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있는 도전, 인성진 학우

용기있는 도전, 인성진 학우

  • 319호
  • 기사입력 2015.03.13
  • 취재 유준 기자
  • 편집 김혜린 기자
  • 조회수 12502

펭귄, 남극이란 단어들은 이미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다. 정보의 시대 21세기에 다큐멘터리와 영화 등을 통해 우리는 남극을 자주 접한다. 그러나 남극을 실제로 가본다는 것은 아직 조금 낯설고 두려운 일이다. 영하 수 십도의 척박한 환경. 고도로 발달한 문명으로도 견디기 힘든 환경이다. 이를 극복하며 용기있게 남극으로 탐방을 떠난 학우가 있다. 물리학과 대학원생 인성진 학우를 소개한다.


저는 물리학과 대학원생으로서 현재 천체입자물리학 연구실에서 석박통합과정을 이수 중입니다. 저희 연구실이 IceCube에 소속되어있는 연구실로서 남극에 파견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기회를 얻게 된 이유는 전적으로 지도교수님이신 Carsten Rott 교수님의 IceCube내에서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마침 저희 연구실이 이제 막 새로 구성된 연구실인데, 제가 연구실에서 최고참이여서 교수님이 남극 파견의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남극에서의 목적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남극에 위치한 IceCube에 파견을 감으로서 실제 Detector가 어떻게 작동하고 유지를 어떻게 처리하는 지 배우는 것과 이와 같은 상황을 훈련받는 것. 두 번째로, 겨울 시즌을 대비하여 유지 및 보수를 위한 이유. 마지막으로 Analysis를 위한 Ice-Property 측정 실험(+Muon-Tagger Experiment)입니다.

IceCube는 현재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큰 Cherenkov Detector로 우주에서 날아오는 Neutrino를 관측하기 위한 Detector입니다. Detector의 특성상 그 크기가 클수록 Sensitivity가 높아지는데, 그 크기를 안정적으로 크게 할 수 있는 곳이 남극(극점)이기 때문에 극점에 건설되었습니다.(사실 극점이 이상적인 이유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IceCube에서 나오는 데이터는 이미 Science나 PRL같은 저명한 Journal에도 실릴 만큼 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천체입자물리실험입니다.
BK21 연구단에 대해서는 아마 저보다 전문가인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우리학교에 BK21 물리연구단은 현재 다른 BK21 물리연구단에 비해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있고, 예전 BK사업에 이어서 지속적으로 우리학교 물리학과가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물리학과 대학원생은 BK21 물리연구단의 연구원으로서 장학금과 이번 경우와 같이 다양한 연구 활동을 지원해줍니다.


학술적인 측면을 본다면, 물론 Muon-Tagger Experiment가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IceCube는 크게 ICL, IceTop, IceCube,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Muon-Tagger Experiment는 IceTop과 관련하여 analysis를 할 때, 향상된 Calibration에 사용하기 위한 실험입니다. 이 실험은 두 개의 scincilator를 일정 간격을 두고 IceTop Tank의 위치를 고려해서 설치한 후에, 관측되는 Muon을 Tracking해서 결과를 얻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실험을 여름시즌동안 무사히 마쳤기 때문에 앞으로 IceTop Analysis의 Precision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었던 점은 남극의 큰 기지가 아닌 극점에 위치한 기지여서 여러 가지 자원이 한정적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샤워는 개인당 일주일에 2회만 5분 안에 하는 것이 규칙이였고, 빨래 역시 일주일에 한 번이라는 제한이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대비를 하지 않고 간 저나 다른 파견자들은 양말을 빨지 않고 여러 번 신어서 발 냄새가 심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기억이 나는 것은 Race Around the World에 참가한 것입니다. 매년 크리스마스에 극점에서는 극점을 기준으로 약 5km정도 마라톤을 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기지에 머물고 있는 파견자 거의 대부분이 참가합니다. 저는 도착하고 2일 정도 후에 마라톤에 참가해서 아직 3000m라는 고도에 익숙하지 않았던 터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서 중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극점에 영하30도라는 추위 속에서 마라톤에 참가해서 완주한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