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마음에 안들죠?
: PL(President’s list)이야기

  • 530호
  • 기사입력 2023.12.27
  • 취재 이채은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 조회수 2098

우리는 성균관대에 입학했을 때부터, 혹은 전공 선택을 했을 때부터 전공이 정해진 채 4년을 보낸다. 자신의 전공이 정말 잘 맞아 즐겁게 학교에 다닐 수도 있지만, 전공이 잘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학생도 많다. 이번 기사는 맞지 않는 전공을 선택한 학우들, 혹은 전공 선택에 고민이 되는 학우들을 위한 PL 학우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PL이란 President’s list의 줄임말로, 한 학과당 한 명씩, 매년 수상하는 상이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자기 삶에 대해 고민하는 학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차서연 학우


Q1.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학·동양학과(원전공), 자기설계융합전공 – 컬쳐앤비즈니스(복수전공), 도덕·윤리 교직을 이수한 PL 3기 차서연입니다.


Q2. PL에 대해 조금 궁금한데요, PL은 어떤 학생들이 받는 상인가요?

딘스리스트가 성적으로 받는 상이라면, PL은 비교과 활동을 활발히 하고 성과도 낸 학생들에 대해 단과대학당 약 1명 정도씩 뽑는 상입니다. 딘스리스트가 정시 느낌이라면 PL은 수시 느낌이라고 하면 좀 더 이해가 잘될 것 같아요.


Q3. 본인이 PL이 될 수 있었던, 본인만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1학년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활동들이면 꼼꼼하게 준비해서 지원했고, 그 결과 다양한 활동들을 쉬지 않고 해왔습니다. 활동만 무작정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제 역할은 무엇이었고, 어떠한 과정으로 성과가 나왔으며, 배운 점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기록해 두었고, 다음 활동에 반영해 더욱 완성도 있는 모습을 갖춰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런 활동들을 많이 해왔고, 운 좋게 좋은 성과도 내어 제가 PL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제 강점은 ‘노력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할 일을 다 하고 쉬는 것이 아니라, 더 좋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계속해서 고민했기에 PL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지 생각합니다.


Q4. 현재 학교, 혹은 대외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수료할 예정이고요, 졸업논문을 아직 못 써서 졸업은 못합니다(웃음). 현재는 SK온에서 신사업 리서치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 인턴 모두를 해보며 어떤 기업과 어떤 직무가 저한테 맞는지 찾아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학우분이 좀 더 어릴 때 인턴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경험치가 많을수록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지니까요. 해보지 않고 나랑 맞지 않을 것 같다고 치부하기보다는 뭐라도 해보고 확실하게 판단하는 게 낫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5. 성균관대에서 어떤 학과를 전공하셨는지, 그리고 전공이 적성에 잘 맞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제 원전공은 유학·동양학과로, 전공 예약 생으로 들어왔어요. 저는 솔직히 제가 이 전공을 공부한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어디서 제가 동양철학을 이 깊이만큼 배울 수 있겠어요. 동양철학이라 하면 딱딱해 보일 수 있는데, 제가 5년 동안 학교에 다니며 이 전공을 한 마디로 감히 정의해보자면,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배운다는 거예요. 이 공부를 하며 얻게 된 능력은 문제가 생겼을 때 가짜 원인에 현혹되지 않고 본질적인 접근으로 진짜 문제를 찾아 해결할 수 있다는 거예요. 철학은 끊임없이 ‘왜?’를 던져야 하는 학문이잖아요. 저 스스로 ‘왜?’에 대해 생각해 보고 논리를 세워 나가야 해요. 관련 자료를 많이 읽어도 본인의 생각이 없으면 제대로 답할 수가 없거든요. 돌이켜보면 저는 5년 동안, 이 연습을을 해왔던 것 같아요. 조금은 자랑 같이 들릴 수 있지만, 많은 분이 제게 그러더군요,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명확히 주장할 수 있고 그 주장에 대한 근거가 논리적이라고.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은 깊이가 있다고. 그럴 때마다 이 전공을 배울 수 있던 건 큰 인생의 행운이라는 것을 더더욱 확신해요.


Q6. 전공과 다른 진로를 찾아가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저는 복수전공도 하고 교직 이수도 했는데요, 하고 싶어서, 오로지 제 의지로 한 선택이었습니다. ‘요즘은 다들 복수전공 한대’라는 말에 휘둘려서 한 것도 아니고, ‘너는 강사를 했으니 교사도 잘 맞겠다’고 들어서 한 것도 아닙니다. 무언가를 기획하는 일에 흥미를 느껴, 이런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수업들 위주로 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기설계융합전공을 택해 제가 배우고 싶은 수업을 공부해 나갔습니다. 역시나, 제 선택으로 고른 수업들이기에 더 재미있고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딱히 어려운 점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여기에 흥미를 느꼈던 사람인데, 이 수업을 들으니 오히려 더 물 만난 물고기가 된 느낌이랄까요? 제가 잘하는 걸 알고 확신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교직은 제가 19살 12월부터 강사 생활을 하며, 제가 가르치는 데 소질이 있고 아이들도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되어, 훗날 교사가 되고 싶을 수도 있으니 신청한 것입니다. 교직은 쉽지 않았어요. 들어야 하는 학점이 생각보다 많았거든요. 전공 21학점에 교직 관련 과목만 30학점 정도를 들어야 하는데, 처음에는 50학점은 만만하게 봤다가 나중엔 좀 힘들었습니다(웃음). 교직은 교생실습 외에는 실습 과목이 없기에, 제가 강사 생활을 하며 직접 겪었던 것과 이론적 수업은 차이가 커서 그 부분이 좀 아쉬운 게 있었습니다.


Q7. ‘그래도 전공과 다른 진로, 다른 길을 선택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전공과 다른 진로를 택했다는 표현은 제게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나는 원전공을 버리고 복전을  살릴거야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요. 저는 동양철학에서 배운 인문학적 사고방식과, 복수전공을 통해 키웠던 문제해결력과 팀 프로젝트를 이끄는 것, 교직을 통해 배운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것 모두 다 제 커리어에 녹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동양철학을 배우지 않았다면 제 기획의 깊이는 지금보다 얕을 거고, 복수전공을 하지 않았다면 제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일에 강력한 성취를 느끼는 것을 잘 몰랐을 테고, 강사 생활과 교생 생활을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것의 뿌듯함을 벅차게 느껴보지도 못했을 테니 말이죠. 하나의 길을 선택했다기보다 저는 제가 원해서 한 길들의 좋은 점을 융합하는 방식을 택한 게 더 맞는 것 같아요.


Q8. 마지막으로 전공과 다른 길을 찾아 나가고 있는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굳이 원전공 혹은 복수전공을 살릴 거라고 단정 짓는 게 더 위험한 것 같아요. 원전공은 공부하고 있으니 그냥 계속 공부하시면 됩니다. 거기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가면서요. 자신에게 의미 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없다면 더 고민해 보시고 혼자서 답이 나오지 않을 땐 선배나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복수전공이나 아니면 아예 다른 진로의 경우, 무작정 다른 것을 제치고 그것으로 올인하기보다는 일단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일단 조금씩 해보세요. 그게 잘 맞을지 힘들지는 해봐야 알잖아요. 해왔던 것과 병행하면서 하다가, 맞으면 그쪽으로 더 해보는 거고, 아니면 다시 돌아오거나 다른 것을 또 찾으면 되는 거예요.


불안하고 걱정되는 것도 당연해요. 그렇지만 본인이 확신을 두고 한 것이라면 후회는 적을 거예요. 시간을 쪼개서라도 해보고 싶은 건 경험해 보세요. 한 가지 가장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 불안정한 시기에는 ‘비교’가 가장 크게 본인을 갉아먹을 거예요. 인스타그램에 멋진 사람들을 보면서 자꾸 자신을 비교하고, 이런저런 말에 현혹되고요. 그러니 비교로 내가 힘들어하지 않을 수 있게 내 중심을 잘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큼 환경을 세팅하는 것도 중요해요.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을 삭제하면 수시로 보며 무의식적으로 비교하던 것들이 없어지겠죠. 여러분이 의지가 없어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의지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 되어 있는 건 아닌지 먼저 돌아보셔야 해요.


불안하면 글로 적으세요. 생각만 하고 불안해하지 말고. 생각보다, 생각에 머물러 있는 것을 글로 적었을 때 불안감이 조금 날아갈 때가 있어요. 적고 보니 별거 아닌 고민일 수도 있고, 적고 보니 해결책이 보이는 것도 있거든요. 저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을 때도, 펜을 잡고 써요. 그러면 원인을 알았으니까 기분 나쁨이 처음보다는 해소가 돼요. 그리고 그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을 이어 나가면서 그 고리에서 벗어날수 있게 돼요. 이건 제가 2년 동안 선배 멘토링을 하면서 가장 강조했던 내용인데, 일단 생각을 생각에 머물게 하지 마세요. 글로 적으세요. 마법같이 한 번에 무언가가 해결되진 않겠지만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거예요.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께 그러한 마법 같은 순간이 찾아오길 기원하며 인터뷰 마칠게요. 감사합니다.



# 전이훈 학우



Q1.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경영학과 수료생이자, PL 3기로 활동 중인 전이훈입니다.

학부에서는 브랜딩 팀 ‘디어스크’, 데이터분석 학회 ‘DScover’, 금융공학 학회 ‘FR’ 등에 있었고, 특이  사항으로는 경영학 외에 데이터사이언스를 함께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졸업을 앞두고 IT 교육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관련 직무 중 하나인 “MLops” 쪽 진로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Q2. PL은 어떤 학생들이 받는 상인가요?

PL(Presidents’ List)에 대해서 학교에서는 “학생 성공 모범 사례를 발굴하는 제도”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각자의 진로를 찾고 그곳에 나아가기 위한 과정들을 적극적으로 보여 준 학생들을 분야와 무관하게 선정하는 제도라고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상’이라기보다는 학생들을 격려하는 ‘비금전적인 장학 제도’라고 보는 게 더 적합하다고 봐요. 어떤 보상이 주어지는 자리라기보다는 PL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PL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높이고 싶어서, 그리고 다른 PL 들을 본받으면서 스스로 발전하는 게 더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


Q3. 본인이 PL이 될 수 있었던, 본인만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다른 PL 분들처럼 장학금을 많이 받았거나,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낸 사람은 아니에요. 하지만 궁금하거나 새로 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으면 도전하는 걸 좋아했고, 그 분야를 정했으면 최소한 일 년씩은 경험해 본 것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저는 뭐든 해보지 않고서는 나와 맞는 일인지 알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그 경험을 쌓기에 학부생만큼 좋은 시기가 없다고 믿거든요. 물론 그중 일부는 좋은 결과를 맺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지금의 제 진로를 잡아가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고, 의외의 상황에서 그 경험이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아요. 지금 돌이켜 보면 그 경험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널리 알려 주라고 학교에서 저를 PL로 뽑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Q4. 현재 학교, 혹은 대외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최근에는 교육 분야에 관심이 생겨서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있어요. 내가 공부하고 있는 내용 중에서 유용한 내용들을 추리고, 그것들을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효과적인 형태로 압축하여 전달하고, 그로서 다른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때 제가 큰 기쁨을 느끼곤 하더라고요. 교내에서는 금융공학학회 ‘FR’에서 금융과 관련된 코딩 수업을 운영하고 있고요, 그와 동시에 교육 회사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며 데이터 직무와 관련된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Q5. 성균관대에서 어떤 학과를 전공하셨는지, 그리고 전공이 적성에 잘 맞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경영학과로 입학했고, 2학년 때부터 데이터사이언스 융합 전공을 복수전공하고 있습니다. 복수전공을 택하는 분 중에서는 원전공이 너무 맞지 않아서 다른 길을 찾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그런 케이스는 아닙니다. 저는 원전공도 나름 흥미를 갖고 들었긴 해요. 하지만 2 전공이 저랑 훨씬 잘 맞았고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쪽도 그쪽으로 흘러가게 된 것 같네요.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저는 이런 독특한 전공 조합을 택한 게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시너지가 되거든요. 학부 때 배운 전략이나 재무 관련 지식이 기업 내에서 데이터를 다룰 때 유용한 지식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고, 거꾸로 데이터와 관련된 수학적 기술적 내용들을 비전공자들에게 쉽게 설명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서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많이 늘었거든요.


Q6 원전공과 복수전공이 본인에게 잘 맞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경영학보다 데이터사이언스 공부가 더 잘 맞았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어요. 첫 번째로, 데이터과학은 아직 배우는 내용들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경영학과 수업은 재무, 마케팅, 회계, 전략 등 각 분야가 명확히 구분되고, 그 안에서 다루는 내용도 거의 정해져 있어요. 반면 데이터 공부는 학부에서 다루는 내용보다도 직접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필드에서 일을 하지 않고는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항상 ‘교과서 밖의 공부’를 좋아하고 몸소 부딪히면서 배우는 걸 좋아하는 제게는 이쪽 공부가 훨씬 잘 맞는 것 같아요. 전공을 토대로 새로운 것들을 익히는 경험이 저는 여전히 설레고 즐겁거든요.


두 번째는 언어의 명확성입니다. 저는 별로 말재주가 좋은 사람은 아니에요. 열심히 개선하고는 있지만 제 생각을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데에는 아주 부족합니다. 그런 제게 명확한 컴퓨터 문법과 통계치로 모든 내용을 설명하는 데이터과학은 제 단점을 보완하는 최적의 도구라고 생각해요.


Q7. 전공과 다른 진로를 찾아가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말씀드린 것처럼 배워야 할 내용이 많은 학문이다 보니, 넓은 분야의 배움을 빠르게 완성하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이고요. 아직 이 전공으로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도 잘 없고, 현업 일선에서의 트렌드도 계속 바뀌는 데다, 심지어 저는 복수전공생이라는 한계도 안고 있다 보니, 잠시도 쉬지 못하고 직접 부딪혀 보며 새로운 내용을 찾아 익혀야만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잠시 방황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길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요. 짧은 직장 경험이 그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요, 그 외에 링크드인이나 채용 공고도 꾸준히 팔로우하면서 감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Q8. ‘그래도 전공과 다른 진로, 다른 길을 선택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요즘 저는 이 길을 가기 위해서 공부하는 대부분의 시간이 재미있고 즐거워요. 제 선택이 잘한 선택이라는 걸 보여주는 데 이보다 더 확실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이뤄낸 성과들을 차곡차곡 정리해서 노션에 정리해 두고 있는데, 해가 지나며 페이지 수가 늘어나고, 갖고 있는 스킬과 경험이 늘어나는 걸 볼 때도 엄청난 뿌듯함을 느끼고요. 최근에는 어느 정도 실무적인 기술들도 배우면서, 주변 지인들이 생활이나 업무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경우가 종종 생겨요. 갖고 있는 자료에 대한 통계적 근거가 필요하거나, 혹은 매일 반복되는 작업을 자동화하는 그런 일들이 대부분이죠. 그때 제가 갖고 있는 기술이나 지식으로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느끼는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거예요. 제 진로, 제 공부가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줄 때도 제 선택이 무척 자랑스럽게 느껴집니다.


Q9. 마지막으로 전공과 다른 길을 찾아 나가고 있는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최근에 만난 선배가 이런 말을 해준 적 있어요. “앞으로 직장이 아닌 직업을 가져라.” 라고요. 스스로가 충분한 역량을 갖추어서, 내가 어느 회사에 몸담고 있는지보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가 더 중요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회사를 나오더라도 내 존재는 항상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요.


전공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내가 어느 학부에 몸담고 있는지와 내가 어떤 공부를 하는지는 별개의 개념이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전공은 졸업과 동시에 끝이 나지만, 여러분의 공부와 그로서 생긴 역량은 평생을 함께할 거니까요. 전공이 아니더라도 한 발짝 나아가는 과정이 즐거운 진로가 있다면, 어느 분야이건 꼭 도전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