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의 봄을 향하여
제54대 총학생회장 장필규 학우

  • 484호
  • 기사입력 2022.02.04
  • 취재 박창준 기자
  • 편집 김채완 기자
  • 조회수 7706

지난 2021년 11월 제54대 총학생회 선거가 전자투표로 시행되었다. 단독 후보로 진행된 지난 선거에서 현 총학생회 Spring은 86.00%의 높은 찬성률을 기록하며 당선되었다. 대규모 MT, 활발한 모임, 축제 등 코로나19 사태 이후 멈춰버린 학생 문화 회복에 많은 학우들의 관심이 쏠린 지금, 학교와 학생을 잇는 총학생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번 <성대생은 지금>에서는 제54대 총학생회장 장필규 학우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예술대학 영상학과에 재학 중인 17학번 장필규라고 합니다. 군대를 다녀온 후 작년 2월에 복학하여 예술대학 학생회장을 맡았고, 지난 11월에는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어 제54대 총학생회 Spring을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조금은 특별한(?)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아직도 신기합니다.


▷ 학우들께 총학생회 Spring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54대 총학생회 Spring은 “성균관의 봄을 향한 점프!”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곧 돌아올 성균관의 봄을 준비하고, 봄처럼 따뜻한 2022년을 만들겠다는 포부하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4명의 총학생 회장단은 신기하게도 모두 98년생 동갑이라서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며 자주 소통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는 성균관대학교의 매우 큰 단점이 이원화된 캠퍼스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극복하고 하나처럼 움직이고자 양 캠퍼스 총학생회 집행국을 동일하게 구성했습니다. 현재는 각 캠퍼스마다 40명이 조금 안되는 집행부원들이 활동하고 있어요. Spring은 최근 4년간 총학생회 선거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어 당선되었답니다.


▷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총학생회장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총학생회장에 도전해보자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여름방학 내내, 거의 3달을 고민했어요. 당선되어 활동하게 된다면 아주 큰 영광이고 값진 경험이겠지만 그만큼 포기해야 할 것들도 많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결정적으로 출마를 확정한 이유는 바로 좋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정말 잘해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와 유선이(자연과학캠퍼스 총학생회장)가 가장 처음 꿈꿔왔던 캠퍼스의 모습, 총학생회의 역할과 나아가야할 방향을 이 사람들과는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17학번인 제가 올해 총학생회를 이끈다면 그때의 경험이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도 품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은 바로 코로나19 이전의 경험을 말하는 것이죠. 이런 마음속 작은 고민과 다짐이 결국 저를 총학생회로 이끌었던 것 같아요.



▷ 총학생회 공약을 구상하며 중점을 두었던 가치나 전체적인 방향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선거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단순히 ‘어떤 공약을 준비할 것인가’가 아닌 ‘무엇을 해야 하고 왜 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되새겼기 때문에 총학생회의 가치와 방향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당시 내건 정책들을 키워드 2개로 함축한다면 ‘회복’과 ‘신뢰’일 것 같아요.  ‘회복’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대학생활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봐요. 학업과 문화입니다. 대학생은 고등학생처럼 단순히 공부만 하는 존재는 아니거든요. 동아리 활동, 축제, 농활 등 상당히 많은 학생 문화가 우리의 삶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2년간은 그러지 못했죠. 따라서 학생 문화 부분이 반드시 채워져야 온전한 대학생활을 누렸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것만이 아닙니다. 분명 학생들은 지난 2년간 학업적인 측면에서도 큰 손해를 봤죠. 대면수업 확대를 비롯해 총학생회가 학우들의 불만을 원만히 해결한다면, 다시 예전과 같은 학교 생활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신뢰’의 측면에서는 학생사회 전체를 뒷받침하는, 믿을 수 있는 총학생회를 만들고자 했어요. 저는 학생사회라는 단어가 참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20대 대학생으로만 구성된 사회를 학생사회라는 단어로 인정하여 부르고 있어요.  이때, 학생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는 학생회입니다. 비단 총학생회만이 아니라, 기층단위 학생회라고 불리는 학과 학생회와 단과대/학부 학생회가 있습니다. 우리 대학의 학생사회를 구성하는 기층단위 학생회들과 총학생회는 꼭 함께 가야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모두가 함께하면 사회와 학교에 내는 목소리의 힘은 더욱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학우들과 다른 학생회들이 총학생회를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믿을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총학생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2가지 핵심 키워드가 제54대 총학생회 Spring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중점을 둔 가치를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현재 Spring에서 구상 혹은 진행 중인 사업에서 특히 기대하거나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설명해주세요.

소중한 사업 하나하나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대면 수업 전환으로 다시 학교로 돌아올 학우들과 새로 입학하는 새내기들을 맞이하는 행사 준비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것을 공개하기에도 이르고 축제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학우분들께서 개강 첫 주에 학교에 오시면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소소한 이벤트들과 함께 부스가 열릴 예정이니 꼭 첫 주에 학교로 발걸음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마무리된 건은 신입생 환영 키트가 있습니다. 총학생회가 진짜 열심히 준비했거든요. 작년보다 더욱 업그레이드 되었으니, 22학번 새내기분들이 신입생 환영 키트를 받고 기뻐하신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아요. 알찬 공약들 외에도 공약집에 담지 못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사업들이 있습니다. 공약 이행률 100%를 넘어 훨씬 더 많이 발로 뛸테니 기대해주시고, 또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  총학생회 일을 하면서 느낀 가장 큰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학교와 학우 간 입장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저희는 모든 학내 단체 중 학교와 가장 가까이 닿아있는 단체일 거예요. 그러다보니 학우들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에서도 일부는 학교의 입장이 참 이해가 될 때도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그런 차이에서는 정답이 없고,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그럴 때 총학생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어떤 선택이 옳은 선택일까 고민할 때가 가장 어렵습니다. 최대한 학우들이 공감할 수 있으며 학교도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는 그 지점을 딱 찾아내야만 하죠. 이 일은 아마 임기 내내 저에게 주어진 어려운 숙제일 것 같아요.


▷ 총학생회장으로 일하는 데 도움이 되었거나 영향을 주었던 대학생활 경험이 있을까요?

영향을 주었던 대학생활은 영상학과 학생회 활동을 했던 1~2학년 때입니다. 저는 학과 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 모두를 경험해보았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기층단위가 믿을 수 있는 총학생회’라는 기조도 학과 학생회 활동을 했던 경험에서 시작됐습니다. 학과 학생회 정말 어렵습니다. 돈도 부족하고 학교의 지원도 받기 어렵죠. 하려는 사람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학과 학생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생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제가 영상학과 부학생회장을 맡았을 때 추진했던 ‘제1회 영상학과 홈커밍데이’가 있습니다. 영상학과 설립 20주년을 맞아 재학생들과 교수님, 졸업하신 동문 선배님들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한데 모인 자리였습니다. 행사는 성공적으로 끝이 났고 다들 즐거워 보였습니다.


이런 행사는 학과 학생회가 아니라면 할 수 없거든요. 단과대 학생회나 총학생회가 학과 선배님들과 이어주는 자리를 만들지는 못합니다. 저는 학과 학생회의 경험을 살려 학과 학생회를 돕고 싶습니다. 앞으로 그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겠죠.



▷ 리더로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단연코 ‘소통’을 뽑을 것 같아요. 진부할 수 있겠지만 저는 지금까지도 매일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새로이 깨닫습니다. 제 경우에는 학교와의 소통, 자연과학캠퍼스 측과의 소통, 국장, 차장, 국원들과의 소통이 모두 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들을 가장 잘 조율해야 하는 사람은 총학생회장단, 즉 리더들이죠. 어떤 자리 혹은 어떤 단체의 리더라도 적용될 수 있는 예시라고 생각해요.  리더는 잘 소통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깊은 경청과 명확하게 말하기, 즉 들을 때와 말할 때 모두입니다. 그래야만 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죠.

역지사지의 자세도 중요한 것 같아요. 서로의 입장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아주 어렵습니다.  어렵기 때문에 더욱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듣고 행해야 하는 것 같아요.


▷ 조금 더 ‘나’답게 살아가도록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현재에 최선을 다하기’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특별한 목표나 계획을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돌진하진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항상 주어진 자리에서 주어진 일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우리 학교 영상학과에 입학한 것도 마찬가지예요. 영상학과에 입학하기 위한 특별한 활동이나 스펙을 쌓지 않았고, 단지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영상 만드는 일이 너무 재밌어서 몰두하다 보니 대학까지 관련 학과로 오게 된 것뿐입니다. 총학생회장이 된 것도 마찬가지예요. 그저 대학 입학 후 가장 즐겼던 일 중 하나인 학생회 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故 스티브 잡스를  존경하는데, 그가 2005년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한 말이 크게 와닿습니다.


"내가 지금 한 일이 인생에 어떤 점을 찍는 것이라고 한다면 미래에 그것들을 어떻게 이어질지는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후 돌이켜 보니 그 점들은 이미 모두 연결되어 있었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린 ‘나’답게 살아가기의 일환으로 총학생회장 임기가 끝난 이후의 삶에 대해선 그 어떠한 것도 정해놓지 않았어요. 올해를 열심히 보내고 나면 어떤 기회나 목표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이를 위해 올 한 해를 알차고 열심히 보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총학생회장으로서의 목표는 참 단순하면서도 어려운데요, Spring의 임기가 끝나고 나서 학우들이 ‘2022년에 Spring이 참 잘했었지’ 하고 기억하신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성균관대학교는 다닐수록 좋은 학교입니다. 학교도 좋고, 함께 학교를 다니고 있는 사람들도 너무 좋습니다. 우리 학교에 소속되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다니셨으면 좋겠어요. 총학생회장으로서 총학생회에 더욱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어요. 단순히 응원해달라는 부탁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잘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쓴소리가 필요해요. 그래야 총학생회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답니다. 그리고 저희에게 많은 관심과 목소리를 내주셔야 저희가 학교에 이야기할 때 더욱 힘이 실립니다. 설문조사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실 때 큰 도움이 돼요.


학생회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떨어졌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지만,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성균관대학교의 비대위 대비 학생회가 구성되는 비율은 타 학교 대비 꽤 높은 편입니다. 아직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계신 만큼 저희가 먼저 다가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총학생회는 학우들을 대변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항상 학우들 편에 서있고, 학우들의 입장에서 생각합니다. 저희는 매일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으니 믿고 의지해달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항상 고맙습니다.

▲ 좌측부터 인사캠 부회장 권희성, 인사캠 회장 장필규,  자과캠 회장 최유선, 자과캠 부회장 이주석