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 434호
  • 기사입력 2019.12.30
  • 편집 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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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석범(러문14)


2019년 2월 16일에 출국하여 2019년 2월 25일에 학기가 시작되었고 2019년 6월 21일에 학기가 종료되었습니다.


● 비자 신청 절차

온라인 접수했습니다. 대사관 찾아갈 필요 없었습니다. 구비 서류는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구비 서류와 함께 500$의 비자 발급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여기서 꿀팁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20만원 정도 비용이 드는 건강검진을 하지 않았는데도 통과되었다고 하는 것을 보고 저도 일단 건강검진 없이 지원했는데요, 통과되었습니다. 건겅검진이 필수라고 알려져 있는데 네이버 블로그에 의하면 면밀히 준비 서류에 관한 사항을 살펴봤을 때 필수는 아니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3일 정도 걸린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늦게 신청하면서 일찍 나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며 마음을 졸였던 것이 기억납니다. 비자신청 얼마 안 걸리니 미리하세요.


● 출국 전 준비사항

짐 조금만 싸세요. 입지도 않을 옷 챙겨가서 버리고 왔습니다. 필요한 것 기본적인 것들만 가져가시고 필요한 것은 거기서 사시는 걸 추천해요. 호주 물가 비싸다고 알려져 있는데, 외식비 제외하고 큰 차이 못 느꼈습니다. 우리나라에 없는 것 중 하나가 Redcross에서 운영하는 secondhand 옷 매장이 있습니다. 노스페이스, 나이키 등등 괜찮은 브랜드의 옷들을 10$, 30$등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습니다. 옷 조금 들고 가시고 거기서 사세요.


● 수강 신청

학교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동영상 설명도 있습니다. 처음 수강신청을 할 때 우리학교랑 비슷하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헤매면서 스트레스도 받고 시간 낭비도 있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설명해주는 것을 차근차근 보면서 따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업 관련 정보 또한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 저는 영어로 essay를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는데, 기말고사를 보고 싶지 않은 마음에 모든 수업을 essay가 많은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져 있는 분, 영어로 학술적 또는 창의적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분… 부디 시험을 보는 과목을 선택해주세요.


● 수업 진행 방식

한국과 다른 시스템은 lecture와 tutorial로 나뉘어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많은 경우의 수업에서 출석 점수가 없고 오프라인 강의가 그대로 녹화되어 온라인으로 올라온다는 것이에요. lecture는 교수님이 지식 전달을 하는 일반 한국 강의와 같습니다. tutorial은 배운 것을 바탕으로 tutor와 학생들과 함께 더 심화된 공부를 하거나 지식을 적용하는 활동으로 이루어집니다. tutorial에서 이름표를 작성하기도 하는데 출석체크용이라기보다 성적이 발표되었을 때 성적이의가 있을 경우 그 학생이 성실히 참여했는지 아닌지 참고하는 정도로 쓰인다고 해요. 물론 출석점수 반영여부도 수업마다 다르니 물어보셔야 합니다.


● 소감 및 총평

대학생활에서 내린 선택 중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익숙한 언어, 문화, 인종, 환경 모든 Comfort Zone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며 힘든 것들 것 많았지만 그것들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많은 성장이 있었다고 느낍니다. 더불어 한국 안에서 있었다면 보지 못했을 사람들, 자연, 문화, 사고방식, 삶의 방식, 교육 등 다양한 방면에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동안의 마냥 밝은 부분만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분명 좋은 부분들이 있었지만 어두운 시간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 이 부분을 차지한 것은 언어와 자존감 두 키워드로 압축됩니다.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해 본 결과 저만 스트레스를 받은 부분이라는 생각이 아닌 것을 알았습니다. 이에 언어와 자존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언어가 저에겐 가장 큰 스트레스를 준 요인이었습니다. 저를 표현하고 의사소통하고 교감하는데 한국어를 쓰는 저와 영어를 쓰는 제가 다르다고 느끼며 자신감이 떨어져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못 드러낸다고 생각해 답답함을 느꼈고 의기소침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 그에 맞는 새로운 자아가 생긴다’는 룸메이트의 말을 들은 뒤 제가 스트레스 받는 이유는 언어의 문제가 아니고 자존감의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영어를 모국어처럼 하지 못하는 것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도 ‘영어를 쓸 때의 나’ 자신의 낯선 모습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못하면 어때, 난 뭐가 됐건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놈이다’ 라는 생각을 믿기로 결심하고 되뇌었습니다. 그리고 다르게 행동했습니다. 이전 같으면 시도하지 않았을 행동들, 하지 않았을 말들도 그저 흘러 나오는 대로 표출했습니다. 차츰 마음이 편해졌는데요, 거짓말처럼, 영어 실력이 문자 그대로 하룻밤 사이에 달라졌습니다. 때로는 표현이 생각이 안나 버벅거리고, 재밌는 드립을 치고 장난을 치고 싶어도 못할 지라도, ‘다른 언어를 쓰고 모국어를 쓸 때와 다른 나의 모습’ 또한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서 생겨난 새로운 ‘나’일 뿐이니 그 모습을 자신 없어 하지도 부끄러워 하지도 않고 당당하게 원하는 것을 누리며 지내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모든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교환학생 생활도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떠나기 전 지인들의 경험을 참고하여‘교환학생이라면 이래야 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은 다른 사람의 것이니까, 자기만의 교환학생 생활을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 끊임없이 자신과 대화하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들을 따라가 보셨으면 하고 응원합니다. 모든 사람이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 앞에서 때때로 불안해지기도 약해지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하나 용기를 내어 내면의 소리들을 실천해 나간다면 교환학생 시기를 마무리했을 때, 알록달록한 경험들로 이루어진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추억과 더불어 더 넓고 단단한 내면을 가진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을 읽고도 갈까 말까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눈 질끈 감고 냅다 지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