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배우를 꿈꾸다 <br>연기예술학과 전희수

자연스러운 배우를 꿈꾸다
연기예술학과 전희수

  • 371호
  • 기사입력 2017.05.16
  • 취재 정혜인 기자
  • 편집 정재원 기자
  • 조회수 12624

“37권의 문제집, 20권의 연습장, 그리고 대학에 떨어졌습니다.” 지난 2008년 SK텔레콤 광고 중 <수험생 편>의 첫 구절이다. 수험생들을 위로하는 뭉클한 메시지는 당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놀라운 건 영상 속 주인공이 우리학교 학생이었다는 점이다. 15초밖에 되지 않는 짧은 영상에서 예쁘고 앳된 외모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 전희수(연기예술학과 12)는 여전히 연기활동에 전념 중이다. 친근하고 자연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생으로서의 전희수

“어렸을 때 우연히 연기를 배우게 됐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성격도 소심했는데 연기를 배우면서 적극적으로 바뀌었어요. 그래서 연기에 애정이 갔고 자연스레 배우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연기를 전공하기로 마음먹었고,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로 진학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대학시절 추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졸업공연 ‘소녀’예요. 졸업공연 하면서 학교 선후배, 동기들과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어요. 졸업공연이라서 더 애정이 갔기도 했고요. 수많은 노력과 연습 뒤에 첫 공연을 올렸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만큼 공연이 끝난 뒤의 아쉬움도 컸고요. 학교생활을 돌이켜보면 힘들었던 기억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다 즐거웠던 추억밖에 없답니다. 할 수만 있다면 학교에 더 다니고 싶을 정도로요. 다만 후회되는 일이 딱 하나 있다면 교직이수를 못한 거예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가르치는 일도 하고 싶어서 너무 아쉬워요. 미리 교직이수 정보를 알아두고 신청을 했다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연기연출’이라는 전공수업이에요. 연출전공 1명과 연기전공 2명이 한 조를 이뤄 영화의 한 장면에 대해 발표하는 수업이에요. 같이 수업 듣는 분들도 좋았고, 이 수업을 들으면서 제일 많이 깨닫고 배웠어요.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제 연기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배울 수 있었던 수업이에요.”

“요즘 관심이 가는 건 운전면허예요. 그동안 운전면허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었는데, 최근 들어 따고 싶어져 시험을 준비 중이에요. 올해부터 어려워졌다는데 꼭 한번에 붙었으면 좋겠어요.”

배우로서의 전희수

그녀는 가수 문희준의 ‘종이비행기’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그때의 기억에 대해 물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촬영했지만 아직도 그때의 모습들이 생생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어요. 제 인생 첫 촬영이어서 더 또렷이 기억나는 것 같아요. 캐스팅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요. 제가 그때만 해도 소심해서 오디션을 제대로 못 치렀거든요. 그런데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저를 좋게 봐주셔서 캐스팅해주셨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막상 촬영을 시작하니 오디션 때처럼 떨지 않고 촬영을 잘 해냈어요. 당시 스태프 분들도 같은 아이 맞느냐며 놀라셨죠. 그때의 경험이 제게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그 이후로도 많은 힘이 됐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옥상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장면이에요. 옥상이 꽤 높았는데도 무섭지 않았고 종이비행기 날리는 게 그저 재밌었어요. 그래서 뮤직비디오 장면 중에서도 그 장면이 제일 마음에 들었고요.”

현재는 블랙콜TV에서 연기예술학과에 재학 중인 양혜지 학우와 함께 일명 ‘어예들’이라는 웹 예능에 출연 중이다. 출연 중인 소감을 물었다.

“블랙콜TV는 학교 선배들이 모여서 만든 웹채널이에요. ‘어예들’은 웹예능을 시작으로 웹드라마로 이어지는 포맷인데요. ‘도전’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여러 도전을 해보는 것을 목표로 해요. 웹드라마도 그 도전들 중 하나고요. 고맙게도 선배들이 먼저 연락을 해주셔서 미팅을 하고 촬영하게 됐어요. 저라는 사람에 대해 좀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죠. ‘어예들’은 어마어마하게 매력이 예쁜 여자들이라는 뜻이에요. 처음에는 아재 작명센스라고 놀렸는데 지금은 어감도 편하고 입에도 착착 붙어서 정말 마음에 들어요. 촬영은 늘 재밌지만 친한 사람들과 함께 해서 그런지 더 편하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혜지랑도 많이 친해졌고요. 혜지는 졸업 공연 때 분장 팀으로 참여해서 원래 알고 있던 후배였어요. 공연 때는 나름 친했지만 잦은 교류는 없었는데 이번 촬영을 계기로 많이 가까워졌어요. 혜지가 저를 잘 따라줘서 너무 고마워요. 혜지가 붙임성이 좋아서 빨리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일본 영화예요. 제가 굉장히 현실적인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슬플 만큼 현실적이에요. 그리고 배우들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현실 속 인물처럼 연기를 해서 더 좋았어요. 제가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꼭 촬영해보고 싶은 장르예요.”

전하고 싶은 말 

앞으로의 저의 목표는 ‘자연스러운’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에요. 천우희 배우님이나 정유미 배우님처럼 자연스럽고 친근한 이미지와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됐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해서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거예요.”

“후배들에게는 학생일 때 누릴 수 있는 것들은 뭐든 다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여행을 다닐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다녀보는 것도 추천해요. 여행을 다녀온 기억은 오래오래 남아서 힘을 주거든요. 저는 22살 때부터 여행을 많이 다니기 시작했어요. 여행을 다닐수록 너무 좁은 세상만 보고 살았다는 걸 느껴요. 세계의 여러 나라들을 다니면서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여러 가지를 경험해보며 얻는 것이 각자 다르겠지만 분명 있을 거예요. 여행을 하는 데 꼭 많은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에요. 요즘은 저가항공과 게스트하우스도 잘 돼 있어서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이 많거든요. 저는 다시 오지 않을 20대를 충분히 즐기자는 생각을 갖고 살아요. 후배님들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인생에 한 번뿐인 20대를 후회 없이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각자의 방법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