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융합학부 Beyond the Sight,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예술을 펼치다 ②

  • 527호
  • 기사입력 2023.11.14
  • 취재 유영서 기자
  • 편집 김희수 기자
  • 조회수 3295

[편집자 주 : 전편에서 이어진 내용입니다.]

☞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예술을 펼치다 ①


Q.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의 경험을 통해 무엇을 얻었다고 생각하나요?

| City of Hope: Hoffnungburg

김지섭: 2023 ARS Electronica를 통해 다양한 점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제작 하는 과정에서는 팀원 간의 조율과 합일, 작품에 대한 논의와 준비 등 모든 단계와 과정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어요. 행사기간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예술작품을 보게 됐어요. 그러는 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식견을 넓히고 예술에 대한, 예술을 위한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폭넓은 시야를 가지게 됐다고 생각해요.


이지민: 2023 ARS Electronica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얻었어요. 작품 제작 과정에서 작품을 어떻게 기획해야 효율적으로 기획하는지 심도 있게 생각했어요. 작품 전시 과정에서는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외국인 관람객에게 열심히 설명하며 외국어 능력도 향상했다고 느낍니다. 가장 의미 있는 건 ‘의견을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방법’을 배운 것입니다. 생각보다 짧은 기간 안에 작품을 A부터 Z까지 준비해야 했어요. 그래서 지섭 학우와 의견을 빠르게, 정확히 조율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희 모두 성장하며 ARS Electronica라는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에서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 Discord

조용민: 국내에 한정 되어있던 시야가 트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 ‘세계는 넓다’와 같은 말들을 수도 없이 들어봤지만 역시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직접 눈으로 경험한 세계 무대는 차원이 달랐어요. 수많은 해외 아티스트들과 교류하고 작품을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앞으로 더욱 높고 큰 꿈을 가지고 멀리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은 것 같습니다.



| The Universe Thinks

박지혜: 혼자서는 절대 시작도 마무리도 못 했을 거 같아요. 팀원들과 꾸준히 ideation, brainstorming 단계를 반복적으로 거치고, research도 매일하고 작품을 만들면서도 교수님 피드백도 많이 받아서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팀워크의 중요성도 한 번 더 깨달았어요. ARS Electronica에서 전시하면서 세상은 넓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됐어요. 다양한 문화를 가진 아티스트분들을 만나 작품 얘기도 하고 예술 경험,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은 지 등 얘기를 했는데 흥미로웠습니다. 이번 ARS Electronica 전시 주제가 ‘Who owns the truth?’였는데, 한 주제를 가지고 모두 다르게 접근하여 작품을 만들었다는 게 신기하고 아티스트분들의 인사이트와 영감이 궁금해서 계속 대화를 나누려고 했던 거 같아요. 결론은 앞으로 넓은 세상을 더 경험하기 위해 더 넓게 바라보면서 제 삶을 설계하고 싶어요.


홍은지: 아르스라는 전시회를 관람하는 걸 떠나 학생 아티스트로 참여하게 된 경험은 예술 전공생이 아닌 저에게 과분할 정도로 많은 걸 남겨준 것 같습니다. 우선 디지털 아트 세계가 이렇게 크고 창의적이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상상해보지도 못한 문제들을 마주하면서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제 바운더리 안 사람들이 아닌, 각국 예술 애호가들과 자유롭게 교류하고 예술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사회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건 값진 경험이었어요. 특히 Campus Exhibition에서는 발길 방향만 돌리면 한쪽은 일본, 다른 쪽은 영국, 그 옆에는 미국, 인도 등등 다양한 나라의 대학생들이 있었는데 그들과 얘기하고 그들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시가 개최된 오스트리아의 린츠라는 도시는 무척이나 평화롭고, 아름답고, 학술적인 도시입니다. 도나우강을 낀 이곳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같이 온 성균관대 교수님들과 전시 팀원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해줬습니다.



Q. 학부 수업 중 도움이 됐던 과목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City of Hope: Hoffnungburg

김지섭: 저는 컬처앤테크놀로지융합을 전공하며 미디어와 콘텐츠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전반적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수업이 다수였습니다. 특히 저는 김수완 교수님의 게임콘텐츠기획 수업과 설상훈 교수님의 제너러티브콘텐츠캡스톤디자인 수업에서 도움을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김수완 교수님의 게임콘텐츠기획 수업은 메커니즘 이용 방식을 게임에서 얻어 왔었던 만큼, 작품에 게이믹한 요소를 어느 정도 반영했거든요. 작품 자체가 참여형이다 보니 어떤 방식으로 참여시키고, 몰입시키느냐를 고민 했는데, 수업을 통해 이에 대한 해결이 가능했습니다. 설상훈 교수님의 제너러티브콘텐츠캡스톤디자인 수업은 컴퓨터에 의해 생성되는 개념인 ‘제너러티브’에서 작품을 착안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작업 툴로 컴퓨터에 의해 재생성 되는 제너러티브 디자인을 제작해보며 작품의 메커니즘을 구성할 수 있게 됐어요.


이지민: 컬처앤테크놀로지융합전공의 모든 콘텐츠 기획 수업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특히, 김수완 교수님의 ‘게임콘텐츠기획’ 수업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해당 수업에서는 게임을 기획하는 과정과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 등을 공부해요. 최종적으로 자체적인 게임 기획서를 완성합니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게임을 기획할 때 플레이하는 사용자가 ‘게임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말을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이 작동하는 핵심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재미를 제공하는 게임을 구상해보고자 노력 했어요. 이 부분이 저희 <City of Hope: Hoffnungburg>를 제작할 때 많은 도움이 됐어요. 관람객이 작품을 체험하려면 센서에 손가락을 얹어서 수십 초간 머무르며 심박수를 측정해야 하는데요. 이때 저희가 주변에 없을 때도 관람객이 혼자서 몰입할 수 있도록 작품을 기획했습니다. 관람객의 심박수 측정을 바탕으로 모니터 속 가상 세계에 도시가 생성되고, 소멸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UI에 변화를 줬어요. 심박수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 렌더링 되는 걸 보여주고자 도시 생성을 위해 준비(로딩)하는 UI, 그리고 도시가 소멸되기 직전의 전조를 보여주는 UI 등을 통해서 구현했습니다.


| Discord

조용민: 컬처앤테크놀로지융합학부 수업에서 창작미디어스터디라는 수업이 있었습니다. 빔프로젝터를 이용한 프로젝션 매핑 기술에 대하여 배우고, 에프터 이펙트, 터치 디자이너 등의 툴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드는 과정과 실제로 수업 마지막에는 작은 전시까지 직접 열 수 있는 수업이었어요. 그 당시에 학교 조병두홀에서 미디어아트 작품 전시를 했었는데 그때 경험했던 그 작은 전시가 해외에 나가서도 크나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 The Universe Thinks

박지혜: 1학기 때 수강한 제너리티브콘텐츠캡스톤디자인라는 수업에서 비쥬얼라이징 툴을 처음 접하게 됐어요. 인터렉션 미디어, 인터렉션 아트에 관심은 있었는데 제너리티브콘텐츠캡스톤디자인에서 배운 스킬이 이번 ARS Electronica 작품 만드는 데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홍은지: 컬쳐앤테크놀로지학과에서 간접적으로 도움이 된 과목은 몇 개 있습니다. 올해 ARS Electronica 슬로건은 ‘Who owns the truth (진실을 소유한 주체는 누구인가)’인데, 인공지능을 메인 주제로 다루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정지윤 교수님의 ‘인공지능을 통한 콘텐츠 기획과 제작’은 아주 기본적인 AI 상식에 입문하고 이해하는데 도와주었어요. 그 다음으로는 김지윤 교수님의 <문화콘텐츠 기획> 수업인데요, 당시 인상 깊었던 제주도 ‘빛의 벙커’라는 디지털 아트 전시회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 기획서를 재밌게 썼어요. 그 경험이 아르스 전시회 기획서나 테크라이더 작성에 도움을 준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김수완 교수님이 이번 전시를 주관해 주셨는데, 교수님의 수업인 ‘게임콘텐츠기획’을 수강한 덕에 예술 경험도 없고 겁 많은 제가 전시회 관련해서 편하게 여쭤보고 도전해볼 수 있었습니다.


Q. 세상에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 City of Hope: Hoffnungburg

김지섭: 예술학도가 아니어서 예술에 대해 다 알고 있지는 않지만, 제가 겪어본 예술은 또다른 ‘나’의 표현을 위한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대화로 하는 말 뿐만 아니라 문자, 카톡 등으로 하는 텍스트, 이를 넘어서는 이미지 형태인 이모티콘이나 짤 등 많은 형태의 소통을 하잖아요. 예술은 이 말이나 텍스트, 넘어서는 이미지로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온전히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그것이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조심히 생각해봅니다.


이지민: 제가 예술을 배워보지 않아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네요. 2023 ARS Electronica에서 느낀 건 예술이 ‘소통’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계각지에서 모인 전시에 참여한 모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달랐고, 그를 전달하는 방법까지 달랐어요. 그렇지만 작품을 통해 메시지를 설명하니 더 크게 와닿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예술은 소통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예나 지금이나 저에게 예술은 아직 어렵습니다..!


| Discord

조용민: 예술은 아름다움을 탐하는 인간만의 고유한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있으며 고등 생물도 많이 존재하지만, 그들과 인간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지점이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은 배고픔과 종족 번식의 욕구를 넘어 모든 생물 위의 정점이 된 이후 또다른 새로운 욕구를 추구했고, 더욱 고차원적인 방향으로 생각의 깊이를 만들게 된 것이 예술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가 더욱 고차원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기 위함입니다.


| The Universe Thinks

박지혜: 저희 삶 속에서, 일상생활에서 예술을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 질문을 받자마자 제가 속해 있는 패션동아리가 떠올랐어요. 학기 초 스트릿 스냅이라는 룩을 선정해서 출사를 나가는 활동 주제가 “나를 표현하는 패션"이었는데, 출사 끝나고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가장 먼저 받은 질문이 “나를 표현하는 패션" 주제를 통해 어떻게 자신을 표현하는지에 대한 질문이었어요. 그때 제가 “패션은 예술과 같이 다양한 색상, 패턴, 스타일을 조합하여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날은 편안하고 캐주얼한 룩을 입고, 어떤 날은 우아하고 화려한 의상을 선택함으로써 저 자신을 표현할 수 있잖아요. 패션 뿐만 아니라 전 새로운 도전을 계속해서 시도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라고, 답변했어요. 저는 예술에 대해 잘 모르지만, 예술은 표현하는 자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 예술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홍은지: 예술 지식이 얕아서 이런 질문에 답변하기도 부끄럽지만, 지구(세상)에는 사람이 살고 있어서 예술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모두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나누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는 것 같아요. 거기에 타인이 반응하고 무언가를 느낀다면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 같고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전시회에서 수만가지 작품들을 접하면서 ‘예술은 뭐고, 어디까지가 예술인거지?’라는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이걸 창작한 사람은 이걸 말하려고 한 건가?’하고 공감하게 되면 그 메시지도 더 기억에 남더라고요. 인간은 감정적인 경험이 클수록 기억이 강렬하다 보니까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그런 식으로 시대적인 문제를 전세계 사람들에게 예술로 각인시키는 기능도 하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우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 City of Hope: Hoffnungburg

김지섭: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학우들이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저도 그렇고요. 길을 가면서도 이게 맞나? 싶을 때도 종종 있겠지만, 길을 우회하더라도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제 길을 찾고 있고, 아직도 방황 중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목적지도, 정답도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길을 찾아 가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제 길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쉽지 않겠지만 성대 학우들도 같이 파이팅하고 같이 그 길을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이지민: 해보고 싶은 건 모두 도전해보는 성대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2023 ARS Electronica를 준비하며 국제 무대 진출이라는 것에 설레기도 했지만 두려움도 컸어요. 그렇지만 도전을 통해서 얻어가는 게 많았던 경험이었고, 대학 생활의 절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다같이 도전하고, 성과를 내는 자랑스러운 성대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3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다들 건강하게 한 해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 Discord

조용민: 성균관대학교라는 학교는 분명 자랑스럽고 대단한 학교지만 입학했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조금만 찾아보면 학교, 그리고 많은 교수님들이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다양한 기회와 시스템이 있어요. 다른 학우들도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좋은 기회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소중한 경험들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The Universe Thinks

박지혜: 우연처럼 찾아온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제 실력이 부족해서 실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실력이 모자라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막상 해보면 ‘진작에 할 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역시 나랑은 안 맞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근데 나랑 안 맞는 분야는 빠르게 쳐내고 다른 걸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한 거잖아요. 기회는 잡아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시도도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시도해 보고 후회하는 게 좋잖아요!


홍은지: 내면의 호기심을 존중하고 소중히 하라는 『파친코』 이민진 작가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무언가에 호기심이 생기면 무작정 물어보고 도전해야 생각지도 못한 경험과 기회들이 오는 것 같아요. 내년에 더 많은 성균관대 학우들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 참여할 기회가 갔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