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세계로 알리고 싶은 <br>열정 가득한 임루시아 학우

한국을 세계로 알리고 싶은
열정 가득한 임루시아 학우

  • 334호
  • 기사입력 2015.10.30
  • 취재 이윤호 기자
  • 편집 김혜린 기자
  • 조회수 11991

한국을 알리고 싶은, 한식의 세계화를 꿈꾸는 사람이라고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열정 가득한 임루시아(경영 12) 학우를 만나보았다.



프랑스 니스 카니발은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에요. 아시아인이 빠진 세계적인 축제여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인지도가 매우 낮더라고요. 올해가 한불 수교 100주년이기도 하고 한국인이 참여하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프랑스 니스 관광청에 제안서를 보냈어요. 한국인들이 퍼레이드에 참가하면 어떤 식으로 진행할 것이고 어떤 공연을 할 것인지에 대해 임시 안을 짜서 보낸 거죠. 니스 관광청 측에서 저희 제안서를 보고 참신하다면서 참가 승인을 해줘서 참여하게 됐어요.

민간 외교단처럼 외국에 가서 청춘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청춘 문화 놀이단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했어요. 대학 생활하면서 유럽은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해외연수를 지원해주는 장학금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았고 여러 활동을 알아보던 중 이 활동까지 하게 된 거에요.

저는 공연기획팀장을 맡아서 퍼레이드 콘티 구성부터 안무 연습까지 준비 전반적인 과정을 준비했어요. 퍼레이드는 태평무를 타이틀로 하고 앞에 왕과 왕비를 세우고 태극기 기수단, 꽹과리, 부채춤, 중간은 한삼춤, 소고춤, 마지막은 한국의 고운 천인 비단을 이용해서 진행했어요.
다행히 반응이 성공적이어서 내년에 열리는 프랑스 니스 카니발에 또 참여할 수 있게 됐어요. 학교에도 청춘 문화 놀이단 유럽 카니발로드 2기 모집공고가 걸렸더라고요. 제가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다는 생각에 다행스럽고 보람도 느껴지는 것 같아요.

프랑스 니스 카니발이 음악을 중심으로 한 축제여서 여러 나라가 음악을 연주하면서 퍼레이드를 진행해요. 다른 나라의 다양하고 큰 타악기 소리에 우리나라 음악이 묻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저희는 시각적인 요소에 집중했어요. 크고 화려한 부채, 한삼 등 다양하게 준비를 하면서 그래도 퍼레이드에서 한국 하면 떠오르는 무엇인가는 하고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논문들을 찾아봤더니 한국 하면 강남스타일과 싸이가 떠오른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이더라고요. 강남스타일을 꼭 퍼레이드에서 하고 싶지만 스피커를 쓸 수 없고 음악을 튼다 해도 타악기 소리에 묻힐 우려가 컸어요. 그래도 애국가 락 버전을 강남스타일과 같이 준비해 갔어요. 막상 퍼레이드 현장에 가니까 상황이 맞지 않아서 강남스타일은 하지 못하고 애국가 락 버전만 공연할 수 있었어요. 다 같이 힘들게 연습했는데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워했는데 마지막에 퍼레이드 카들이 지나가더라고요. 퍼레이드카를 보고 현장진행 요원에게 허락을 받아서 저희가 퍼레이드 카에 타게 됐어요. 저희가 신나게 놀고 있는데 퍼레이드 카 운전 기사분이 저희가 한국인인 걸 알고 부탁도 안 했는데 강남스타일을 틀어주셨어요. 퍼레이드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이 강남스타일을 알고 같이 춤추면서 즐겨줬고 많지는 않지만 프랑스에 계신 교포들도 나와서 함께 KOREA를 외치면서 호응해주셨어요. 그 순간이 정말 감동적이었고 제 인생에 잊지 못할 한순간이 된 것 같아요.


고충 : 메인 축제에 저희 공연이 예정되어있던 날에 계속해서 비가 내렸어요. 비가 그치길 기다렸지만 날씨가 따라주지 않는 탓에 예정된 날 진행되지 못했고 저희는 정해진 다른 일정을 위해서 스위스로 이동해야 했어요. 그런데 프랑스 니스 카니발이 전 세계 여러 국가가 참여하고 1년 동안 준비해온 큰 행사여서 그랬는지 다음 날 다시 퍼레이드를 진행한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연락을 듣고 스위스에서 다시 프랑스로 버스를 통해 이동했고 퍼레이드를 결국 할 수 있게 됐어요. 결과적으로는 저희가 준비한 걸 보여드리고 왔지만 예정된 일정이 취소되고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과정들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절박했던 순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보람 : 본 퍼레이드 전에 유럽의 큰 공원에서 총연습을 했고 카니발 장소 근처의 해안가에서 크게 총연습을 진행했어요. 페스티벌 당일에는 한복부터 머리까지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공연했지만 총연습 때는 소품들만 가지고 연습을 진행했어요.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모여서 구경하고 사진 찍고 관심을 두셨어요. 부채나 소고 같은 작은 소품들로도 한국의 미를 보여줄 수 있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퍼레이드 당일에는 한복을 갖춰 입고 있는 저희 모습을 보고 정말 많은 분들이 저희를 좋아해 주셨어요. 한국적인 것이 널리 알려지고 한식의 세계화를 꿈꾸는 저에게는 제가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해보지 못한 유럽인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있다는 느낌에 뿌듯했어요.



1학년 때는 수기치인 리더십 서포터즈, 2학년 때는 학생 복지 위원회의 대외협력팀장으로 활동했어요. 그다음 해에는 휴학하고 킹고스타 활동을 했어요. 고등학교 학생들 대상으로 지식 멘토링을 하고 리더십 캠프를 가는 식의 프로그램이었어요. 지금은 글로벌 버디와 도서관 자치 위원회를 하고 있어요. 교환학생이 아니라 한국에 입학한 친구들에게 한국 친구로서 한국 문화를 접해볼 수 있고 학교생활을 도와주기 위해서 글로벌 버디를 신청해 지금도 정말 즐겁게 활동하고 있어요. 그 친구들이 본인 나라에 돌아가서도 한국 문화, 한국 사람들 참 좋았다고 얘기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도서관 자치 위원회는 교내 도서관들을 돌면서 스탠드, 의자 같은 시설들을 점검하고 도서관 사물함을 배정해주는 등 도서관 관련된 여러 일을 해요.

저는 1학년 때는 대외활동 동아리장을 맡아서 학교 밖으로 많은 활동을 하러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는 수업만 듣고 외부에서 활동하게 됐고 학교에 마음을 못 붙이게 되더라고요. 2학년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학교 활동을 시작했는데 그러면서 학교에도 마음을 붙이게 됐고 학교 사람들과의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어요. 학교생활에서 정말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들은 제가 아는 사람이 저에게 줄 수 있는 도움들에서 얻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몸이 가까워야 마음이 가까워진다는 말이 있듯이 대외활동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따로 약속을 잡아서 만나야 하지만 학교 사람들은 가깝게 편하게 언제나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모든 교내활동 소식은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공지사항을 확인하지 않는 학우들이 대단히 많더라고요. 가장 좋은 건 직접 공지사항을 통해서 교내 활동의 정보를 얻는 것이지만 일단은 어떤 것이든 학교 활동을 하나라도 시작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소모임이든 동아리든 어떤 단체에 속해있으면 그 내에서 사람들을 통해 얻게 되는 정보들이 존재하거든요. 뭐라도 하나를 시작하면 지인을 통해서, 정보를 통해서 본인이 더 적극적으로 알아볼 기회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버디와 도서관 자치 위원회를 통해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우리 학교 활동 중 제가 할 수 있는 것,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나서서 참여하려고 해요. 제가 해야지 하면서 자꾸 못하게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봉사활동이에요. 하고 싶은데 해야 하는 일들의 우선순위에 밀려 하지 못했던 봉사활동들을 이제는 미루지 말고 실천하려고 해요. 봉사활동을 하면 제 객관적인 시간은 줄어들 수도 있지만 마음의 여유를 얻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하거든요.
제가 하고 싶고 지금까지 해왔던 게 한국을 알리고 한식을 세계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외국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한국을 많이 알리고 싶어요. 어떤 나라를 간접적으로, 가장 쉽게 접해볼 방법은 그 나라의 음식을 먹어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음식을 먹어보기에 앞서 그 나라에 관심이 있어야 하는 건데 외국인들이 과연 한국을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국을 알릴 수 있는 행사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한국의 세계화, 한식의 세계화를 실현하고 싶어요.

제 인생을 돌이켜 봤을 때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어요. 이겨내기 힘든 어려운 순간들도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하늘에서 저를 더 큰 그릇으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저한테 이런 큰 시련을 주는 거라는 생각으로 견디고 이겨냈어요. 세상에는 저보다 힘든 사람들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어려운 상황에 있는 분들이 많겠지만 본인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더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나는 무엇을 해'가 아니라 '나는 이걸 왜 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무한경쟁의 절정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탈스펙이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건 많은 사람이 자신의 색깔은 갖지 못하고 모두가 하는 획일화된 스펙 쌓기에 열중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나는 뭘 좋아하고 어떤 걸 잘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관심도 없고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한다는 이유로 하지 않았으면 해요. 어떤 일을 할 때 자신이 이걸 왜 하고 있는지 진짜 하고 싶은 것인지를 고민해보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물론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들도 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면 분명히 후회하는 날이 올 거로 생각해요. 남이 원하는 내가 아닌 내가 원하는 나를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