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계학회 기업 연계 챌린지 입상,
김가영, 채경환 원우(바이오메카트로닉스 23)

  • 529호
  • 기사입력 2023.12.13
  • 취재 유영서 기자
  • 편집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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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시대다. 기업들은 산업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혁신의 가속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대학, 연구소 등과 협업하여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하는 전략을 말한다. 대한기계학회(KSME)와 SEMES 및 LG전자가 연계하여 주최하는 ‘KSME-SEMES 오픈 이노베이션 챌린지’와 ‘KSME-LG 홈 테크 챌린지’는 오픈 이노베이션 기회를 제공하는 공모전으로, 현대 산업의 선도적인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올해 개최된 대한기계학회 기업 연계 챌린지에서는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에 재학 중인 김가경, 채경환 원우가 입상했다. 김가영 원우는 ‘방류수 속 황산, 질산, 암모니아 모니터링 시스템’과 ‘세탁기 내 잔류 세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KSME-SEMES 이노베이션 챌린지’와 ‘KSME-LG 퓨처 홈테크 챌린지’에서 각각 ‘장려상’을 수상하였으며 채경환 원우는 ‘최적화된 plasmonic 나노입자를 이용한 차세대 NIR 살균 기술’이라는 주제로 ‘KSME-LG 퓨처 홈테크 챌린지’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현재 나노바이오환경센서 연구실(지도교수 박진성)에서 광학기반 바이오센서를 연구하고 있다. 올해 7월, 뜨거운 여름의 열정을 담아 도전하여 11월에 수상의 영광을 안은 김가영, 채경환 원우를 만나보자.


Q. 안녕하세요. 대한기계학회 기업 연계 챌린지 입상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듣고 싶어요.

김가영 | 떨어질 줄 알았는데 입상해서 얼떨떨하면서도 기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큰 것 같아요. 감사한 분들이 많지만 먼저 대한기계학회 기업 연계 챌린지에 참여해보자고 추천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박진성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직 석박통합과정 1년차임에도 불구하고 교수님께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 주셔서 입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엉망이었던 서류 제안서와 최악이었던 발표 제안서를 마지막까지 피드백 해 주셨던 박주형, 김우창 박사님과 발표 준비 과정에서 심사위원 역할이 되어 질문해 주셨던 김민우, 김치현, 박현준 선배님, 그리고 입상 후 자기 일처럼 기뻐해줬던 경환, 대일, 유진, 원준오빠에게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잘하든 못하든 응원해주는 우리 가족 김형래, 신우순, 신미경, 동훈이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채경환 | 우선 앞선 선례들로 이번 입상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신 교수님과 연구실 선배님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기대하지 않았는데 좋은 성과가 나와 좋습니다.



Q. 대한기계학회 기업 연계 챌린지 수상작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김가영(‘방류수 속 황산, 질산, 암모니아 모니터링 시스템’과 ‘세탁기 내 잔류 세제 모니터링 시스템’) 

간단하게 설명하면 ‘방류수 속 황산, 질산, 암모니아 모니터링 시스템’과 ‘세탁기 내 잔류 세제 모니터링 시스템’ 모두 표면 증강 라만 산란(Surface Enhanced Raman Scattering, SERS)이라는 기술을 통해 각각 황산, 질산, 암모니아, 그리고 세제의 주성분인 계면활성제를 검출하여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입니다.


SERS라는 기술을 설명하기에 앞서 라만 산란에 대해 짧게 설명 드릴게요. 어떤 분자에 단일 파장의 빛을 조사하게 되면 에너지를 잃거나 얻으면서 산란되는 빛이 있는데 이걸 라만 산란이라고 합니다. 라만 산란은 분자마다 고유해서 분자 지문이라고도 해요. 여기서 SERS란 나노 구조체를 사용해서 라만 산란의 신호 강도를 높인 기술입니다.


저는 3D+2D 하이브리드 나노 구조체를 사용해서, ‘방류수 속 황산, 질산, 암모니아 모니터링 시스템’에서는 방류수가 방류되기 전에 황산, 질산, 암모니아를 검출하여 기준치 이상으로 확인되면 해당 물질을 제거하는 처리를 다시 하도록 하였고, ‘세탁기 내 잔류 세제 모니터링 시스템’에서는 세탁기 내에서 세제의 주성분인 계면활성제를 검출하여 기준치 이상으로 확인되면 세탁기 청소를 권고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고안했습니다.


| 채경환(‘최적화된 plasmonic 나노입자를 이용한 차세대 NIR 살균기술’)

국소표면 플라즈몬 공명은 흡광 특성이 우수한 금속 나노입자에 광원을 인가하면 표면 자유전자가 집단적으로 공진하여 전기장이나 열 에너지를 생성하는 현상이에요. 특히 열에너지로 변환하는 현상을 플라즈몬 광열효과라고 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나노입자의 재료나 형태에 따라서 전자밀도가 변화해서 플라즈몬 공명이 발생하는 파장을 조절할 수 있어요. 그래서 본 수상작은 나노입자의 형태를 변화시켜 근적외선에서 플라즈몬 공명 현상을 유도했고, 발생된 열에너지로 세균을 사멸시키는 원리입니다.


이와 같 원리를 기반으로 유한요소 해석 시뮬레이션과 자외선-가시광선 흡광 스펙트럼으로 나노입자의 플라즈몬 성능을 분석하여 실제로 플라즈몬 공명이 근적외선 영역에서 일어남을 확인했고, pre-test까지 진행하여 살균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했습니다.


Q. 이 시스템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가영 | ‘방류수 속 황산, 질산, 암모니아 모니터링 시스템’의 경우, 황산, 질산, 암모니아는 반도체 세정공정에서 주로 사용되는 물질이에요. 이러한 세 물질이 정확히 처리되지 않고 방류수 속에 잔류된 상태로 방류되면 부영양화 가속화와 인체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고 마이크로시스틴과 같은 유해물질을 방출하여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세탁기 내 잔류 세제 모니터링 시스템’의 경우 옷의 오염물은 세제의 주성분인 계면활성제에 의한 마이셀로 제거되는데 계면활성제가 일정 농도에 이르면 마이셀은 더 이상 생기지 않아요. 즉, 세제를 많이 쓴다고 해서 세척력이 증가하는 건 아닌데 보통 여름철이나 많이 오염된 세탁물에 세제를 과다 사용해서 세탁기 내 잔류 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세탁기 내 잔류 세제가 발생하면 세탁기 내부 냄새의 원인이 되거나 옷에 잔류하여 알레르기 질환 및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잔류 세제로 인한 찝찝함 때문에 헹굼을 필요이상으로 많이 하거나 청소할 필요성이 없는데도 세탁기 청소를 하는 등 물낭비가 일어날 수도 있어요.


이러한 이유들로 ‘방류수 속 황산, 질산, 암모니아 모니터링 시스템’과 ‘세탁기 내 잔류 세제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채경환 | 코로나 바이러스 및 미세먼지 등으로 현대인들은 공기청정기나 살균 시스템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어요. 그 영향으로 관련 제품의 수요나 시장규모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주 사용되는 살균기술은 이오나이저, UV 살균 등이 존재하는데, 위 기술들은 음이온 및 심자외선 영역대 광원을 이용하여 유해한 단점이 있어요. UV 살균은 파장이 짧아서 광원이 투과하기가 어려운 문제와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부품이 부식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본 살균기술은 근적외선 영역대 파장으로 유해하지 않고, 우수한 살균효율과 장기간 사용가능한 기술로 위와 같은 선행기술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어요. 따라서 이 기술이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김가영 | 제가 학부연구생을 하고 대학원 진학을 한 거라 실험 장비들을 다루는 것은 낯설진 않았는데 연구 주제로 하이브리드 나노 구조체를 구상하는 것부터는 선배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실제로 실험을 하면서 어떤 최적화 실험과 비교실험들을 해야 하는지, 최적화된 나노 구조체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서 어떤 실험을 해야 하는지 설계하는 것 하나하나 다 저에게는 어려움이었던 것 같아요.


채경환 | 시뮬레이션 및 나노입자를 검증하는 실험까지는 예상한대로 흘러갔지만, 실제로 근적외선 영역 파장을 인가하고 온도가 국부적으로 상승하는 실험은 쉽지 않았어요. 우선 정확한 나노입자의 플라즈몬 광열현상이 일어나는 파장대의 광원을 인가하지 못한 문제가 컸어요. 결국 온도가 상승하는 것을 정성적으로만 확인하고 제출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보충하기 위한 논문이나 자료를 잘 준비하여 수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이번 챌린지에서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점이 있다면?

김가영 | 이번에 운이 좋게도 SEMES와 LG 챌린지에서 모두 서류 제안서를 통과하여 준비 기간이 겹치게 되었어요. 그럼에도 둘 중 하나를 포기하거나 소홀히 하지 않고 열심히 준비해서 입상하게 된 것을 칭찬해주고 싶어요.


채경환 | 발표 때는 항상 질문에 대한 내재된 불안감이 있어서 과하게 추가자료를 준비하는 편이에요. 이번 챌린지에서 이러한 추가자료들을 좋게 봐주셔서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아 준비성을 칭찬하고 싶어요.


Q.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은 굉장히 힘든 것 같아요. 이에 대한 팁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김가영 | 솔직히 좋은 아이디어는 본인이 알고 있는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떠올리기 쉽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이번 올해 초 미국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폐수가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고, 잔류 세제 문제로 세탁기 내 냄새뿐만 아니라 옷에 남아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서 이번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인 팁을 드리자면 저는 일상생활에서 짧게 시선을 둘 곳이 필요할 때(엘리베이터 기다릴 때나 커피 기다릴 때) 뉴스 기사 ‘제목만’ 읽습니다. 그 정도의 정보만 알아도 충분한 것 같아요. 디테일한 정보는 필요할 때 다시 찾아보면 되니까요.


채경환 | 저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서,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교수님과 선배님들께 배워가는 입장입니다. 교수님과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하면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고등학생 때 은사님께서는 “창의성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학습한 것을 잘 조합하고 응용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여러 분야를 경험하면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적용하면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Q. 대학원 생활 중 기억에 남는 배움은 무엇인가요?

김가영 | 저는 "왜?"라는 질문을 하는 것을 배운 게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이거는 정확히 따지고 보면 기억에 남은 게 아니라 서서히 스며들면서 배워지게 된 건데요. 저는 원래 "이건 A야"라고 하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 성격이거든요. 근데 매주 제가 실험한 결과를 가지고 교수님, 선배님들과 함께 보면서 이 실험은 왜 했는지, 이것 보다 적으면 왜 신호가 줄어들고, 많아져도 왜 신호가 줄어드는지, 스펙트럼에서 왜 이 부분에 peak이 뜨는지 등의 질문들을 받는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결과들에 대해 왜 이렇게 나왔는지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저는 대학원 생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배움은 "왜 이럴까?"라고 질문하는 사고력인 것 같습니다.


채경환 | 제가 대학원 생활하면서 배우게 된 점들이 많지만, 특히 지도교수님께 배운 점이 인상깊어서 말씀드립니다. 저희 교수님께서는 항상 하나의 팀이라는 점을 강조하십니다.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너희는 일로만 만난 사이가 아니다"라고 자주 말씀하시거든요 "서로가 서로를 대할 때 무언가를 바라는 표면적인 관계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과 응원을 건네고 내 주제인 것처럼 함께 연구하는 가족과 같은 관계가 되길 원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이를 듣고 선배님들이나 동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 이번 성과를 낸 것 같아, 앞으로 저도 도움을 많이 주고 싶습니다.


Q. 공학도로서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가영 | 이학에서 발견한 원리를 통해 인간과 환경에 도움되는 응용 기술들을 연구함으로써 사회에 필요한 공학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채경환 | 학부 시절, 공학윤리 교수님께서는 공학도는 홍익인간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저는 공학기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고, 인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연구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재미있고, 도전적인 연구를 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우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김가영 | 저도 원래 도전을 겁내는 편이었는데요. 이번에 챌린지를 준비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일단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할 확률은 0퍼센트잖아요. 도전하면 희박하게라도 확률이 생깁니다.


채경환 | 연구에 정진해서 부끄럽지 않은 성균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