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모의헌법재판 경연대회 대상 수상,
손영준(법학전문대학원 15기) 원우

  • 536호
  • 기사입력 2024.03.25
  • 취재 한별 기자
  • 편집 오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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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일 헌법재판소에서 전국 법학전문대학원생 및 일반대학원 법학전공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제10회 모의헌법재판 경연대회'가 개최되었다. 헌법재판연구원과 한국공법학회 및 한국헌법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헌법재판소가 후원하는 대회로, 올해로 10회를 맞이해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학교폭력에 대한 주제가 출제됐다. 이번 경연은 총 70개 팀과 치열한 예선을 거쳐, 8개 팀만이 진출했다. 우리 대학 ‘재동순두부’팀(손영준·김현정·서범창)은 본선에서 서울대, 이화여대, 서강대 법전원의 쟁쟁한 팀들과 겨루어 당당히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팀 시상과는 별도로 개인 1명에게 주어지는 우수변론상은 ‘재동순두부’팀의 손영준 원우가 수상했다. 뜨거운 열정과 노력의 결과로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은 재동순두부 팀의 손영준 원우를 만나보자.



▶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법학전문대학원 15기로 재학 중이자 우리 대학 글로벌리더학부를 졸업한 손영준입니다. 성균웹진 24기 취재기자로 활동했던 터라 인터뷰어에서 인터뷰이가 되다니 감회가 새롭네요.


▶ 제10회 모의헌법재판 경연대회 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듣고 싶어요.

너무 기뻤습니다. 저희 팀원들끼리 우스갯소리로 ‘노력만큼은 대상감이다’라고 했었는데, 실제로 대상을 받으니 노력을 보상받는 듯한 느낌이라 뿌듯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대회 일인 2월까지 꽤 오랜 기간 준비해서 기쁨이 더 컸습니다. 특히, 학교의 헌법에 관한 좋은 강의들 덕분에 탄탄한 기본기를 갖고 대회에 임할 수 있었고, 그것이 우승 비결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학교와 교수님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 이번 대회 주제는 ‘학교 폭력’이었는데, 이번 주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희는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이해관계기관(교육부) 측을 대리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대회 과정에서 따져야 하는 것은 ‘이 법률(학교폭력에 대한 예방 및 대책)이 적절했는가?’였지만, 저희는 조금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대신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바탕으로 ‘왜 학교폭력의 예방과 대처가 필요한가’에 대해 심사위원을 설득하는 것을 중점으로 준비했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그것이 정말로 필요했다는 식으로 주장하면 적절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대상 수상에 이 부분이 좋게 평가된 덕도 있는 것 같아요.(웃음)


▲ 재동순두부 팀 (사진왼쪽부터 손영준, 모의헌법재판 재판장을 맡은 김창종 전 헌법재판관, 김현정, 서범창)


▶ 대회 준비 과정에서 변론 자료와 예상 반론에 대한 준비가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은데, 특별하게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제시되었던 사실관계와 규정을 팀원 모두가 꼼꼼하게 숙지하는 것을 특별히 신경 썼어요. 현장에서는 예상하지 못 했던 주장이나 근거 자료가 나오게 되잖아요. 인터넷 접근이 금지된 대회장에서는 그 자료의 타당성을 검토할 수 없어서 사실관계와 규정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반론하고자 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생각지도 못 했던 주장이 나왔었는데, 신경 써서 준비해 둔 덕분에 사실관계를 정확히 따져 상대방의 주장에 허점이 있었다는 반론을 빠르게 제기할 수 있었어요. 그게 재판부에 좋은 인상을 남겼던 것 같아 유효한 전략이었던 것 같습니다.


▶ 대회 준비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대회가 정확하게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기 어려웠던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팀원들과 준비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은 소통과 공부로 해결할 수 있었는데, 대회 당일 현장 진행을 정확하게 모르는 것은 주최 측에 문의해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더라고요. 아무리 열심히 준비한다 하더라도 당일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하등의 의미가 없듯이, 저희의 실력을 오롯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많은 상황들에 대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연습하던 것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 우수변론상 개인상을 수상한 손영준 원우


▶ 대회 중에는 한 팀으로 활동을 해야 하는데, 회의 없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이런 어려운 점이 있으셨다면,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의견 전달과 통일이 가장 문제였습니다. 상대방이 발언하는 와중에 자신의 의견을 팀원에게 서로 설명한 뒤, 그중에서 팀 의견을 대변할 의견과 발표자를 고르는 일련의 과정이 어려웠거든요. 다행히 저희는 이러한 어려움을 사전에 예상했고, 미리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장에서 자주 쓰는 문장들(이 쟁점은 잘 모르겠다, 이 부분에서 내가 첨언하겠다 등)을 단축어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또 의견 갈등이 생겼을 경우, 누가 변론자로 의견을 주장할지 결정하는 방식도 미리 합의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전에 대부분의 상황을 예상하고 해결책을 만들어 둔 것이 의견 수렴의 키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반론이나, 문장이 있었나요.

저희가 한 주장은 하나인데, “학교폭력은 학교와 교육 당국이 쌓아 온 과거를 망치고, 학교에 자녀를 맡긴 학부모의 현재를 망치며, 피해 학생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를 망칩니다.”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다들 지나치게 세부적인 부분에 집중하여 다투던 와중에 거시적인 입장에서 제시했던 한 문장이었던 것 같아요. 이 재판에서 저희 측의 근본적인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문장이었다고 생각해요.


▶ 이번 대회로 느끼거나 배운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의견을 나누고 곱씹는 경험이 귀중한 것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다른 삶의 궤적을 그려온 사람들과 만나 생각을 교환하며 함께 호흡하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우리 재동순두부 팀원들과 교류하는 것은 물론, 대회 당일 다른 팀과도 한 공간에서 머물면서 저마다의 선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좋았습니다.


▶ 모의헌법재판 경연대회에 관심이 있을 학우들께 조언 부탁드립니다. 

고민하지 말고 참가하라고 조언드리고 싶어요. 대회 준비 과정에서 헌법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의견 정리와 변론 실력까지 키울 수 있는 좋은 대회인 것 같아요. 특히 많은 모의재판 대회가 본선에서 상대 팀과의 토론이 아니라 같은 팀 내에서 역할극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대회는 주장과 주장이 맞부딪히고 검증하는 것이어서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상금 액수도 작지 않아서, 고민하지 마시고 참가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선은 학업에 정진하면서, 줄곧 관심을 가져왔던 검찰이나 형사 전문 변호사로서의 진로를 더 알아보려고 합니다. 운이 좋다면 꿈이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으니까요.(웃음) 궁극적으로는 범죄피해자의 권리가 더욱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얼른 중간고사 공부부터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