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위한 재도전, 정승택 학우

꿈을 위한 재도전, 정승택 학우

  • 315호
  • 기사입력 2015.01.13
  • 취재 유준 기자
  • 편집 김혜린 기자
  • 조회수 16368

‘꿈’은 이 시대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이다. 자신의 꿈을 찾아 몸을 던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슴 벅찬 일이지만, 만만치 않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이들도 많다.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 줄 학우를 소개하고자 한다.

정승택(사회과학, 14) 학우는 2014학년도에 입학했지만, 나이로 따지면 ‘오수생’이다. 그는 원래 고려대학교 12학번 재학생이었다. 그런데 2014년도에 새내기로 우리학교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사회과학계열 14학번 정승택입니다. 다시 새내기라는 기분을 느낀 것도 잠시, 이제 헌내기가 되버렸네요.

Q 고려대학교 사범대를 자퇴하고 우리학교에 입학했다고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고려대학교 사범대에 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범대에 지원하게 된 것은 선생님 추천 때문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심리학 공부가 하고 싶었던 저는 사범대에서 회의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수능을 보기로 결심했고 성균관대학교에 오게 되었습니다.

Q 주위 반응은 어땠나요?
-자퇴에 대해서 먼저 얘기를 꺼내주신 건 아버지였습니다. 제가 시험을 앞두고 우울해하고 있을 때 아버지로부터 안부전화가 왔습니다. 대학생활은 어떠냐는 질문에 한숨밖에 안 나왔어요. 그러자 아버지는 ‘수능 다시 봐 볼래?’ 라고 제안하셨고 단숨에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수능을 다시 보기로 결정한 후 주변 지인들은 예상 외로 많이 놀라지 않았습니다. 아마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사는 제 성격을 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장래에 대한 우려와 나이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저는 그 결과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수능을 보기로 결정했었습니다.

Q 적응과정은 어땠나요?
-새터와 오리엔테이션 갔던 기억이 나네요. 처음에 저는 굉장히 소극적이었습니다. 그런 행사들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뒤 입학한 학생들을 위한 자리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일부러 나이도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 결국 밝히게 됐습니다. 처음엔 사람들이 잘 안 믿었습니다. 재수생 삼수생은 많아도 나이차이가 더 많은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던 거예요. 그래도 그 이후엔 제가 최대한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제 얘기를 들은 동기들은 저에 대해서 좋게 봐주더라고요. 어려운 결정인 것 같은데 대단하다면서요. 그래서 동기들 사이에 동화되는 것이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았고, 원래 새내기였던 척 하면서 나름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

Q 기존 학교도 전도유망한 곳이었고, 여러 가지로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요. 이러한 결심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나요?
-위에 잠깐 언급했지만, 제가 학교를 옮긴 것은 심리학 공부가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사람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많았고, 그런 점에 대해 저 스스로 공부를 하다 보니 심리학 공부를 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대학은 꼭 심리학과를 가야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사정도 있었고, 나태함 같은 스스로의 결점 때문에 현역 때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제가 원하는 공부와는 전혀 다른 공부를 하면서 미래에 원하지도 않는 일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니 끔찍했어요. 그래서 제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서 나서기로 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도망친 거네요. 그렇게 다시 돌고 돌아 이렇게 심리학과가 있는 성균관대학교 사회과학계열로 입학을 하게 됐습니다.

Q 심리학에 대한 열정이 정말 남다른 것 같아요. 어떤 배경이 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이거다!’ 싶은 계기는 따로 없었습니다. 그냥 성격 자체가 내성적이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을 관찰할 기회와 시간이 많았었거든요. 여기에 대한 배경을 따져서 얘기해드리고 싶기도 하지만 너무나 개인적인 얘기라서 여기서 말씀 드리긴 힘들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심리학과 교수님들, 심리학과 출신 선생님, 임상심리사 등 제가 궁금한 점을 풀어줄 수 있는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습니다. 교수님들의 연구 주제가 어떤 것이고 실제 심리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고 탐구하는지 알 수 있었고, 또한 심리학 분야 진학 관련해서 제가 어떤 공부를 해야 하며 어떻게 준비를 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조언을 부탁 드렸었고 제게 큰 도움이 되어 주셨습니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처음부터 이쪽으로 길은 정해졌었고, 나중의 경험들이 저의 의지를 확고하게 만들어줬던 것입니다.

Q 인상 깊거나 흥미로웠던 에피소드를 말씀해 줄 수 있으신가요?
- 저희 어머님께서 상담계통 일을 하십니다. 구체적으로는 청소년 상담 및 코칭을 하십니다. 그 일을 하시게 된 계기가 저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선 원래 본인이 원하는 일을 잘 찾아서 추진하는 편이세요. 제가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진지하게 진로에 대해 얘기하게 된 적이 있었는데, 제가 심리학에 관심이 많다고 말씀을 드리니, 그 때부터 심리학 공부를 시작하셨어요. 대학원에 등록을 하셨고 지금도 계속 공부를 하고 계세요. 처음에는 갑자기 왜 그러실까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도 논술강사, 요가강사 자격증 같은 것들을 따시고 그러셨거든요. 이번에도 지나가겠거니 싶었습니다. 지금은 어머니가 그쪽에 집중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쪽 공부가 잘 맞으시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제가 궁금해 하는 점에 대해서도 알려주시고 여러 정보들을 공유해주셔서 늘 감사해요.

Q 가장 관심 있는 심리학 분야는 무엇인가요?
-원래는 상담 쪽에 관심이 컸습니다. 친구들 고민 들어주는 것도 좋았고, 그 친구들이 저한테 진실성이 느껴진다는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줬던 것도 있었고요. 거리에 나가서 아무한테나 인터뷰 신청을 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쉽게 응해 주지는 않았지만, 몇몇 분들이 고맙게도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 인터뷰 당일 여자 친구와 헤어졌던 군인도 있었고,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냐고 여쭤봤을 때 부인이 살아있을 동안 아침을 함께 먹는 것이라고 답해주셨던 할아버지도 있었습니다. 그게 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마음에 그런 경험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또 다른 개인적인 경험도 있었고, 우리학교 심리학과 학회에서 활동하면서 임상심리에 대한 관심이 훨씬 커졌습니다. 임상심리란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두는 학문입니다. 상담 쪽 공부를 체계적으로 해보지는 않았지만, 우선 임상 공부를 살짝 해보니까 제가 궁금했던 점들도 조금씩 해결되고 체계적으로 공부 할 수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금도 임상심리 공부를 계속해서 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심리학과 학회 ‘치유’에서 활동 중이시라고 들었습니다. 학회 활동은 어떤가요?
-학회에 1학년이 저를 포함해서 2명밖에 없습니다. 1학년은 아직 전공진입을 하지도 않았고, 학회에서 하는 일이 1학년이 하기에는 버거운 것도 있기 때문에 보통 3, 4학년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워낙 심리학에 관심이 많고 지금까지 공부한 것들도 있어서 활동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회식도 하고 엠티도 가면서 친목을 다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와 비슷하고 저랑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점이 좋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나 비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물론 심리학과에 진입 할 계획입니다. 저는 앞으로 임상대학원까지 가서 수련과정을 거친 후에 임상심리사가 되는 게 꿈입니다. 그러려면 아직도 10년 정도 남았네요. 중간에 유학을 가게 될 수도 있을 거 같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네요.

Q 꿈을 향해서 이렇게 열심히 달려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지금도 자기의 꿈, 혹은 자기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알면서도 결정을 못해 방황하고 있는 학우 분들이 많은데요, 이런 학우들께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떻게 감히 제가 남의 인생에 책임도 지지 못할 말을 할 수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일단 자신이 진짜로 흥미를 느끼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자신의 직업에서 아무런 재미나 보람도 못 느끼면서 돈만 벌면 그게 기계지 사람일까 싶기도 하고요. 미래에 자신이 뒤돌아 봤을 때 후회가 없는 선택을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남들의 기준에 맞춰 살지 않고 자신 스스로 떳떳하게요.
아직 목표를 설정하지 못하고 타인의 목표가 자신의 목표인 양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신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하고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는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제 자신이 내성적이고 부정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지만 동시에 타인과 더불어 살기를 원하고 그런 부정적인 것들을 제거하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자기 자신이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 자신이 나아갈 방향도 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