있는 주가 없었어요), 후반에는 금전 문제로 많이 못 다녔지만 그래도 후회 없을 정도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기숙사 자체가 공항이랑 가깝다 보니 여행 다니기 좋았어요. 특히 독일 타지역이나 프라하, 부다페스트,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같은 근교 국가는 기차로도 다닐 수 있어서 좋았어요. 독일 교환학생 가신다면 어느 지역이든 DB 카드(Bahn 카드) 가입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가입 비용을 내는 대신 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고, 기차 여행을 자주 다니게 될 테니 무조건 이득입니다. 프랑스 가는 기차 노선도 열린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비행기보다 오래 걸리지만 생각보다 시설이 좋아서 불편하지 않을 거예요. 상습 연착과 파업 같은 DB의 악명은 유명한 편이니 조금 감수하셔야 합니다. 1시간 이상 연착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 잘 검색해보고 보상 받으세요. 은근 쏠쏠합니다.
여행은 똑똑하게 다니세요. 프라하, 부다페스트, 빈 같은 곳은 묶어서 한번에 가는 게 경제적입니다. 스페인, 포르투갈도 생각보다 비행기가 비싸니 시간을 내서 한번에 다녀오세요. 독일의 함부르크, 브레멘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세 도시를 묶어서 다녀오는 것도 좋습니다. 베를린->함부르크->브레멘->암스테르담 모두 기차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인스부르크, 할슈타트는 독일의 뮌헨, 퓌센 같은 도시와 묶어서 가면 좋습니다.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는 기차로 오갈 수 있어서 묶어서 가세요. 영국 런던처럼 동떨어져 있는 곳이 아니라면 근교지역을 묶어 갈 수 있으니 여행 계획 세울 때 잘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 파견 대학의 지원
버디 프로그램이 있는데 잘 운영되지 않는 듯 합니다. 독일에서 버디 얼굴 한 번 봤고 연락이 안 되는 경우도 있어서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기 초에 캠퍼스 투어를 해줍니다. 학교가 작은 편이라 예쁜 캠퍼스, 해외 대학 로망 같은 게 있으셨다면 이 학교는 선택하지 않는 게 좋아요. 그래도 베를린이라는 도시 자체가 매력적이니까, 외국 생활 자체를 경험해보고 싶은 분에게는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캠퍼스 로망이 딱히 없어서 괜찮았어요.
■ 입국 전 준비 사항
저는 두껍고 무게감 있는 겨울 옷과 일부 기념품들을 미리 한국으로 보내놨어요. 독한 배송을 알아보다가, 부모님이 해외 직구 할 때 이용하는 프랑크푸르트 주소가 있어서 직구 사이트 통해 택배 보냈습니다. 독한 배송과 큰 가격 차이는 없었어요. 택배박스는 철물점 같은 곳에서 많이 팔아요. 인터넷 검색하면 많이 나옵니다. 기숙사 근처 네토 안쪽에 있는 철물점에서도 파는 것 같아요.
독일에서 산 생필품들은 다음 학기에 올 친구에게 넘기고 왔어요. 큰 물건들(빨래건조대 등)이나 그릇처럼 한 학기 쓰고 버리기 아까운 것들은 지인에게 절반 정도 가격으로 팔았고, 작은 물건들은 기숙사 로비 쪽에 두면 누군가가 가져가요. 주변 다른 교환학생들은 에타에 글 올려서 팔기도 하더라고요. 기숙사 왓츠앱 단체방(오픈카톡방 같은 거)도 있어서 당근에 파는 것처럼 물건 사진이랑 가격 보내놓으면 누군가가 연락을 주기도 해요.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무조건 버리지 마시고 팔아보세요.
기숙사 퇴사 시에는 하우스마이스터랑 약속을 잡고 기숙사 점검을 받아야 해요. 교환학생들 퇴사일이 다 비슷비슷해서 일정이 꽉 차 있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 연락해두는 게 좋아요. 매트리스 커버는 세탁소에 맡겨서 세탁하고 그 영수증과 함께 둔 후 나가야 합니다. 세탁소는 동역 안에 있어요. 퇴사 안내 받을 때 세탁소 위치 같은 것도 다 알려주니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요. 저는 처음 입사할 때 매트리스가 세탁소 비닐에 싸여 있었고, 영수증도 그 위에 붙어 있었는데, 그 상태 그대로 안 쓰고 수납장에 넣어놨었어요. 그렇게 말하니 그냥 세탁 안 하고 가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교환학생 중에는 매트리스 커버가 처음부터 씌워져 있었던 경우도 많아서 그냥 사용했는데, 나갈 때 다 세탁하고 가야 했어요. 열쇠는 마지막에 하우스마이스터에게 반납하고 가면 돼요. 오피스 아워가 짧은 편이라 딱 그 시간에 퇴사하는 게 아니라면 따로 열쇠 보관하는 박스의 비밀번호를 받아 놓아야 합니다. 나갈 때 박스 안에 넣어 놓고 가면 돼요.
한국 돌아오고 1달쯤 지나면 보증금 돌려주는 절차가 진행됩니다. 이때 기숙사 청소 상태가 불량하면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어요. 내 방만 깨끗하면 되는 게 아니고, 플랫 거실도 깨끗해야 합니다. 만약 자신이 가장 먼저 나왔는데 뒤에 나오는 룸메들이 거실 더럽게 쓰고 나갔다면 그것까지 보증금에서 공제됩니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바닥 상태가 안 좋다고(기스) 보증금이 공제됐습니다. 입사 초반에 영상자료 남겨두어서 처음부터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소명하려고 했으나 메일 확인을 안해서 결국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보험 해지, 반카드 해지 같은 건 본인이 알아서 챙겨야 해요. 압멜둥도 해야 하는데, 테어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테어민 못 잡은 경우에는 이메일로 간단하게 압멜둥 할 수도 있으니 잘 알아보세요. 성적증명서는 성대 GLS같은 웹사이트가 있어서 그곳에서 받을 수 있어요. 다만 학생이 개인적으로 받는 거 말고 파견교에서 우리학교로 직접 보내주는 성적증명서만 인정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파견교에 성균관대학교 쪽으로 증명서를 보내주길 요청해야 합니다.
■ 총평
행복한 6개월이었습니다. 파견 종료된 지 반년이 흘렀는데, 아직 베를린이 눈에 선해요. 입독 초반에 독일 날씨가 안 좋아서 정을 못 붙였는데, 그때의 베를린도 많이 사랑해줄 걸 후회가 됩니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 많은 나라 다양한 도시들을 여행했지만 그 어떤 도시보다 베를린이 그립습니다. 베를린 사진도 많이많이 찍어두세요. 거리 걷는 것도 영상으로 남겨두세요. 나중에 돌려보면 그때 그 순간이 고스란히 기억나더라고요.
베를린은 공원이 많은 도시예요. 기숙사 근처에도 크고 작은 공원들이 여러 개 있고, 중심가 쪽으로 나가면 예쁜 공원들이 많습니다. 그런 곳에서 돗자리 펴 놓고 김밥 먹으면서 햇빛을 즐겼던 기억이 좋게 남았어요. 누군가와 함께하지 않더라도 혼자 베를린을 돌아다녀 보세요. 쇼핑할 곳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많은 도시니 지루하지 않을 거예요. 대학생 답게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도 좋아요. 파견교 도서관은 작아서 잘 가지 않았는데, 중심가 쪽에 있는 훔볼트 대학 도서관이 굉장히 좋아요. 베를린 소재 대학을 다니는 학생이면 출입증을 받을 수 있더라고요.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시험기간에 그곳에서 과제를 종종 했어요.
저는 교환학생을 가면서 대학 생활 계획이 약간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에 대해 많이 고민했는데, 파견 기간이 모두 끝난 지금은 절대 후회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10년은 이 6개월의 기억으로 살아갈 것 같아요. 요즘도 그때 찍어 둔 사진과 영상들을 자주 보곤 합니다. 한동안은 베를린에 돌아가는 꿈도 엄청 꿨습니다. 인생에 다신 없을 순간이니 교환학생 무조건 추천합니다! 행복했어요.
혹시 궁금한 점 있으시면 제 인스타그램이나 이메일 통해서 연락 주세요.
@blauwelle._.u | Gureal01@g.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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