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 Tampere<br> University of Technology

핀란드 - Tampere
University of Technology

  • 340호
  • 기사입력 2016.01.27
  • 취재 이지원 기자
  • 편집 이지원 기자
  • 조회수 11206

글 : 박재수 전자전기공학


- 교환 학생

- 2015학년도 1학기 ~ 2015학년도 2학기

출국일 : 2014년 12월 17일
학기 시작일 : 2015년 1월 12일

3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 있는 주한 핀란드대사관에서 인터넷으로 작성한 Residence Permit 신청서, 여권, 은행잔고증명서, 보험증명서, 학업허가서(Confirmation Letter), 증명사진을 가지고 갑니다. 보통 9시에서 12시까지 비자 관련 업무를 하는데 늦지 않게 가시기 바랍니다. 저의 경우 1년 비자를 신청하였으나 Confirmation Letter가 Academic Year가 바뀌는 관계로 1학기만 증명해준다 하여 핀란드 내에서 비자 연장을 했습니다. (유럽에서의 1년 교환학생은 보통 가을학기에서부터 봄학기까지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분명 저 같은 학생들도 있을 거라 보기에 분명 학교 측에서 배려해 주어야 한 번에 1년 치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봅니다. 비자 신청 비용은 처음 신청 300유로, 연장 130유로로 절대 적지 않은 돈이기 때문입니다. TOAS 관련 메일을 받을 시기 즈음 TUT 학생처에서 학생증을 만들기 위한 서류를 작성하여 우편을 보내달라고 올 텐데 학교에 가서도 할 수 있지만 시간이 걸리니 미리 작성해서 보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EMS가 아닌 저렴한 일반 국제 우편으로 보냈습니다. 증명사진은 근처에 있는 코닥 사진관에서 찍었는데 핀란드 사진 전용 규격을 잘 알고 있는 곳이라 추가 설명 없이 안심하고 찍어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 참고로 핀란드 비자 관련 네이버 블로그들이 있으니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1년 비자 관련 문제는 꼭 검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관련하여 우리 학교 국제처에 항의 메일을 보냈을 때는 제가 계획한 1년간 학업을 할 수 있도록 받아준 상대 학교에 고마워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웬만하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물론 그것은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게 사실이나 1년의 수학 기간을 공고한 건 학교 쪽에서 먼저 한 거고 저는 그를 보고 그곳에 지원한 것이었습니다. 그때 당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그냥 알겠다고 넘겼지만, 교환이란 것은 상호 공평한 것인데 당연히 우리 학교 학생으로서 갔다면 충분히 그 부분은 1년간 수학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된다고 봅니다. 제가 중간에 연장을 부탁한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1년 기간을 받고 간 것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작은 배려 하나가 학교 이미지를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역으로 다른 학교에서 온 교환 학생들이 가을학기부터 봄학기까지 학년이 바뀌는 1년의 수학 기간을 가진다고 해서 중간에 추가 금액과 비자 연장을 해야 한다면 신경 써서 한 번에 1년 치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글로벌 성대로서의 작은 배려라고 봅니다.

항공권은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영국으로 갔고, 그 이후 스페인 여행을 하다가 핀란드로 입국했습니다. 항공권 가격은 Skyscanner 혹은 Kayak 등의 항공가격비교사이트를 통해서 알아보는 게 좋습니다. 핀란드로 바로 입국하면 핀란드 항공 Finnair를 통해 가는 게 가장 저렴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서비스와 기내식 모두 훌륭한 항공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1년의 외국 생활이기에 집에서 지내면서 부모님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기숙사>

제 기준으로 10월에서 11월 사이에 Tampere시 주관 학생아파트 관리소인 TOAS에서 메일이 왔습니다. 보내 주는 메일 절차를 따르시면 됩니다.

<수강신청>

POP라는 학내 인트라넷 사이트를 통해서 합니다. (우리 학교 GLS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ID와 Password는 핀란드에 도착하여 처음 Orientation 주에 받을 수 있습니다. 사전 서류 작업을 위한 학업 및 수강 관련서는 TUT 홈페이지에 잘 나와 있습니다. 보통 어학계열 수업은 정원이 일찍 차므로 아이디 권한을 얻자마자 신청을 하는 게 좋고 전공 관련 수업은 정원 때문에 못해 본 적은 없습니다.

핀란드 비자 관련 네이버 블로그, toas.fi, tut.fi

- 2015년도 1학기

주관적 평가(10점 만점)

· Basics of RF Engineering ( 9)
· Introduction to control ( 6)
· Distribution Automation ( 5)
· Switched-mode Converters ( 8)
· Introduction to Renewable Energy Sources ( 7)
· Solar Power Systems ( 6)
· Finnish 1 ( 9)

- 2015학년도 2학기

주관적 평가(10점 만점)

· Fundamentals of Electrical and Power Engineering ( 6)
· Introduction to Smart Grids ( 5)
· Basics of Semiconductors and Devices ( 8)
· Networking Laboratory I ( 8)
· Computer Networking I( 8)
· Basic Course in Signal Processing ( 9)
· Basic Coutse in Image and Video Processing ( 7)
· Introduction to Matlab ( 9)
· Basics of Industrial Management ( 9)

제가 들었던 대부분의 수업은 Lecture와 Exercise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 Lecture는 일반적인 강의와 같고 Exercise는 조교들과 함께하는 문제풀이수업이라고 보시면 됩 니다 . Moodle이라는 학업자료공유사이트에 업로드된 문제를 미리 풀어서 그 문제에 대한 코멘트를 얻는 수업인데 이를 통해 얻는 게 많습니다. Exercise를 잘 수행하면 시험점수에 보너스를 얻으므로 점수를 잘 받고 싶은 분들은 필수로 잘 따라가야 합니다. 경험상 Exercise를 꾸준히 따라가면 시험공부를 따로 많이 하지 않아도 본인 실력이 시험 패스를 할 정도는 됩니다 . 하지만 그 이유가 시험이 쉬워서라기보다는 Exercise 수준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꽤 많은 수업을 들었으나 출석이 점수에 반영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 다만 어떤 수업은 일정 정도 이상의 출석이 과목 패스를 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므로 커리큘럼을 잘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핀란드어 수업이었던 Finnish1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시험을 모두 봤습니다. 대부분 수업은 시험에서 50% 이상을 맞아야 pass가 되고 pass이후에 Grade 1~5까지 점수가 매겨집니다. 기본적으로 절대평가 방식으로 grade가 주어 집니다 . 수업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50%부터 10% 단위마다 grade가 올라갑니다. Grade 5를 맞는 것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야 하므로 굉장히 어렵습니다. 제가 들었던 전공 수업들에서는 5점을 받은 학생이 한 명도 없었던 수업이 꽤 있었습니다.

어려운 과목은 Pass마저 어려워 Fail 하는 학생이 50% 가까이 되기도 합니다. 과목당 시험은 총 3번까지 볼 수 있으며 fail 하면 성적표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이를 잘 활용해 학업도 성취하시길 바랍니다 . Pass fail의 기준에서 1점이라도 모자라면 fail입니다 . 교수님을 찾아가 시험지를 보며 점수를 올릴 기회가 있을지 언정 점수가 매우 가깝다고 Pass를 시켜주는 일은 없습니다 .

이 학교 전공 수업은 기본적으로 석사 학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군대와 휴학 후 3년 만에 영어와 석사 수준의 수업으로 학업을 재개하려니 엄청난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학업적인 목표는 언제나 성적이 아닌 Pass였습니다. 사실 그것도 쉽지 않았기에 꽤 큰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교환학생 비율은 프랑스와 독일이 가장 많이 차지하는데 대부분 석사 학위 중이거나 석사에 준하는 수업을 듣던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 쪽 학생들은 대부분 학사과정생이었습니다.

핀란드에서 교수와 학생의 관계는 매우 평등합니다.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해주신 얘기를 참조해 적겠습니다. 핀란드에서 학생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것은 선생님들의 직업적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바보 같은 질문은 서로의 시간을 위해 삼가야겠죠. 그러나 학생이 바보 같은 질문을 해도 선생으로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를 묻게 된다고 합니다. Professor라고 학생이 Sir 혹은 Professor라고 부르는 일도 없습니다. 인사를 할 때도 가벼운 손짓과 그냥 이름만 부릅니다. 당연히 기본적인 예의는 만국 공통이겠지만 학생이 선생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해 굳이 미사여구를 붙일 필요도 없고 그냥 시간 약속만 잡아서 상담하면 그뿐입니다. 이는 여타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의 다른 유럽 나라와 비교했을 때도 보기 드문 문화입니다.


핀란드 문화는 핀란드 사람들이 사랑하는 Jean Sibelius의 Finlandia에 잘 녹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음악은 예전 음악의 이해라는 우리 학교 교양과목을 통해 알게 됐던 클래식 음악입니다. 그때 들었을 때는 왜 이렇게 음악이 음산할까 생각이 들었으나 핀란드에서 광활하게 펼쳐진 숲을 보며 들었을 때 그 감동은 잊을 수 없습니다.

핀란드 날씨는 좋은 편은 아닙니다. 일 년 중 2~3개월만 해를 즐길 수 있고 그 외에는 눈이 오거나 비가 오거나 바람 부는 날씨입니다. 우리나라에 비하면 혹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핀란드 겨울은 춥고 어둡지만 겨우내 오는 눈 덕에 하늘보다 눈 쌓인 땅이 밝습니다. 여름은 산뜻하고 따뜻하며 이처럼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그 아름다움이 지지 않는 해 아래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여느 북유럽 국가와 다르지 않게 음식 문화가 발달한 편이 아닙니다. 그들의 음식은 매우 간단하고, 특별하다 할 것이 없습니다. 지금은 EU를 통해 과일과 채소를 수입하여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지만 이 나라에서 자라는 과일과 채소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일이 여러 종류가 난다기보다는 블루베리, 라즈베리 같은 베리가 여름철에 집중해서 납니다. 여름에 트레킹 및 하이킹을 하다 보면 정말 무수히 깔린 블루베리를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한 파이나 케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제과 및 제빵은 굉장히 가정적으로 잘 발달한 것 같습니다. 핀란드 친구들과 함께 시나몬 롤과 파이, 케익들을 만드는 것도 큰 추억입니다. 집에 돌아가서 시나몬 롤을 만들고 싶네요. 많은 사람들이 모르겠지만 핀란드 초콜릿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프랑스나 스위스 초콜릿보다 맛있습니다.

우리나라 3배 면적의 나라에 10분의 1의 국민이 살고 있으니 인구 밀도 또한 매우 낮습니다. 20대 청춘들에게는 따분하고 지루한 나라일 수 있습니다. 사교활동을 많이 하는 문화도 아니어서 혼자 지내는 일도 많습니다. 사람과의 만남에서 흔히 말하는 스킨십은 거의 없습니다. 버스를 타고 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참 차갑게 보입니다. 알고 보면 핀란드 사람들은 정말 따뜻한 사람들입니다. 처음에 이러한 생각 때문에 먼저 다가가기 어려울 수 있지만, 먼저 다가가면 누구나 반갑게 맞아줄 겁니다. 핀란드에서 술을 마시면 정말 다 같이 취하고 놀자는 식으로 마십니다. 술을 마시면 무지막지하게 마시기 때문에 각오하셔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먹이는 게 아니라 순수 자신의 의지로 마십니다. 차갑게 보이던 친구들이 웃고 말도 많아지며 굉장히 재미있는 사람들이 됩니다.

핀란드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사우나입니다. Sauna is always right. 핀란드에서 사우나 하자고 친구들에게 말하면 돌아오는 대답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집에는 웬만하면 사우나가 다 있습니다. 실제로 학교 옆에 있는 공용 사우나인 Tekkarisauna에서 학교 동아리 및 과 모임을 하는 예가 일반적입니다. 혼성 사우나를 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수영복을 입고 합니다. 하지만, 사우나 할 때는 다 벗고 하세요. 문화체험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이래도 되나 했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익숙해졌습니다.

핀란드 친구들과 대화하기 좋은 주제는 게임이었습니다. 이곳에서 게임 좋아하는 친구들은 정말 많습니다. 게임을 좋아하고 많이 했던 저로서도 쉽게 친구를 사귈 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 게임을 한다는 거 자체가 뭔가 꺼려지는 문화에 익숙했던 저에게 이렇게 쉽게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나라에 왔다는 게 좋았습니다.


핀란드에서는 사냥과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규제가 철저하고 이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 역시 자연 보호를 해야 한다는 의식이 뚜렷한 듯합니다. 매년 사냥할 수 있는 동물의 종과 수가 제한되며 사냥에 성공하면 신고하고 해당 청에서 개체 수 보존을 합니다. 사냥을 위해서는 허가증이 필요해서 동참하진 못했지만 꽤 흥미로운 주제였습니다. 낚시도 어떤 지역은 허가증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 제 인생에서 낚시하여 처음 직접 물고기를 낚아본 것은 핀란드 친구의 Summer Cottage 옆 얼음낚시를 할 때였습니다.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구멍을 뚫고 낚시를 하는 건데, 얼음낚시는 물고기를 낚을 확률이 매우 낮지만, 하늘이 도운 건지 6마리도 넘게 잡은 날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친구에게 초대를 받아 여름에 연어 플라이 낚시를 하러 가기도 했습니다 . 푸른 숲 속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강을 휘젓고 다니며 낚싯대를 휘두르며 연어 사냥을 한다는 경험을 했다는 게 글을 쓰는 지금도 뭔가 끓어 오르게 만듭니다 불빛 없는 밤에 사우나하고 뜨거워진 기운과 함께 나체로 차가운 물에 부유하며 별이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을 보는 건 엄청났습니다. 거기에 하늘은 너무나도 맑아서 은하수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날들입니다.


제가 핀란드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던 것은 Korean class 덕분이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탐페레에서 3년 전쯤에 숙명여대 교환학생이 시작했던 한국어 교실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1학기 때는 핀란드에서 살고 계셨던 한국 분이 이끌어가고 있었지만 그분이 핀란드를 떠나 2학기 때는 저와 같이 1년 교환학생을 온 친구가 바통 터치를 받아 이어서 했습니다. 저는 그 친구를 도와 핀란드 친구들 및 다른 나라 친구들과 교류하며 한국어를 알리고자 했습니다. 이 사실을 성균어학원에 글을 보내니 교재를 지원해서 보내주셨는데, 감사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을 보시고 Tampere로 가는 우리 학교 학우들께도 이를 통해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알게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나라 문화와 언어를 사랑해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고 한국인으로서 기쁘게 도울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도움을 줬다기보다는 오히려 도움을 받았던 사람인 것 같습니다.


친구들은 교환학생을 와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파티를 즐기며 잘 놀다 가고, 어떤 친구들은 혼자만의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며 쉬다 가고, 어떤 친구들은 공부를 많이 하고 갑니다. 처음에 교환학생 간다고 하니 놀러 가는 거 아니냐는 말들에 불쾌했던 기억이 납니다. 반은 맞고 반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도 학생이기에 공부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수업을 듣고 학업을 진행하는 것도 우리에게 큰 발전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놀러'도' 왔습니다. 그 논다는 게 접해보지 못했던 문화를 배우고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고 얘기하며 내가 모르는 세상 이야기를 듣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말하는 거라면 저는 당연히 놀러도 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핀란드에 오게 된 것은 제가 목표했던 1년의 교환학생 생활과 전공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학교를 모든 파견학교 홈페이지를 찾아가며 검색한 후 Tampere university of Technology 학교가 제가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했기 때문입니다. 핀란드에 대해서도 잘 몰라서 일단 선택한 후에 좀 알아보려고 Kalevala라는 핀란드 신화 이야기도 읽어보았습니다. 그 뒤에 왜 핀란드에 왔냐고 물었을 때는 산타 할아버지 만나러 왔다고 우스갯소리를 했지만요. 그러고 보니 부끄럽지만 산타클로스의 나라라는 것도 와서 알았고, 무민 캐릭터와 클래시 오브 클랜 , 앵그리버드 게임의 모태는 핀란드였다는 것도 와서 알았네요.

지금 제 글을 읽는 건 최소한 교환학생에 관심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너무 많은 고민으로 선택에서 주저하지 마세요. 저 역시 1년 교환학생 생활을 위해 1년을 휴학했습니다. 공학도로서 조금은 더 익숙한 환경에서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고 졸업할 수 있었지만, 대학 1학년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기에 목표한 바를 이루고 싶어 휴학까지 했습니다. 휴학하고 지낼 때는 가끔 그게 잘한 선택일까 생각도 했습니다. 정보통신공학부 주관 교환학생 파견에서 떨어졌을 때 큰 낙담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더없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다 다를 수 있지만, 본인이 목표 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목표한 바는 아니어도 뜻밖의 좋은 경험을 얻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한다는 말처럼 해도 좋은지 아닌지는 해봐야 아는 것 같습니다. 본인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경험을 해서 교환학생 생활이 좋은 경험이 아니라고 후회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본인의 경험이고 본인의 느낌이지 않습니까 ? 남의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그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원래는 제가 이곳에서 1년간 살면서 도움이 될 만한 정보 위주로 적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다음에 파견가게 될 우리 학우분들이 생활하면서 직접 부딪치고 주변에 도움을 구해보는 것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어느 곳이든 사람 사는 곳이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 방법은 항상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너무 많은 걸 준비해올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부족한 걸 알고 배워나가는 것도 교환학생으로서 얻을 수 있는 보람찬 일이 아닌가 합니다.

유럽에서 살면서 공부하고 틈날 때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도 사귀고 지금껏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해보는 것. 우리 학교 학생이라면 다 할 수 있습니다. 왜 굳이 여유롭게 쉬어야만 하고 파티만 가야 하고 여행만 가야 하나요? 다 손에 쥐고 싶지 않나요? 얻고 싶은 모든 것을 다 얻어가시기 위해 노력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