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청단희 : 성균관 유생의 가을나기

  • 479호
  • 기사입력 2021.11.12
  • 취재 김예지, 송명진, 이경서, 이재윤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 조회수 5316

지난 11월 3, 4, 6, 7일 총 4일간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2021 청단희 : 단령 입어볼령?’ 행사가 진행되었다. 청단희는 전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단령 대여 행사이다. 단령은 옷깃을 둥글게 만든 포의 하나로, 조선 말기까지 모든 관원이 평소 집무복으로 착용하던 상복이다. 이번 행사의 기획과 진행은 우리 대학의 유생 문화 전파를 담당하는 청랑이 맡았다.


참가 학생들은 색색의 단령을 입고 성균관의 문묘를 탐방하며 미션을 수행한다. 이번 청단희 행사의 미션은 총 3가지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는 ‘지정 스팟 미션’으로 참가 학생들에게 문묘 내 건물 명칭이 적힌 10장의 카드를 주고 건물을 문묘 지도에서 사진을 찍어오는 미션이다. 두 번째는 ‘미지의 스팟 미션’으로 지정스팟 미션과 같이 카드에 적힌 건물의 정보를 읽고 알맞은 건물을 유추해서 그 건물을 찾아가 사진을 찍는 미션이다. 마지막 미션은 ‘포스터 따라하기 미션’으로 영화나 드라마의 포스터가 그려진 카드를 골라 명륜당, 비천당, 대성전 등 건물 앞에서 포즈를 따라서 사진 찍기를 수행하면 된다. 총 3가지 미션을 모두 완료한 참가자들에게는 청랑의 굿즈가 상품으로 주어졌다.


명륜당 앞 노란 은행잎으로 가득한 은행나무 앞과 웅장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대성전 앞은 빨간색, 노란색, 회색, 파란색의 단령을 입은 학생들로 가득했다. 두 명씩 짝을 지어 같은 색의 단령을 입은 학생들은 은행잎을 들거나 바닥에 있는 낙엽을 뿌려가며 성균관대학교의 가을을 만끽했고 문묘를 탐방하며 유생 문화를 체험해보는 뜻깊은 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한편, 금잔디 광장 앞 청단희 부스에서는 유생복을 갖춰입은 청랑 학우들이 참가 학생들에게 청단희 행사에 대해서 소개하고 직접 단령을 입혀주며 유생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또한, 우리학교의 마스코트인 명륜이와 율전이가 그려진 굿즈 판매 부스를 운영하여 많은 학생들이 굿즈를 구입하고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사람들을 위한 기부에도 참여했다.


[사진 설명 : 사진왼쪽- 회색 단령을 입은 행사참여자와 김서현, 이효주, 신민주 청랑,  오른쪽 사진-붉은색 단령을 입은 행사 참여자]


11월 3일 청단희 행사의 첫날이 마무리된 다음, 청랑의 신유진 장의(글로벌리더학부 20)를 만나보았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글로벌리더학부 20학번에 재학중인 신유진이고, 청랑에서는 ‘장의’라는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청랑의 회장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Q. 이번 청단희 행사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2021 청단희는 단령을 입고 성균관 문묘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미션을 진행하고 인생샷도 남길 수 있는 행사입니다. 단령은 옷깃을 둥글게 만든 포의 하나로, 조선 말기까지 모든 관원이 평소 집무복으로 착용한 상복입니다. 매년 청랑이 대표 행사로 진행해 오던 '고하노라'에서 참가자들이 착용하던 의상이기도 합니다. 청랑은 작년과 올해 고하노라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워했던 학우들을 위해 청단희를 기획했습니다.


Q.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희는 고하노라, 신방례와 같은 오프라인 행사를 준비해오던 단체이다 보니,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항상 오프라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19 사태로 매번 행사들이 무산됐던 것인데, 이번에는 위드코로나로 오프라인 행사가 가능했습니다. 사실 청단희를 하기 전에 궐희라는 다른 행사를 기획 중이었는데, 그 행사는 아쉽게 취소 됐습니다. 하지만 청단희가 참가자들이 몰려다니지 않으면서 두 명이 한 팀이 돼 문묘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행사이다 보니 오프라인으로 시행하게 됐습니다.


Q. 청랑의 일원으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에브리타임이나 인스타그램처럼 학우들이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나 sns에서 저희가 주최한 행사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때 사기가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19로 작년부터 계속 행사가 무산되서 다들 속상한 마음이었지만, 올해 초에 기획한 ‘명륜이 율전이 크라우드 펀딩’이나 작년에 기획한 ‘아기 유생 건강 지킴 프로젝트’와 같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여러 행사들이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좋은 반응을 얻었을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Q. 청랑의 장의로서, 행사를 기획하고 활동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두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A. 성대생들이 자부심을 느낄 만한 대학문화를 창조하는 것이 저희의 1차 목표입니다. 그리고 그 대학문화가 성균관 유생문화에 바탕을 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모티프로 삼고 있습니다. 유생문화를 계승하며 성대생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행사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Q. 다른 사람들에게 청랑의 자랑거리를 말씀해 주세요.

A. 지금 당장 보이지는 않겠지만(웃음), 청랑은 과거 유생들이 입던 의복을 현대식으로 개량한 청금복을 단복으로 입고 있습니다. 이 청금복을 입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데, 청금복은 외부로 대여도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청랑만이 입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의복이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장점인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대학생 신분으로 큰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큰 규모의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단원들의 분위기가 정말 좋습니다. 저희는 위계질서가 아주 뚜렷한 단체도 아니고, 다들 자신의 할 일을 열심히 하면에 애정을 바탕으로 단원들끼리 똘똘 뭉치는 분위기 속에서 활동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청랑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끝인사 부탁드립니다.

A. 작년과 올해의 고하노라, 신방례와 같은 청랑의 대표적인 행사들을 시행하지 못해 청랑뿐 아니라 많은 학우 여러분이 아쉬움이 남았을 텐데, 상황이 더욱 나아지기를 기대할 수 있는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학우 여러분께 자부심을 드릴 수 있는 행사들을 많이 기획해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 4일 행사에 참여한 신은수( 한문교육과 20)사진 왼쪽, 임찬수(한문교육과 21) 사진 오른쪽 학우도  만나보았다.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신은수 학우: 안녕하세요, 한문교육과에 재학중인 20학번 신은수입니다. 반갑습니다.

임찬수 학우: 안녕하세요, 한문교육과에 재학중인 21학번 임찬수입니다. 반갑습니다.


Q. 청단희 행사를 신청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신은수 학우: 성균관 유생 옷을 입어볼 수 있다는 게 우리 학교에서만 행사할 수 있는 거라 매우 특색있다고 생각했어요. 단령 색깔들 모두 예뻐서, 입고 성균관 문묘를 다니면 정말 내가 옛날 유생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을 것 같아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신청 폼이 뜨자마자 바로 신청했습니다.


임찬수 학우: 저는 청랑이 가장 성균관대스러운 동아리라 생각해 원래부터 좋아하고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동기에게 직접 단령을 입어볼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는 것을 듣고 신청하게 되었어요. 그 때 자고 있었는데 혹시 선착순 마감된 건 아닌가 급하게 신청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Q. 청단희 행사 참여 소감은 어떠셨나요?

A.

신은수 학우: 굉장히 재밌었고 기억에 남는 행사였어요. 코로나 학번이라 그런지 축제, 큰 행사 등을 즐기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참여함으로써 의미 있는 행사에 참여했다는 거에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청랑에서 미션도 준비해 주셨어요. 청랑 미션지들 덕분에 각 장소의 명칭은 무엇인지, 그곳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도 알 수 있었고, 친구와 재밌는 추억도 쌓을 수 있었어요. 단령 입고 사진 찍은 게 100장이 넘는 것 같아요. 게다가 배경도 가을이라 정말 예쁘게 사진이 나왔어요. 여러모로 모두 만족한 청단희 행사였습니다. 준비해준 청랑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임찬수 학우: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들어오면 축제도 하고 많이 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고3 때부터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아쉬웠던 거 같아요. 이번에 진행된 ‘스꾸림 위크’ 같은 것도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훨씬 크게 많은 학생들이 다같이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아쉽더라고요. 그래도 청단회를 통해서 친구와 한복을 입고 성균관을 돌아다니고 미션을 수행하면서 사진도 많이 찍다 보니까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신나게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끝날 시간일 정도로 시간이 너무 빠르게 느껴지더라고요.


11월 3일과 4일, 그리고 조기마감으로 아쉬워했던 학우들을 위해 추가로 진행된 6일과 7일을 끝으로 ‘청단희; 단령 입어볼령?’ 행사는 뜨거운 관심과 함께 완연한 가을의 모습을 뒤로 하며 마무리되었다. 청랑은 이번 청단희 행사를 통해 학우들에게 색색의 단령을 입고 단풍으로 물든 명륜당과 비천당, 대성전의 정취를 만끽할 뜻깊은 기회를 제공했다. 청단희 참여자 중 희망자는 인생샷 페스티벌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청랑의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청랑은 행사를 마무리하며 참여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학우들에게 내년에 꼭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청랑은 성균관 유생 문화를 계승하여 성균관대학교를 대표하는 대학문화를 창조하는 단체로서 매년 다양하고 유익한 역사 고증 캠페인 및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와는 또 다른 정취의 문묘를 경험할 수 있으니 2022년에도 많은 학우의 관심과 참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