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달콤함을 노래하다. <br>포도쨈x살구쨈 정은선 학우

청춘의 달콤함을 노래하다.
포도쨈x살구쨈 정은선 학우

  • 353호
  • 기사입력 2016.08.10
  • 취재 정지원 기자
  • 편집 곽헌우 기자
  • 조회수 10221

힙합과 댄스 음악. 비슷한 주류의 음악이 점령하고 있는 음원차트에 신곡을 발표하자마자 주요 음원차트 1위를 휩쓴 인디 밴드 '스탠딩 에그'. 그들만의 편안한 음악과 색깔로 마니아 층을 넘어 대중까지 사로잡아 버린 '스탠딩 에그'를 비롯하여 음원차트에 깜짝 등장한 인디 뮤지션들의 음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월 '널 사랑하지 않아' 로 컴백한 '어반자카파'와 올 봄 '봄이 좋냐?'를 히트시키며 화려하게 대중의 곁으로 돌아온 '십센치'. 인디 뮤지션들의 활약이 음악 팬들의 관심을 집중 시키고 있는 지금, 인디 밴드로 '포도쨈X살구쨈'으로 활동 중인 정은선(유학동양학 12) 학우를 만났다.

"4년 전에 교회에서 알게 된 친구와 함께 2인조 밴드 '포도쨈X살구쨈'로 활동하고 있어요. 정식 음원이나 앨범을 발매한 적이 없어서 학우들이 생소할 수 있지만 '지긋지긋 짝사랑', '네가 알길 바래' 라는 곡을 발표하고 공연하면서 대중들에게 조금씩 저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에요. 여러 인디 뮤지션들이 신청해서 같이 공연하는 '오픈마이크' 무대도 하고 같이 활동하는 동생 콘서트 무대에 오르면서 한 달에 세 번 정도 꾸준히 공연을 가지죠. 무대 영상도 sns에 올려서 공유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저희 노래를 알리고 들려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청춘의 풋풋함을 노래하는 포도쨈X살구쨈. 스무 살의 아름다움과 청춘의 달콤함을 노래에 담아 아기자기하고 예쁜 음악을 대중들에게 노래하는 인디 밴드이다. 정식 음원 녹음을 준비하는 '포도쨈X살구쨈' 그들의 앞으로를 기대해보자.

"저희가 공식적으로 활동한지는 1년 정도 되었어요. 이제 곧 녹음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저희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음악을 하고 있어요. 학우들도 아는 뮤지션 중에서는 '옥상달빛'과 비슷한 음악을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옥상달빛' 분들을 롤모델로 삼고 그런 밴드가 되고 싶다.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죠. 앞서 말씀 드렸던 저희 노래들은 풋풋한 짝사랑에 대한 노래예요. '지긋지긋한 짝사랑'은 그 친구 경험이고 '네가 알길 바래'는 제 경험이죠. 원래 같이 활동하는 친구가 솔로로 음악 활동을 먼저 하고 있었어요. '포도쨈X살구쨈'이라는 활동명 또한 그 친구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친구가 가수 박혜경씨를 좋아하는데 박혜경씨가 포도씨라는 브런치 카페를 열었었어요. 덕분에 친구가 군대 복무 당시 포도씨로 활동했었죠. 저도 그에 맞춰 어릴 적 오빠친구한테 살구씨를 던진 경험이 있어서 처음엔 '포도씨X살구씨'로 지으려 했는데 씨보다는 잼이 같이 완성된 느낌이라 지금의 '포도쨈X살구쨈'으로 짓게 되었어요. 작사, 작곡도 저희가 작업하고 있어요. 마땅한 작업실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합주실을 빌려서 작업하거나 개인적으로 작업하고 있죠. 저는 자연스럽게 영감을 받고 곡을 쓰는 편이에요. 멜로디는 정말 버스 타거나 산책할 때 떠오르는 대로, 가사 또한 틈틈이 제 감정을 적으면서 술술 써 내려가는 편이죠. 음악을 작업하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빨리 만드는 성향이 있어요. 그 친구나 저나 개인으로 활동했었고 각자 음악스타일이 조금달라서 '포도쨈X살구쨈' 활동도 하면서 개인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에요."

흔히 3대 기획사라고 불리는 SM, YG, JYP부터 슈퍼스타K, 배틀신화, 영재육성프로젝트까지, 대중적인 가수가 되고 싶었던 그는 가수의 기회가 열리는 오디션 현장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박정현 같은 대중적인 가수가 되고 싶었던 그녀의 롤모델은 '마이클 잭슨'이라고 한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뮤지션의 경지에 오른 그의 모습을 보며 모든 면에서 완벽한 그의 모습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음악뿐만이 아니라 미술, 무용, 재즈, 팝핀, 힙합, 크럼프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접하며 본인의 끼와 재능을 키우기 위해 힘쓴 그녀에게 음악이란 무엇일까.

"처음 가수가 되고 싶었다고 생각한 건 11살 때였어요. 이전에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11살 때 제가 노래하는 것을 보고 선생님께서 ‘가수가 되어보는 건 어떻겠니?’하고 추천 해주셨죠. 그러다 15살 때 기타를 배우게 되고 비틀즈를 알게 되면서부터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렇게 음악을 꿈꾸며 고등학교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로 진학했어요. 처음에는 빅뱅의 지드래곤이 다녔던 학교라서 관심을 가졌었는데 음악에 대해 꿈을 가진 저로써는 일반고등학교를 가서 다른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는 것이 그 동안의 제 노력과 시간이, 재능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어요. 국립전통예고에서는 뮤지컬과를 전공했어요. 보통 유명한 고등학교에는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학과가 잘 없는데 뮤지컬은 음악도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막상 가보니 연기하던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막막했어요. 90% 정도가 다 연기 쪽을 지원하던 친구들이었어요. 한 학기 정도 다니고 미국으로 유학갔어요.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조그마한 시골 쪽이었지만 음악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가게 되었죠.

유학 당시에 학교 재즈밴드 활동을 했었는데 흑인 음악 선생님으로부터 음악을 배웠어요. 트럼펫을 비롯해서 말이죠. 그 친구들이 재즈를 다루는 열정에 놀랐어요.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친구들이었죠. 어렸을 적까지만 해도 저는 대중적인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걸그룹이 되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걸그룹을 마다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기획사부터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가수가 될 기회만 준다면 그 오디션에 기꺼이 참가해서 최선을 다했죠. 오디션을 보거나 공연할 때 긴장 하는 편은 아니에요. 10살 때부터 무대를 많이 서봐서 그런지 큰 긴장은 되지 않더라고요. 원래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어요. 음악에 완전히 전념하고 음악을 하고 싶다라는 의지가 강했죠. 기획사 오디션도 여기저기 보면서 오기가 생겼던 것 같아요. 굶더라도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막상 음악에 매진하고 음악에 전념하다 보니 현실적인 것을 무시할 수가 없었어요. 한예종 준비하는 과외비도 만만치 않았고, 현역 때 진학에 실패하면서 음악에 대한 슬럼프가 왔어요. 내가 과연 음악을 계속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도 없이 했었죠. 그렇게 음악만으로는 힘들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여러 현실적인 부분에 부딪히면서 공부로 전향하게 되었죠."

그런 그에게 다시 음악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어준 것은 성균관동아리의 힙합 동아리 'Run2'와 재즈 동아리 'Groove' 였다. 'Run2'의 멤버로 무대에 오르고 보컬 활동을 하면서 음악에 다시 한 번 확신을 가지고 음악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었다. 그는 "Run2와 Groove가 음악에 확신이 없던 나에게 큰 용기가 되었다."고 회상했다.

"지금은 성균관대에 오게 된 게 저에게 더 좋은 경험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전문가 못지 않게 열정과 실력을 가진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을 보는 게 전문적으로 음악만 하는 친구들을 보는 것 보다 저에게 더 큰 영감과 용기를 주었어요. 여러 토끼를 잡은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말이죠. 런투에 들어간 이유는 음악을 직접 만든다는 자체가 신기하고 좋아서였어요. 미디 프로그램을 다루는 법을 알고 싶었죠. 힙합 뒤에 비트, 밴드 외에 음악들은 컴퓨터로 작업하는데 미디로 음악프로그램을 배운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도였고 보람이었어요. 다양한 음악을 접해보고 만들 수 있는 것도 앞으로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관문이라 생각했죠. 교내 동아리 활동이 저에게 참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런투에서는 작사작곡 할 때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그루브에서는 같이 잼을 하면서 음악적인 교류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게 되었죠. 음악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그 친구들의 열정도 체감했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음악에 대한 그의 깊은 애착을 느낄 수 있었다. 음악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지금의 순간에 감사한다는 그는 대중들에게 친근하고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뮤지션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일단 현재의 저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음악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 인 것 같아요. 음악을 할 수 있는 현실에 감사하고 있어요. 현재 음악 활동이 잘되느냐 마느냐를 떠나서 개인 음악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중요하고 음악 활동을 하면서 만나 온, 앞으로 만날 인연들이 제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이란 기대도 가지고 있어요. 물론 잘되고 성공하면 좋겠지만 현재에 감사하고 충실하고 싶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몰라도 음악이라는 끈을 계속 잡고 살고 싶네요. 대중들에게 친숙한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항상 생각해왔어요. 기회가 된다면 제 음악을 들어주시고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그림도 그려주고 싶네요. 이전에는 목소리나 발성이 노래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이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움직이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죠.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최근에 느낀 건데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단순하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기회도 많이 오는 것 같더라고요. 현재 주어진 자기 일 열심히 하고 긍정적으로 산다면 어떻게든 인생은 풀리는 것 같아요. 앞으로 나올 '포도쨈X살구쨈' 음악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들어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