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직업철학을 가져라,
약학대학 이진희 동문

  • 409호
  • 기사입력 2018.12.13
  • 취재 한이현 기자
  • 편집 주희선 기자

우리학교 약대 겸임교수인 경기도 부천 큰마을약국 이진희 약사와 우리 학교 약대 6학년 노원영, 이수현 학우가 POS 프로그램을 활용한 일반약 복약지도문 출력 시스템을 개발했다. 실무실습 교육을 담당하는 프리셉터인 이 약사가 우연히 아이디어를 내면서 시스템 개발이 진행되었다. 이번 인물포커스에서는 자신만의 길을 가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진희 교수를 만나보았다.


- POS 프로그램을 활용한 일반약 복약지도문 출력 시스템을 생각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약국은 복약지도가 중요한 공간입니다. 꼭 필요한 내용을 환자에게 알려주어야 하는데 시간 공간상의 제약이 있고 알아야 하는 내용을 환자가 잘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처방약은 문서 복약지도가 많이 보급되어 있지만 일반약은 꼭 그 자리에서 말로 설명해야하는 어려움이 있고 이를 미리 준비된 문서로 제공한다면 더욱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수천가지 제품에 대해서 일일이 인쇄문서를 가지고 있기도 어렵고 이를 약국 POS 프로그램에 적용하면 실시간 전달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 약대를 가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원래는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학자가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성균관대학교에서 주는 장학금으로 공부를 하게 되면서 약학대학을 가게 되었고 약대 진학 후 학자 보다는 개국약사가 적성에 맞아 개국약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 약사와 교수 일을 병행하시면 힘드실것 같습니다.


약사는 끝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藥師의 師자는 스승 '사' 자입니다. 약의 선생님인데 공부하지 않으면 환자들에게 본의 아닌 거짓말을 할 수도 의도적 거짓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한순간 속일 수도 한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봅니다. 나에게 정직하고 환자에게 정직하려면 끝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를 후학들과 나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근무 시간 도중에 시간을 내야 하지만 그것은 누구보다도 부부 약사인 아내의 도움이 크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 대학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친구들과의 만남, 여행, 아르바이트, 독서, 방황하기입니다. 특히 독서는 대학생활 동안 1년에 100권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때의 독서와 사색, 친구들과 하던 토론 등으로 인생의 철학을 정립하고 아직도 그 철학이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기억나는 여행은 동기들과 중간고사 후 무계획 여행으로 폭우와 강한 바람 속에서 안산의 한양대학교 캠퍼스 앞 어느 논 한가운데서 집단 덮고 밤을 지새웠던 생각이 납니다. 그날 폭우가 쏟아져서 그야말로 비 맞은 강아지 마냥 오들오들 떨면서 겨우 비를 가렸습니다. 젊음만이 가능한 일이지요. 학생회 활동도 했었는데 학도호국단 체제에서 총학생회 체제로 바뀌는 시기에 약학대학 총학생회 부활추진위원회를 맡아서 약대에 알맞은 체제의 학생회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 약사로서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지금도 대한약국협동조합 이사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조합의 이사장직이 무보수 명예직이라 개인적으로 경제적 이익은 없습니다. 저는 여기서 약국들 간의 협력과 경제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35년 전 대학 재학시절에도 약국은 사양사업이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과 위기감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 약국입니다. 약사들의 권익을 키우는데 한축이 되고 싶고 후배약사들에게 또 내 자녀들에게 자랑스러운 약사로 남고 싶습니다.


△약대 동문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촬영한 기념사진 (오른쪽에서 세 번째)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재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졸업 후 어느 길을 가든 중요한 것은 원칙과 직업철학입니다. 그리고 건강도 잘 가꾸어야 하겠지요. 내가 하고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인생을 보람차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깊은 지식은 넓은 상식이 있어야 더 흔들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특히 인문학적 소양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나 사회의 흥망사를 살펴보아도 그 사회나 국가의 발전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사상과 철학이 아닌가 합니다. 스스로 살아가야할 인생의 방향을 명확히 하시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이진희 교수를 인터뷰하면서 자신의 길을 꾸준히 걸어온 사람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직업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자신의 일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우들도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면서 원칙과 직업철학을 잊지 말라는 이진희 교수의 조언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