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Vrije Universiteit Amsterdam

  • 412호
  • 기사입력 2019.01.29
  • 편집 연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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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양혜조 글로벌리더학과 (14)


2018년 8월 5일에 출국해 2018년 9월 3일에 학기가 시작되었고 12월 20일에 학기가 종료되었습니다.


비자 신청 절차

네덜란드는 비자가 아닌 거주허가증 (Residence Permit)을 발급받아 생활하게 됩니다. 개강 3~4달 전 정도부터 VU로부터 거주허가증을 발급받기 위한 메일이 오기 시작합니다. 모든 절차는 메일로 자세하게 알려주니 메일만 꼼꼼히 확인한다면 어려움 없이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알려주어야 할 사항을 누락하는 일이 간혹 있으니 주변에 같이 VU로 파견되는 친구들과 미리 연락해서 빠짐없이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V-number를 제때 알려주지 않아서 이메일로 요청한 뒤에야 받았고, 마찬가지로 V-number를 전달받지 못했던 다른 친구는 IND측에서 오류가 나서 처음부터 절차를 다시 밟아야 했습니다. 칼같이 절차가 동시에 이루어지지는 않더라도 다음 절차에 필요한 정보들이 아직 전달이 안 되었다면 즉시 이메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국 전 준비사항

저는 여행을 먼저 하다가 네덜란드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여행 다닐 동안만의 짐만 들고 가서 기숙사 입주 후에 나머지 짐을 택배로 받았습니다. 여행 가기 전에 부칠 짐 미리 싸 두고 입주 후에 구체적인 주소를 확인해서 부모님께 우체국 EMS로 부쳐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부치는 짐은 10킬로 이내로 다이소 압축팩이랑 우체국 박스 써서 쌌습니다. 우체국 사이트에 가격표가 자세하게 나와있으니 가격표 보시면 어느 정도로 싸야할 지 감이 오실 것 같습니다. 우체국에 문의한 바로는 네덜란드는 우편함에 기재된 이름이랑 택배 받는 사람 이름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면 반송되는 일이 있다고 하니 이름만 주의해서 기재해 주면 될 것 같습니다.

수강 신청

개별 과목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신청 전까지 얻기 힘듭니다. 신청 전까지 시험이나 과제에 대한 내용은 물론 수업 시간대나 요일도 알 수 없습니다. 신청 전에 알 수 있는 건 오로지 학교 사이트에 나와있는 수업 소개 정도인데 나와있는 건 난이도와 학점(ECTS), 학습 목표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문제는 신청이 승인된 후에 시간표가 나오게 되고 시간대가 서로 겹치는 과목이 생기면 일일이 학교 측과 메일을 통해 수강과목을 정정해야 하고, 바꿀 과목의 시간대 역시 신청이 승인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으므로 또 겹치게 되면 안 겹치게 될 때까지 계속해서 메일로 수정을 해야 합니다. 다행히 한국과는 다르게 마감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시간만 겹치지 않는다면 수강은 가능하다고 보면 됩니다.

수업 진행 방식

한 학기는 3개의 Period 로 나눠집니다. Period 1은 9~10월, Period 2는 11~12월, Period 3은 1월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Period 1, 2만 수강하고 남은 기간은 여행을 다니다가 귀국 했습니다. 보통 한 과목 안에 Lecture와 Tutorial (혹은 Seminar)이 함께 있는데 Lecture는 보통 우리가 한국에서 듣는 강의의 형태이고 Tutorial 혹은 Seminar (이름만 다르고 거의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는 Lecture 때 배운 것을 바탕으로 사례를 분석한다든가 토론을 하거나 팀플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Period 1

Judgement and Decision Making: 경영과 심리가 어떻게 관련 되는가에 대한 수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심리 안에서도 주로 오류로 인한 비합리적인 의사결정 등을 주로 다루며 Lecture, Tutorial 모두 있었고 Tutorial 시간에는 전에 공지된 article을 읽고 그걸 바탕으로 토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시험 외 팀 발표가 2번 있고 Mock Exam 풀어서 제출하기 같은 작은 과제가 가끔 있습니다. 시험이 구체적인 케이스 위주로 나오는데 케이스가 전부 논문에 나온 내용들이라 영어 논문을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고 논문을 다 읽으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서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시간 투자가 가장 많이 들어간 수업이었습니다.

 Grand Challenges for Sustainability: 경제학과 환경문제를 접목시킨 수업입니다. 초반에 솔로우 모델 나오고 교수님이 어려운 경제학 계산식을 마구 쓰셔서 멘붕이 올 수 있지만 계산 부분은 핵심만 이해한다면 시험에서 오히려 쉽게 나오고 후반에는 환경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도 많습니다. 이 수업 역시 Lecture, Tutorial 모두 있고 Tutorial에서는 연습문제를 풀거나 팀플을 하거나 개인 과제를 할 시간을 줍니다. 팀플(선택에 따라 개인으로 제출 가능)은 엑셀을 활용해 실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인데 거창해 보이는 것에 비해 간단한 문제들이라 어렵지 않았고 개인 과제는 환경문제 한 가지를 골라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PPT를 작성하고 발표를 녹화해서 제출하는 것입니다.

Period 2

Global Political Economy: 경제 역사와 정치 역사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면서 흘러왔는지에 대한 수업입니다. 다른 수업과 다르게 100% Lecture로만 이루어진 수업입니다. 평가도 객관식 100% 시험으로만 이루어져서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Corporate Governance and Accountability: 기업지배구조와 기업윤리에 관한 수업입니다. Tutorial 시간에 기업 비리에 관한 케이스를 많이 다루고 간단한 Quiz도 보는데 Quiz는 출석만 하면 무난히 점수를 얻을 수준입니다. 시험은 단답에 가까운 서술형으로만 이루어져있고 시험 외에는 기업 비리 분석한 개인 레포트 1번, 쉬운 팀 발표 2번이 있습니다. 교수님이 열정적이고 수업 중에 쌍방 소통을 중시하셔서 지루하지 않은 신선한 수업이 듣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Identity, Diversity and Inclusion: 제가 한국에서 경영학 수업만 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에서는 전혀 생각해볼 수 없었던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토론하는 수업입니다. 오로지 Lecture로만 이루어진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손을 들고 격렬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고 배울 점이 많았던 수업입니다. 평가는 100% 주관식 시험 하나로 이루어집니다.

문화 및 여가활동

VU는 동아리는 특별히 없었던 것 같고 개강 전 주에 Introduction Week나 학기 중간중간에 VU ESN에서 주최하는 파티에서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보통 한국의 클럽 같은 느낌인데 저는 경험 삼아 한 두 번 가다가 나중에는 여행 때문에 바빠서 안 가게 되었습니다. ESN에서 아마 멤버십 비슷한 것을 좋은 조건에 판매할 텐데 활동적이고 파티를 좋아한다면 정말 굿딜이지만 파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Uilenstede는 단지 내에 엄청난 퀄리티의 헬스장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 다양한 스포츠 강좌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습니다. 단지 내 문화센터도 있는데 학생들보다는 동네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느낌이고 생각보다 빨리 마감되니 듣고 싶은 것이 있다면 신청기간을 미리 알아두었다가 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보기

- JUMBO: Uilenstede에 살게 된다면 가장 많이 이용하게 될 마트이지 않나 싶습니다. 물가도 저렴하고 Uilenstede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입니다.

- Albert Heijn: 네덜란드의 가장 대표적인 마트입니다. 물가는 JUMBO와 비슷하고 제가 주로 이용했던 곳은 Gelderlandsplein의 쇼핑몰에 위치한 것과 Stadshart 라는 곳에 위치한 것 두 가지 입니다. Gelderlandsplein은 한인마트가 있어서 한국음식 사러 갈 때 자주 이용했고 Stadshart는 도서관과 엄청 큰 쇼핑몰이 있는 곳이라 도서관 카페에서 공부하고 오는 길에 이용했습니다.

- Shilla: 위에서 언급한 한인마트입니다. 생각보다 잘 되어있고 일본 음식도 있습니다.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입니다. 쌀이 조금 비싸다 하시는 분들은 Stadshart 쇼핑몰에 Xenos라는 곳에 있는 스시용 쌀이나 알버트 하인에 있는 Risotto용 쌀 추천합니다.

교우관계

 저는 교환학생으로 왔다는 온 개인적인 목적이 뚜렷해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기 위한 노력을 특별히 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외국인 친구들과 얘기할 일은 꽤 있었지만 꾸준히 만나면서 같이 놀러 다닌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놀러 다닐 때는 주로 한국에서 교환 온 친구들과 다녔습니다.

교통

OV Chipkaart라는 교통카드를 이용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OV칩카드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은 메트로, 트램, 버스에 더해 기차도 일반 대중교통처럼 카드만 대고 바로 탈 수 있습니다. 기차는 카드에 최소 20유로가 있어야 진입이 가능합니다. OV Chipkaart는 개인카드가 있고 익명카드가 있는데 그냥 익명카드 쓰시다 가면 됩니다. 떠날 때는 스키폴 공항 기차 매표소에서 잔액 환불해 줍니다. 잔액이 일정 금액 있어야 환불을 해주니 교통카드에 돈 남을 거 걱정하지 말고 충분히 충전해서 쓰다 환불 받아 가시면 됩니다.

네덜란드 교통이용 중 가장 주의할 점은 체크인, 체크아웃입니다. 네덜란드의 개찰구는 역마다 생김새가 다르고 Uilenstede와 Schiphol을 포함한 일부 개찰구는 그냥 길가에 카드 대는 기계가 덩그러니 있어서 처음 봤을 때 개찰구인지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다른 교통수단(예: 기차-메트로, 메트로-트램 등)으로 환승할 때도 체크인, 체크아웃 모두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메트로에서 트램으로 갈아탄다면 메트로 전과 후, 트램 전과 후 모두 카드 기기에 카드를 대야 정상적으로 처리 됩니다. 개찰구가 게이트 형식이 아닌 카드 기기만 길가에 있는 형태인 경우 깜빡하고 체크아웃을 안 할 수도 있는데 체크아웃을 하지 않으면 종착점까지 간 거로 간주되어 많은 금액이 빠져나가니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여행

저는 한 곳에서 오래 머무는 것을 좋아해서 학기 전과 후의 방학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학기 중에는 주말을이용해서 짧게 다녔습니다. 유럽 내에서 여행하다 보면 여러가지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될 텐데 이를 한번에 비교해 주는 게 GoEuro입니다. 네덜란드 내에서는 여행을 많이 못해서 여행지는 잘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Amsterdamse Bos 공원입니다. Uilenstede에서 멀지 않으니 날씨 좋을 때 꼭 한번 들러 보시길 추천합니다.

기타

- 공부할 만한 카페: Stadshart에 위치한 Amstelveen Library 1층 카페

- 그 외 추천 카페: CoffeeRoastery DeClercq, Cloud Gallery, CT

- 유심: 저는 Vodafone 썼습니다. 참고로 Schiphol 공항에서 파는 Vodafone 유심은 가격이 사기에 가까운 수준으로 비싸게 팔아서 무조건 일반 지점에서 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소감 및 총평

만약 교환학생이 단순히 한 학기 동안 근심 걱정 잊으면서 행복하게 살러 가는 것이었다면 저는 교환학생을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교환학생으로 있는 동안 행복하기도 했지만 그냥 해외에 있어서 마냥 행복하다기보다는 앞으로도 계속 행복할 수 있는 법을 배운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 생활을 하는 동안 행복했다고 느낀 순간들은 생각해보면 대단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마음이 조급하고 워낙 바쁘게 살다 보니 실천할 생각조차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해야 하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며 살아왔던 저에게 이 한 학기는 저의 진솔한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그러기 위해 한 학기까지 필요할까 싶었지만 저를 알아가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한 학기를 온전히 저에게 집중한 뒤에야 제가 원하던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내적인 성장 말고도 여행을 다니면서 보고 배운 것 또한 값진 것들이어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한 학기가 저에게는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자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