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껍데기 강화 메커니즘 규명

소라껍데기 강화 메커니즘 규명

  • 341호
  • 기사입력 2016.02.22
  • 편집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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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설명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변형실험을 통해 관찰된 소라 껍질의 변형과정. 균열의진행 및 저지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며 그 과정에서 경로가 변경된다. 이로부터 파괴시 필요한 에너지를 계산했을 때 모재료에 비해 수십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

오상호 교수 연구팀 독자적 투과전자현미경 실험법으로
자연계에 존재하는 가장 단단한 물체인 소라 껍데기의 강화 메커니즘 규명
향후 다양한 자연계 생물에 대한 생체모방기술 발전 가능성 열어

우리 학교와 포항공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의 나노구조물리연구단 연구팀이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단단한 재료 중 하나이면서도 그 계층구조의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았던 여왕 소라 껍데기(Strombus gigas conch shell)에 대해 독자적으로 고안한 투과전자현미경 실시간 변형 실험법을 수행, 일반적으로 알려진 강화 메커니즘 이외에 결함의 일종인 나노쌍정 계면에서 균열의 진행이 저지되고, 균열경로가 바뀌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였다.

여왕 소라 껍데기는 탄산칼슘 결정들이 서로 90도로 교차하는 사박층(crossed-lamellar) 형태로 수십~수 마이크로미터에 이르기까지 다차원의 계층구조로 적층되어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어떤 생명체보다도 경도(Hardness)와 인성(Toughness)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왕 소라 껍데기의 우수한 기계적 물성의 원인을 이해하기 위하여 복잡한 다차원 계층구조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졌으나 근본적인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본 연구에서는 계층구조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체 내부에 존재하는 나노미터 크기의 쌍정* (Twin)의 역할에 주목하고 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나노 스케일에서의 인성을 측정할 수 있는 독자적인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시험 방법을 개발하여 최소 단위체 내부의 쌍정이 인성강화 메커니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였다.

이러한 이해는 향후 진화를 통해 최적화된 구조를 갖는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생체모방기술 (Bio-inspired technology)로 발전되어 고경량, 고인성 신소재 개발의 핵심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상호 에너지과학과 교수는 "나노미터 스케일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직접 실시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실험 방법이 앞으로는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자연 모사 기술에 있어 돌파구를 제공할 것"이라며, "성균관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 나노구조물리연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실시간 전자현미경 연구를 이제는 원자 단위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다학제 간 연구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IF 11.470)에 2월 17일자(현지시각 GMT 10:00 am, 온라인)로 게재되었다.

* (논문제목) Nanotwin-governed toughening mechanism in hierarchically structured biological materials

* (교신저자) 오상호 (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 교수),

* (공동저자) 김영민 (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장, 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 교수),

정지원 (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 연구원)

* 쌍정 (Twin) : 특정 결정면을 경계로 두 결정이 거울면 대칭을 이루는 결정 결함의 종류. 재료 내부에 나노미터 수준 간격으로 균일하게 배열되어 있으면 강도와 인성이 증가한다는 최근 연구 결과가 보고된 이후 다양한 재료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음.

▲ 실험에 사용된 여왕 소라 껍질의 미세구조. 3단계의 계층구조를 갖고 있으며 최소 단위는 수 나노미터의 간격을 갖는 붉은 색으로 반복적으로 표시된 쌍정 (Twin) 구조이다

▲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쌍정 내부의 원자 배열 구조 및 원자단위 시뮬레이션으로 계산된 균열의 전파 과정. 쌍정면 근처에서 전파를 멈추고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키면서 에너지를 흡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