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Charles University

  • 416호
  • 기사입력 2019.03.30
  • 편집 연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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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윤정 (경영학과 15)

2018년 9월 11일에 출국해 10월 1일에 학기가 시작되었고 2018년 12월 20일에 학기가 종료되었습니다.


▼비자 신청 절차

주한 체코대사관은 광화문에 있고 준비해야 할 서류 목록은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색하면 블로그에도 많이 나오지만 바뀌었을 수도 있으니 정확하게 대사관 홈페이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청부터 발급까지 보통 2달이 걸린다고 해서 6월말에 신청메일을 보냈는데 7월 중순까지도 연락이 안 왔습니다.  전화를 해보니 이제 6월초에 메일 보낸 분들 일정을 잡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출국 일정전에 비자가 안 나올 것 같아 제3국에서 비자를 발급받았습니다. (나중에 체코에 가보니 저 보다 늦게 신청했는데 먼저 답장 받고 한국에서 만들고 온 친구도 있었습니다. 무작위인 것 같았습니다.) 저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위치한 대사관에서 발급받았고, 방문해서 신청한지 2~3주 정도만에 비자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입학허가서가 나오면 바로 준비하고 대사관에 메일로 방문 신청하는 것은 최소 출국 석 달 전부터 여유있게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일주일 중 주한체코대사관과의 전화 가능 시간은 일주일에 딱 6시간 뿐이고 부재중일 때도 많아 이른 준비가 필요합니다.


▼출국 전 준비사항

저는 학기전에 여행 일정이 있어서 큰 캐리어 하나만 가져가고 생활하다가 필요한 건 프라하에서 구매했습니다. 세면도구, 수세미 등 생필품은 웬만하면 프라하에서도 다 살 수 있고, 더 저렴합니다. 젓가락, 고무장갑은 한인 마트에서만 팔아서 한국에 비해 비쌌고, 욕실용 플라스틱 슬리퍼는 가져오세요. 전자제품은 한국이 훨씬 싸니, USB나 충전케이블, 보조배터리 등은 넉넉하게 가져오는게 좋습니다. 한국에서 바로 온 친구들은 전기장판, 전자밥솥 등도 가져왔는데 유용하게 잘 썼던 것 같습니다. 의류는 체코가 비싸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체코물가에 비해 비싸지만, 한국 의류가격이랑 비교했을 땐 제가 체감하기론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수강신청

수강신청 방법은 처음에 오리엔테이션 들을 때 다 설명해줍니다. 수강신청 기간에 is.cuni.cz 이 사이트에서 하면 됩니다. 특이한 것은 신청할 수 있는 과목수에 제한이 없다는 점입니다. 수업 관련 정보를 얻는 사이트가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전 선배들의 수학보고서와 SIS(Student Information System)상의 수업 정보를 참고해 후보과목들을 다 수강신청 해놓고, 첫 수업을 들은 후 지우는 방식으로 수강신청을 마무리했습니다.


▼수업 진행 방식

-Consumer Behaviour : 수업은 교수님이 준비해오신 PPT로 강의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교재는 따로 없었습니다. 학생들이랑 대화하는 걸 좋아하시는 교수님이라 질문을 많이 하셨고, 학생들도 전반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질문 내용은 어렵지 않고, 학생들도 대답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없이 엉뚱한 대답도 해서 보통 수업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습니다.

-New Media and Entrepreneurship : ‘Consumer Behavior’수업과 같은 교수님의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이 젊고 유머러스하신 분이라 이 수업도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마찬가지로 PPT를 기반으로 교수님이 강의하는 형식이었고 학생들의 참여가 많았습니다. 수업 중 두 번은 게스트 강의가 있었습니다. 후반 마지막 2주는 팀별로 준비한 신사업에 관해 발표 및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Quantified Self (wearables, data and its impact on users) : 강의는 없고, 교수님과 2주에 한 번 꼴로 면담을 했습니다. 수업계획서에는 wearable 기기를 착용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실험에 참여한다고 나와있었는데 제가 수강신청을 늦게 한 탓에 실험에 참여할 인원모집이 마감되어 저는 다른 것을 했습니다. 일단 Quantified Self 분야에 관해 알기 위해 교수님이 추천해 주신 책 두 권을 읽고, 연구개요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한 달 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논문을 썼습니다.


▼평가 방식

-Consumer Behaviour : 출석은 체크하지 않으셨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성적이 평가요소였습니다. 시험은 온라인으로 쳐서 오픈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주일 중에 원할 때 응시하면 되고 시험시간이 제한되어 있는게 아니라 여유롭게 봐도 됐습니다. 시험문항은 객관식, 주관식(서술형)이고, 저는 한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New Media and Entrepreneurship : 마찬가지로 출석은 체크하지 않으셨습니다. 시험은 없고, 기말과제와 발표가 평가요소였습니다. 프라하에서 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게 주제였고, 개인으로 할지 팀으로 할지는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팀으로 할 경우 4인에 국적이 3개 이상 즉, 같은 국적인 팀원은 두 명까지만 가능했습니다. PPT를 만들어서 발표했고 같은 내용을 구체화해서 보고서도 작성했습니다.

-Quantified Self (wearables, data and its impact on users) : 면담 후 논문을 쓰는 수업이어서 평가요소는 논문이었습니다. 제출하니까 교수님께서 피드백을 주셨고 다시 쓸 필요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문화 및 여가활동

학기초 중앙유럽에서 가장 큰 5층짜리 클럽에서 웰컴파티를 했습니다. 이후에도 학교측에서 여는 파티가 몇 번 있었고, 그게 아니더라도 왓츠앱의 기숙사 단체방이나, 여러 페이스북 그룹에서 주최하는 파티가 많았습니다. 원하시면 뭐든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체코 근교나 가까운 나라에 다녀오는 등 학교측에서 주최하는 단체여행도 종종 있었습니다. 저는 단체여행을 별로 안 좋아해서 가보진 않았지만 참여했던 친구들 말로는 개인여행으로 가는 것보다 비용도 싸고, 가이드설명도 들을 수 있고, 학교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점이 좋았다고 합니다. 체코는 여행 다니기에 아주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저는 학기중에는 근처 나라들로 여행 다니고, 학기 후에는 북유럽, 서유럽 지역을 장기로 여행했습니다. ESNcard(Erasmus Network)라는 유럽지역 교환학생들이 가입할 수 있는 것을 학기초에 웰컴팩으로 구매했습니다. 이 카드가 있으면 라이언에어 무료 짐 추가가 8회 가능해서 학기가 끝나고 유럽여행할 때 알차게 이용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5,000원에 구매했던 것 같은데 저렴한 가격이니 구매하시고 여행비용 부담을 줄이시길 추천드립니다.


▼소감 및 총평

학기중에 여유롭게 교환 간 도시를 즐기고, 여행을 많이 다니실 분들이라면 추천드립니다. 외식물가는 한국이랑 비슷한 수준이지만, 생활물가는 저렴하고 도시도 예쁘고 프라하가 유럽 중에 치안이 좋은 편이라 지내기에 좋은 동네인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 여행 다닐 때는 인종차별도 많이 겪고 소매치기도 당했는데 프라하에서는 약 3개월 있는 동안 한 번도 겪지 않았습니다. 가게들이 일찍 문 닫는 유럽 치고 밤문화도 발달한 편입니다. 재즈바, 분위기 좋은 펍 등 밤에도 갈 곳이 많고 트램이 24시간 운영됩니다. 프라하의 크기는 지하철 호선이 3개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근교로 당일치기 갈 만한 곳도 많아서 저는 독일 드레스덴과 Pravcicka brana, 체스키크룸로프 다녀왔습니다. 제 경우, 한 달 생활비는 월 50만원 (기숙사비, 여행비용 제외 프라하에서만 지출한 비용) 들었고 목요일과 금요일에 공강을 만들어서 한 달에 1~2회 정도는 다른 나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프라하가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유명한데 2학기에 가신다면 올드타운광장 마켓이랑 Manifesto 마켓에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해외대학에서의 공부나 대학생활에 초점을 맞추신다면 다른 곳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카를대학은 캠퍼스가 없고 단과대 건물들이 프라하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수업 때만 그 건물에 가서 수업을 듣는데 큰 도서관이나 학생들이 모일 만한 공간이 딱히 없어서 대학을 다닌다는 느낌은 크게 받지 못했습니다. 학교 건물 중 도서관 시설은 NTK라는 공과대학 건물이 가장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